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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in Jun 17. 2018

맥주의 나라 독일- 맥주 어디까지 마셔봤니

독일 맥주의 생산량, 종류


독일 직장생활 외에 사실 이 테마 때문에 블로그나 브런치를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독일 살이 5년 정도 된 이제야 맥주에 관한 글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술자리를 즐겨하던 편이었지만 안주와 함께 먹으면 배가 불렀기 때문에 맥주는 잘 찾지 않았었다. 세계맥주전문점이나 노가리 혹은 치킨과 함께 간단하게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시던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명실상부 맥주의 나라 독일로 유학을 오고 회사생활을 하고 나서부터 맥주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종류의 독일 맥주와 인근 국가의 맥주를 찾아 마시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가격도 굉장히 저렴하고 ( 한 병에 1유로 정도. 한화 1300원 정도) 한국에서 만드는 외국 맥주와는 맛이 또 달랐다. 한식당에서 소주를 주문하면 한 병에 최소 10유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맥주를 더 많이 찾게 되는 것 같다.  레스토랑이나 펍에서 마시는 생맥주는 또 병맥주와는 맛이 달랐고 맥주 마시는 즐거움에 사실 독일로 이주하고 나서 체중도 5키로 정도... 늘었다.



유럽 내 최고 맥주 생산 & 수출국 독일


유럽국가의 2016년 한해 맥주 생산량  (출처: Beer statistics 2016, The Brewery of Europe)


2016년 한 해동안 독일은 2위를 차지한 영국보다 두 배 이상 더 많은 생산량을 보였다. 독일은 맥주 생산뿐 아니라 수출량도 유럽 내 1위를 차지했다. 2위로는 네덜란드 (하이네켄의 영향이지 않을까)와 3위인 벨기에도 꽤 높은 수치로 독일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 수치는 독일의 타이틀과 같은 '맥주의 나라'에 걸맞는다고 할 수 있다.  1인당 인구당 맥주 소비량은 체코가 1위이며, 독일이 2위인데 (2016년 기준) 인구 1인당 연평균 104리터를 소비했다고 한다. 이는 1년에 0.3리터 정도로 하루에 적어도 작은 사이즈의 맥주를 한 잔 마신다는 이야기인데, 나도 이 정도는 소비하는 것 같다.



각기 다른 도시별 맥주가 매력적인 독일

향후 타 유럽 국가 (특히 벨기에)의 맥주와도 비교해서 쓸 예정인데, 내가 맛 본 독일의 맥주는 기본에 충실한 느낌이었다. 도시별로 맥주의 맛과 향이 다르지만 예를 들어 벨기에나 네덜란드의 맥주는 향을 첨가한다거나 다양한 풍미를 위한 맛을 추가한 경우가 많았지만 독일 맥주는 맥주 본연의 맛 (=사나이 맥주 다운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다소 심심하거나 독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나, 나에게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독일 맥주가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독일에는 약 1.300개의 양조장이 있으며 순수 독일 맥주 브랜드만 5천 개 이상 된다 [!] 주/도시별로 맥주 브랜드나 특징이 다른데, 절반 이상의 독일의 양조장은 뮌헨을 주축으로 하는 Bavaria (독일의 남부지방)에 밀집해있다. 아래와 같이 독일 각 도시별로 유명한 브랜드들이 있는데 판매량 기준으로 Oettinger가 가장 인기가 있었고, 그다음으로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Krombacher와 Beck's가 있고, Bittberg, Warsteiner 등이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Paulaner와 Erdinger를 제외한 나머지 맥주 브랜드들은 가벼운 맛을 내는 필스 타입을 주요 특징으로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 브랜드들 중 밀맥주 타입을 제조하는 브랜드들도 있지만, 이 브랜드들의 시그니쳐라고 할 수 있는 대표 맥주는 필스다.


<https://www.reddit.com/r/MapPorn/comments/4n4pec/most_popular_beer_brand_by_german_state_1326_x/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맥주브랜드 (출처: 위키피디아)



맥주의 가장 기본적인 세 가지 종류: 밀맥주(wheat), 페일(pale), 흑맥주(dark)

맥알못..이었는데 서당개도 삼 년이면 풍월을 읊듯이 독일 맥주 5년 차로서 맥주의 종류는 대충 알고 있으며, 내가 가장 선호하는 타입은 페일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밀맥주(Wheatbeer, Weizen)

밀맥주는 한국에서도 가끔 편의점 에스 4캔에 만 원 행사를 하는 파울라너의 헤페바이젠을 떠올리면 가장 이해하기가 쉽다. 독일어로는 Weizenbier 이며, 독일 남부지방에서 시작된 일명 배부른 맛의 맥주이다. 보리의 엿기름을 밀의 엿기름으로 바꾸어서 제조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성분 중 절반 이상이 밀이다. 맥주 한 병이 대략 170 칼로리 정도이며 진한 맛이 특징이지만 한 잔만 마셔도 배가 부르기 때문에, 음식과 함께할 경우 잘 주문하지 않게 된다.


Pale beer

상면발효식 맥주.. 라고 하는데 제조방식이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는 잘 모르지만, 우리가 흔히 마시는 밝은 색에 톡 쏘는 맛을 내는 생맥주가 이 종류에 속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Krombacher, Beck's 등이 여기에 속하고 내가 가장 즐겨마시는 종류의 맥주이다. 이 카테고리에도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있는데 Pilsner나 독일 쾰른지역에서 많이 마시는 Koelsch 등이 있다. 식당에 가거나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러가면 메뉴판을 보지 않고도 생맥한잔이요 하고 주문하게 되는 맥주다 .


흑맥주(Dark beer)

기네스만 있는 것이 아니고 독일에도 흑맥주가 있다. 가장 무거운 맛이 나고 도수도 가장 높은 종류의 맥주로 독일어로는 Dunkebier 라고 한다. 내 주위의 독일인들은 흑맥주를 즐겨하지 않고 대부분 Pale 종류를 많이 마신다. 독일의 뒤셀도르프 지역에서는 Altbier라고 해서 이 종류의 맥주가 유명하고, Bokbier 는 가을철 네덜란드에서도 많이 마시는 맥주이다.


리뷰를 쓰다보니 자료들에서 언급되는 맥주의 거의 대부분을 마셔본 것 같아서[....] 조금 놀랍기도 했지만, 그만큼 쓸 이야기가 더 많을 것 같다. 하루에 한 잔씩 마셨다고 쳐도 18.000잔인데 마신 것에 비해면 몸무게가 조금 늘었다고 하는 것에 위로 아닌 위로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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