26년 02월 19일 | 빈그물, 아침

Sabbatical Journey 26년 02월 19일

by 꿈꾸는 미래

어쩌면 모든 것이 꿈일지도 모른다. 일어난 일들은 더 많이 일어나는 일들 속에 파묻혀 잊히고, 또 다른 일이 다가와 나는 다시 휩쓸린다. 이미 지나간 현실조차 꿈이라고 해도, 크게 다를 것이 없을 듯하다. 거대 언어 모델이 파고든 시대에는 글과 사진, 영상마저도 쉽게 조작될 수 있다. 기억 속에 저장된 정보보다, 필요한 순간 호출되는 정보가 더 많아서, 그 정보가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인지,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인지, 혹은 컴퓨터 어딘가에서 만들어진 조각인지 구분할 수 없다.


정신은 혼미해지고 피로가 밀려온다.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그저 어딘가에 조용히 눕고 싶다. 컴퓨터 화면 속 편지 한 통. “…2차 발표평가 대상에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또한 사이버 공간에 떠 있는 문장 하나일 뿐일까. 그러나 실재를 마주하려면 나는 이 뿌연 안개를 통과해야 한다. 감성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다. 곧 아침 해가 떠오를 것이다. 밤새 수고했으나 빈 그물이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아침해가 빈그물을 비출 때, 그것이 내 몫임을 인정하자.


그래도 괜찮다. 담을 수 있는 아직 내 손에 쥐어진 그물이 있으니.


차분히,

바람이 이끄는 대로,

겸손히,

조바심 내지 않고,
다시 항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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