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닿는다

내 마음을 알아줘

by 빛나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입장으로 마음이 얽혀 있었다.

감정을 꺼낸 건, 먼저 부모였고

그 뒤를 따라, 조심스레 아들이 입을 열었다.)


내담자 : 사춘기 아들이 있는데요. 공부는 안 하고 매일 게임만 해요.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그 모습을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나요.


상담자 : 공부보다 게임만 해서 더 걱정이 되시는 거죠?


내담자 : 네. 말해도 통하지 않고, 자꾸 멀어지는 느낌이에요. 이게 다 제 불안인 줄은 알지만… 감정이 먼저 올라오네요.


상담자 : 너무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사랑하고, 기대하니까요. 그런데 그 마음이 쌓이면 어느새 아이에게도 그대로 흘러가게 돼요.


내담자 :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점점 지치고, 가끔은 제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자책도 들어요.


상담자 : 지금은 아이가 게임을 한다는 사실보다, 그걸 바라보는 내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는 게 더 중요해요.


내담자 : 제 감정이요?


상담자 : 네.

“나는 왜 이렇게 답답하지?”, “뭐가 나를 힘들게 하지?”

그 질문을 나에게 던지는 게 시작이에요.


내담자 : 생각해 보니까… 아이 때문이라기보다,

내가 어떻게 해도 안 되는 상황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이 컸던 것 같아요.


상담자 : 맞아요. 그 마음은 조용히 돌봐줄 시간이 필요해요.

그리고 향도 도움이 돼요.


내담자 : 향이요?


상담자 : 감정이 엉켜 있을 때, 향은 마음의 결을 부드럽게 풀어줘요.

누구를 바꾸기보다, 지금의 나를 안정시켜 줄 수 있는 방식이에요.


내담자 : 좋아요. 한번 해보고 싶어요.


[감정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다.

향은 마음을 여는 또 다른 방식이 된다.]


상담자 : 그럼 지금, 내 감정과 마주하는 마음으로 심리카드 세 장을 뽑아볼게요.

‘답답함’과 ‘화남’이라는 감정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들어보는 거예요.


내담자 : 이렇게까지 해보는 건 처음인데… 묘하게 제 마음이 보이는 느낌이에요.


상담자 : 첫 번째 카드는 넛맥이에요.

이 향은 멈춰 있던 감정에 다시 에너지를 불어넣어요.

작지만 강한 생기가 내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느낌, 그런 시작을 만들어주죠.


내담자 : 요즘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었거든요. 움직이기도 말하기도 버거웠어요.


상담자 : 두 번째는 진저예요.

단순한 체력 회복이 아니라,

계속 미뤄두었던 내 마음의 회복을 다시 시작하라는 메시지예요.

참는 것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걸, 이제는 알게 되는 시점이죠.


내담자 : 정말요. ‘지금은 안 돼, 나중에…’ 하고 계속 뒤로 미뤘던 감정이 너무 많았어요.


상담자 : 세 번째는 클로브예요.

끊이지 않던 생각의 고리를 살짝 놓아주는 향이에요.

‘왜 이러지’ ‘왜 안 될까’ 같은 자책성 반복 대신,

이제는 조금 가볍게 내려놓아도 된다는 메시지예요.


내담자 : 듣는데 마음이 좀 울컥해요.

아이를 걱정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제 마음은 계속 방치했던 것 같아요.


상담자 : 이 세 가지 향이 말해주는 건 하나예요.

“지금, 나를 다시 중심에 놓아도 괜찮다.”

감정을 인정하고 돌보는 순간부터

관계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달라지기 시작해요.


[감정은 말로 정리되고,

향은 말없이 그 감정을 품어준다.]


상담자 : 이제 이 세 가지 향을 블렌딩 해볼게요.

지금 내담자의 감정 흐름에 맞춰 만든 조합이에요.


내담자 : 직접 향을 섞는 건가요?


상담자 : 네.

넛맥의 따뜻한 생기, 진저의 중심을 잡는 힘, 클로브의 집착을 내려놓는 용기를 담아서요.

이건 ‘답답함을 넘어서고 싶은 내담자의 향’이에요.


내담자 : 맡아봐도 될까요?


상담자 : 천천히, 지금 이 감정 그대로.

무언가를 느끼려 하기보다, 향이 마음에 닿도록 그냥 맡아보세요.


[향은 아무 말 없이 다가오지만,

말보다 먼저 마음을 안아준다.]


내담자 : 묘하게 안정돼요. 낯설지만 익숙하고…

마음이 살짝, 내려앉는 느낌이에요.


상담자 : 향은 늘 조용히 곁에 있어줘요.

그게 감정 회복의 시작엔 참 큰 위로가 되죠.

지금은 이렇게, 나를 알아차리는 이 순간만으로도 충분해요.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이번엔 아들의 목소리로 같은 마음이 전해졌다.)


내담자 : 사춘기 아들이에요.

공부는 안 하고 매일 게임만 해요.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는 건 아는데…

저도 스스로 답답하고, 화가 날 때가 있어요.

근데 그걸 누가 물어보면 말하기 싫어요.


상담자 : 혹시, 누가 자꾸 시켜서 더 하기 싫어진 건 아닐까요?


내담자 : 맞아요.

그냥 좀 기다려줬으면 좋겠는데,

자꾸 뭐라고 하면… 괜히 더 하기 싫어요.


상담자 : 그렇죠.

공부가 싫은 건 아닌데,

지금은 그냥 머리 식히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게임이 꼭 도망은 아니지만,

잠깐 피하고 싶은 감정이 있을 수도 있고요.


내담자 : 뭔가…

게임이 재미있어서 하는 건 맞는데

하다 보면 재미도 없고,

그냥 딴생각 안 나게 누르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상담자 : 그 마음, 너무 이해돼요.

공부보다 내 마음이 더 복잡할 때가 있잖아요.

공부가 손에 안 잡히는 것도,

지금 뭔가 풀리지 않은 마음이 있다는 뜻일 수도 있어요.


내담자 : 저도 그건 느껴요.

근데 말로는 잘 안 나와요.

그냥 답답한데, 왜 그런진 잘 모르겠고요.


상담자 : 괜찮아요.

말보다 향이 먼저 마음을 알아주는 때도 있거든요.

우리 지금, 감정 카드를 한 번 뽑아볼까요?

말이 아닌 방식으로, 지금 내 마음을 꺼내보는 거예요.


내담자 : 해볼래요.

말 안 해도 되는 거라면… 향으로는 뭔가 느껴질지도 몰라요.


상담자 : 그럼 우리 지금 현재 마음에 집중해서 내 마음이 왜 이럴까?라는 질문으로 카드 세장 뽑아볼까?


내담자 : 네


[조금씩 마음이 열린다.

말로 설명은 어려워도,

향으로는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상담자 : 첫 번째 카드는 사이프러스예요.

이 향은 ‘변화’를 말해요.

지금 상태가 답답하다는 건,

이미 내 마음 안에서 바뀌고 싶다는 신호가 시작됐다는 뜻이에요.


내담자 : … 맞는 것 같아요.

그냥 이대로 계속 있는 건 싫거든요.

근데 뭘 바꿔야 할지 모르겠어요.


상담자 : 두 번째는 바질이에요.

바질은 ‘자기표현’을 도와주는 향이에요.

말 안 했다고 마음이 없던 건 아니죠.

말 못 하고 참아온 게 많다는 뜻이기도 해요.


내담자 : 진짜 그래요.

하고 싶은 말 많았는데,

괜히 더 오해받을까 봐, 말 꺼내는 것도 싫어졌어요.


상담자 : 마지막 카드는 로즈예요.

로즈는 사랑, 연결, 인정받고 싶은 감정을 상징해요.

‘나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내담자 : 그게 제일 힘들어요.

제가 뭘 말해도 누가 제대로 들어줄 것 같지가 않아서요.


상담자 : 그러니까 지금 이 세 가지 향이 딱 내담자의 마음을 보여주는 거예요.

지금은 그냥 ‘나 이런 마음이구나’ 하고 알아주는 게 제일 먼저예요.

그게 시작이 될 수 있어요.


[감정은 설득하지 않아도,

인정받는 순간 스스로 움직인다.]



상담자 : 이 세 가지 향을 블렌딩 해볼게요.

지금 내담자의 감정을 그대로 담은 향이에요.


내담자 : 맡아봐도 돼요?


상담자 : 물론이죠.

사이프러스의 변화, 바질의 자기표현, 로즈의 사랑.

이건 지금 내담자의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만든 향이에요.

천천히, 숨 들이쉬듯 맡아보세요.


내담자 : (향을 맡고)

… 조금 안정되는 느낌이에요.

아까는 말하기도 싫었는데,

지금은 그냥, ‘내가 이런 상태였구나’ 싶은 기분이에요.


상담자 : 그게 바로 향이 해주는 일이에요.

조용히 옆에 있어주고,

마음을 억누르지 않게 도와주는 거죠.

지금 이걸 알아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작가의 말


오늘은 조금 다르게,

상담 심리 코칭 버전으로 에세이를 써보았어.


나한테는 반말이 더 친근했을지도 모르지만,

가끔은 존대도 괜찮더라.


실제 아로마 심리 상담을 할 땐,

나도 존댓말이 더 익숙하니까.


감정은,

꼭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네 마음이 그렇다면,

그걸로 충분해.


향이 먼저 닿는 날도 있으니까.


오늘도 조용히,

잘 버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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