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in Jan 30. 2018

독일에서 석사학위 취득하기


대학시절 해외인턴을 계기로 6개월 정도 독일에서 근무했었고, 독일이라면 한 번 취업해서 살아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독일회사의 면접을 보고 취업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현지에서 공부를 먼저 해야겠다 생각했다. 사실 공부 자체가 목표는 아니었고 어찌보면 취업을 위한 수단이었다.


미국은 애초에 관심도 없었고, MBA에 지원하기에는 경력상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 유럽 내에서도 네덜란드, 영국, 독일을 두고 고민하다가 저렴한 학비와 졸업 후에도 취업의 기회가 많이 열려있는 독일을 선택했다.




1. 목표하는 바를 명확하게 한다.


독일 취업과 마찬가지로, 석사학위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해야 한다. 먼 나라에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몇 배로 고생하는 일이기에 분명한 목표를 설정해야한다. 학부에서 공부하지 못했던 부분을 석사로 보충한 다음 현지 취업을 한다거나, 아니면 기존 학부와 연장선상에 있는 전공을 선택하여 해당 분야에 취직을 한다거나 본인이 어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나는 학부 때 신문방송학과 경영학을 함께 공부했었고,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며 넓은 분야의 마케팅 (프로젝트 서포트, 홍보자료 관리, 손익관리 등)에서 첫 번째 커리어를 쌓았다. 최종 목표는 독일 내의 취업이었고 단 한 번도 해외에서 공부는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international class를 찾았었다. 기존 커리어와 비슷한 연장선상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업계를 바꾸고 좀 더 국제적인 무대에서 일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기존 전공과 비슷한 international business/marketing 분야를 놓고 학교를 찾기 시작했다.




2. 학위과정 찾기


독일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UNI-ASSIST (http://www.uni-assist.de/)를 통해 정보를 찾거나, http://www.mastersportal.eu/ 사이트에서 학위과정을 검색했다.  독일 내의 학위과정은 UNI-ASSIST에 대부분 등록이 되어 있고, 이 플랫폼을 통해 상당수의 학교가 지원서를 받기 때문에 독일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인 사이트다. 마스터 포탈에서는 유럽 내의 석사학위를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라 나라별/전공별 검색이 가능해서 해당 사이트를 통해 지원하고 싶은 학교를 5~7개 내외로 추렸다. 검색을 해보면 상당히 많은 수의 학위과정이 검색되기 때문에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과 본인이 갖고 있는 조건을 잘 조합해서 검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는 일단 독일어가 아주 기초 수준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찾아야 했다. 모든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는 학위과정이라도, 상당수의 학교들이 일정 수준의 독일어 (B1/B2 정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이런 학교들을 제외하고 나면 사실 지원할 학교가 많지 않았다. 또 MBA가 아닌 경영 석사과정이라도 어떤 학교들은 GMAT 점수가 필요하기도 하다. 


나에게 중요했던 것은 

1. 독일어 점수가 필요 없고 영어로 지원되는 과정일 것,  

2. 경영 관련된 전공일 것 (굳이 마케팅이 아니어도 괜찮음) 

3. 너무 외진 곳에 있는 학교는 아닐 것, 

 4. 높은 수준의 학비가 요구되지 않는 곳,  정도였다. 


특히 간단한 아르바이트나 인턴쉽을 지원하기 위해서 완전히 시골에 위치한 학교는 배제했었다. 조건에 맞는 학교를 추려서 상세 커리큘럼과 자격요건을 검색하기 위해 학교 사이트들을 찾아다니며 내용을 정리했다.





3. 지원을 위한 준비


학교마다 요구하는 조건은 다르지만, 대개는 아래의 조건들을 요구했었다.

- 사진이 부착된 지원서

- 지원동기 (영어로 작성된 간단한 에세이)

- 영어점수 (상당수의 학교들이 TOEFL을 요구했으나, 가끔 TOEIC으로 대체 가능한 학교도 있었다)

- 대학교 졸업/성적증명서 (복사본을 제출하지만 원본-복사본이 동일하다는 공증을 대사관에서 받아야 한다. 나는 영어로 발급된 원본을 이용해 복사본을 만들었다)

- 가끔 고등학교 졸업증명서가 필요하기도 하고, 학부 지원의 경우 수능성적표가 필요함

- 우편으로 해당서류 보내기 (학교로 직접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UNI-ASSIST를 통해 보내기도 한다)

- 지원비 입금


가고자 하는 학교가 ㅇ구하는 영어/독일어/GMAT 점수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늘 해외유학을 꿈꿨었지만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10월 경이었고, 5~6개월에 걸쳐 영어점수를 만들고 가고 싶은 학교를 찾아서 지원서를 작성했었다. 대부분 독일학교는 봄/가을학기로 운영되고 봄학기는 4월, 가을학기는 9월 혹은 10월에 개강한다. 나는 3월경에 지원을 마무리하고 6월 말쯤 합격통보를 받아 10월 학기에 첫 학기를 시작했다.



4. 학생비자


합격통보를 받으면 독일에서 학생비자를 발급받을 준비를 한다. 지원한 학교에서 상세지침을 알려주는데 학생비자를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준비물이 필요하다.


- 합격통지서

- 이전 학위 증명서 (대학 졸업증명서)

- 독일 내 거주지 등록증

- 건강보험가입 (독일 내 건강보험 가입)

- 재정증명 (지역마다 다르나, 독일에서 개설된 계좌에 1년 치 생활비가 입금된 내역이 필요하다. 금액은 2013년 베를린 기준 약 8천 유로)

- 사진 (여권발급 형태로 찍힌 사진이나, 독일에서 사진은 얼굴이 엄청 크게 강조된 사진이 필요..)

- 비자발급을 위한 수수료



가장 까다로운 부분이 재정증명인데, 한국에서 재정보증인이 있다면 재정보증을 통해 한국에서도 학생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재정보증인보다 독일 내의 계좌를 통해 생활비 내역을 증명하는 '슈페어 콘토'를 통해 대부분 학생비자를 발급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슈페어 콘토는 영어로는 blocked account로, 월 670유로 이상을 출금할 수 없는 계좌이다. 이 계좌를 개설하고 일 년 치 생활비를 입금하면 해당 내용을 증명하는 내용이 우편으로 배달되는데, 이것으로 재정증명을 할 수 있다. 독일 내에서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주지 등록증이다. 이것이 없으면 계좌도 열 수 없고 당연히 비자도 받을 수 없다.




대부분 독일 내 석사학위는 2년 과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그보다 짧은 시간 동안 공부하는 과정들도 있다. 나도 1년 6개월 과정으로 공부를 했고, 물론 그 과정이 백 프로 만족스럽다고는 할 수 없으나 늘 꿈꿔왔던 유학이었고 처음으로 해외에서 공부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잃은 것들도 있지만 얻은 것들도 분명히 많았다. 사실 학위 수료 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꿈꾼다면, 몇몇 특수전공을 제외하고는 한국 취업시장에서 독일 유학은 큰 메리트가 없지 않나 싶다. (음악, 미술이나 일부 공대 등을 제외하고는..) 그러나 영어권이나 한국과 비교한다면 거의 무료나 다름없는 학비 그리고 유럽, 특히 독일 내의 취업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볼 만한 도전인 것 같다. 독일학교 졸업장이 있다면 향후 취업비자와 영주권 발급에 있어 조금 더 유리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외질의 독일 국가대표팀 은퇴. 그리고 이민자로서의 삶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