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너의 추천을 반대한다.
유투브 프리미엄 구독자로서 하루 몇시간은 유튜브 세상속에 살고 있다.
처음에는 '와 내가 관심있는 걸 어떻게 알고 추천했지?' 라던가, 알고리즘으로 추천된 콘텐츠에 딱히 관심은 없었지만 썸네일을 보고 '오 뭔데뭔데~!!' 하며 정말 유튜브의 자극에 푹 빠져 살았던 것 같다. 마치 어렸을 때 헤어나오지 못했던 오락실 게임처럼.
그렇게 몇년을 보내고, 생활이 되어버린 유튜브의 세계에서 나는 점점 내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내가 구독한 채널의 콘텐츠 뿐만 아니라, 찾아봤던 주제, 혹은 조금이라도 뷰시간이 길었던 숏폼 컨텐츠와 관련된 영상들이 나의 유튜브 화면을 줄기차게 채우고 있다.
'아니, 난 원하지 않아. 필요하지 않아'라고 마음 속 누군가 외치고 있지만, 자극적인 썸네일의 유혹에 그만 또 클릭을 한다. 내 인생에서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 알맹이 없는 영상을 텅 빈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나를 자주 목격한다.
내가 구독한 채널들을 문득 살펴보니,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점잖은 지식채널이나, 힐링채널, 혹은 내가 정말 아끼는 유명인의 채널이다. 하지만 어느새 내가 구독한 채널의 영상들보다도 자극적인 숏폼이나 썸네일의 영상들을 더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예를들어, 30대 중반이 되어가니 다이어트가 정말 쉽지 않다.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거듭하다 보니, 에너지를 정말 더 소모하는 몸이 되어버렸나 보다. 그래서 마치 지식인 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영상들을 몇개 보다 보니, 정말 매이매일 몇달만에 몇kg 뺀 비결, 요요없는 다이어트 등, 여러가지 이론에 기반한 수 많은 사람들의 영상들이 나에게 추천된다. 영상들을 보다보면 볼수록 더 답이 없다는 걸 알게된다. 사람마다 체질도 현재의 몸과 대사상태들도 모두가 다르기 대문에 절대 불변의 법칙이란 없는 것이다. 더 이상 멍청하게 굶으면서 다이어트를 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유튜브를 통해 똑똑한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했지만, 오히려 머리만 복잡해진 것이다.
'저탄고지가 좋다. 아니다, 호르몬의 변화가 큰 가임기 여성에게는 저탄고지나 간헐적 단식이 되려 위험할 수 있다. 공복에 방탄커피, 올리브유. 공복 유산소, 아니 여성은 식사 후 운동이 좋다. 존2 운동이 지방연소에 가장 효과적이다. 아니다 고강도 운동을 해서 운동을 안할 때도 지방이 타게 해야한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면서 음악도 듣고 광고없는 자유를 찾았다 생각했지만 어쩌면 유튜브의 늪에 깊게 빠져버린 것 같다. 조만간 유튜브 프리미엄을 종료할지도 모르겠다.
절대불변의 진리가 없다시피한 요즘 세상에 누가나 전문가가 될수도 누구나 사기꾼이 될수도 있는 유튜브 세상에 나는 유감을 표한다.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 된다지요.
곧 시작될 장마가 두려워 미뤄뒀던 이불, 긴팔들을 일주일 내내 계속 세탁했습니다.
빨고 말리고 정리하고, 빨고 말리고 정리하고,
특히나 겨울 이불 커버를 정리하며(솜과 커버사이를 묶는 작업은 특히나 귀찮고 어렵습니다), 이 작업을 매 계절 해주셨을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일본 교환학생 시절에 이 점을 처음 깨닫고 참 놀랐었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 아침, 경복궁 개방전 찍은 저의 최애 나무 1,2 와 청와대 가는 길목에 가득 핀 꽃사진을 두고 갑니다.
이 꽃밭 앞에는 항상 인증사진을 찍는 어르신들이 있는데 그 모습을 보며 참 마음이 몽글하고 따뜻해집니다.
몇년 전 여름 밤, 이 꽃을 같이 만끽해줬던 작고 소중한 친구 생각도 납니다.
갑자기 유튜브를 보다가 스트레스를 받아 글을 썼습니다만, 오늘 봤던 아름다움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무더움 속에서 자신에게도 남들에게도 너그러움을 배풀 수 있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보내고 싶은 하루가 그렇습니다)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