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넷플릭스 [멜로무비]의 인물들을 생각하며..
나의 현 상황이 그래서인지, 최근들어 좋아하는 일, 하고싶은 일을 쫓고 있지만 그로인해 힘든 생활을 하는 인물에 대한 실존 인물이나 영상매체 속 인물들이 유독 눈에 밟힌다.
나는 현재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직무변경을 위해 다시 백수가 되었고. 그 기간이 벌서 1년이 넘어버렸다. 그리고 계속되는 서탈로 인해 멘탈이 바스스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mbti 가 슈퍼 N 이라 그런지, 만약 내가 영원히 이 직무를 쫓다가 취업을 못하고 백수가 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고 불안이 문득 든다. 그럴 때마다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라고 다짐하지만 불쑥불쑥 그런 상상이 머릿속에 얼굴을 들이민다.
나는 그림을 보러 전시회나 이곳 저곳 갤러리를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딱히 미술사를 잘 알거나 지식이 해박하지는 못하고 그냥 아름다운 그림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감탄이 난다.
그러다 문득 최근 예술의 전당의 화제의 전시인 고흐에 대해 생각했다. 한 평생 좋아하는 그림을 그렸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살았던 화가. 하지만 사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화가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사람. 고작 1년 남짓의 나의 공백기가 그의 37년 한평생과 당연히 비교할 것은 되지 않지만, 이런 나의 상태가 2년 3년 지속되었을 때를 생각하며 감히 그의 삶을 상상 해 보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아직도 그림그려?', '현실적으로 돈 벌 생각을 하는게 어때?' 라는 핀잔을 듣거나, 혹은 오히려 아무말도 하지 않아 더 불편한 상황을 매일같이 겪지는 않았을까.
요즘들어 오랫동안 잘 풀리지 않는데도(세상의 기준에서)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 강한 사람들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예전에는 미련하고 현실성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면, 내가 고작 1년을 쉬는데도 어디선가 자격지심이 쉴틈없이 올라오고, 작아지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과 세상이 원하는 기준과 다르게 자신이 추구하는 무언가를 계속해서 쫓아간다는 것은 강한 투지 없이는 못할 일이다. 물론 열심히 하는 척 하면서 뒤에서 자빠져 누워있거나 하는 히키코모리 같은 사람들은 이에 제외된다. 정말 본인이 하고싶은 일을 끊임없이 해나가는 사람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멜로무비]라는 시리즈를 봤다. 극중 주인공인 최우식의 친구가 음악을 하는데, 오랜시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설정이었다. 그리고 주인공 박보영의 아버지도 영화를 정말 좋아했지만 그가 만든 영화는 다 성공하지 못한 채 일찍 세상을 떠난다. 음악을 하는 친구도, 영화를 사랑하던 아버지도 한명의 인간으로서 요구되는 경제적 활동을 해내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외면당한다. (물론 다른 이유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본인이 하고싶은 일, 사랑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는 사람들이다. 사실 왠만한 사람들은 주변의 만류 혹은 원한을 이기지 못하고 경제적인 몫을 해내기 위한 일을 선택하게 된다. 근데 그런 것들을 이겨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한다? 그건 혼자만의 투쟁이자 전쟁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중에는 그저 포기할 용기가 없는 미련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본인을 믿고 계속해서 붙잡고 나아갈려는 행위는 분명 고독하고 정말 힘든일이지 않겠는가.
뭐, 나는 예술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직무변경을 원하는 것이고, 변경하고자 하는 직무를 해보지도 않았기에 그리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만, 오늘은 그저 좋아하는 일을 쫓고있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그렇게 투쟁한 이들에게 경외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의 초입에 나오는 구절을 남기며 글을 마치겠다.
"모든 예술가는 인간세상을 한가롭게 하고 인간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기에 고귀하다."
언제나 응원합니다. 원하는 바를 이루어내시고 마음이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