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지

소리, 이름, 그리고 감정

by 빛나

Vetiver (베티버): 떠 있던 마음이 천천히 바닥을 기억하는 순간, 박물관 안 고요한 공기처럼 수육 콩국수의 국물 같은 중심이 다시 나를 붙잡았다.


May Chang (메이창): 철기장인의 망치 소리처럼 조용한 결심이 가슴속을 툭 치고 지나가며, 멈춰 있던 주저함이 움직임이 되었다.


Orange (오렌지): 대왕의 이름 앞에선 머릿속 쌓인 목록도 무너지고, 한 칸 여백처럼 웃음 하나가 틈 사이로 들어왔다.


Juniper (주니퍼): 좌서로 찍힌 음각이 내 안의 혼란을 차분히 정렬하듯, 흩어졌던 결들이 조용히 준비를 해본다


Lemongrass (레몬그라스): 하부에 속한 사리리라는 기록처럼 나도 내 질서를 다시 세우며, 닫혀 있던 마음이 조용히 외부로 달려간다.


Cedarwood (시더우드): 부서진 토기의 입술에서조차 단단함이 숨 쉬고 있었고, 그 바닥처럼 내 안에도 흔들림 아래 견고함이 자라나고 있다.


Geranium (제라늄): ‘이득지’라는 이름처럼 존중이 담긴 언어 하나가 흔들리던 감정을 부드럽게 정돈하면서 균형을 찾아간다.


Rosemary (로즈마리): 장인의 손끝에서 튀어나온 기호들처럼, 잊었던 아이디어로 나만의 악보에 리듬을 새겨본다.


Thyme (타임): 다른 길을 걷던 대가야의 미감처럼, 조심스럽게 다시 세운 내 의지는 오늘을 붙든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


Spearmint (스피어민트): 하늘에서 떨어진 여섯 알의 신화처럼 흐리던 마음이 또렷해졌고, 생각은 가볍게 정렬되는 느낌이다.


Lemon (레몬): 새긴 이름만큼 침묵의 무게도 단단했고, 내면의 투명한 고요가 번져 감정을 정리해 준다.


Rosewood (로즈우드): 흙 속에 숨었던 이름들이 다시 돌아오듯, 나도 조용히 숨을 믿고 내 안의 결을 천천히 따라가 본다.


Rosemary (로즈마리): 너, 기억을 소리로 울려본 적 있어?


Thyme (타임): 응, 가야의 전시관에서 악보 위에 직접 그린 내 음표가, 화면 너머에서 울렸을 때였어.


Rosemary (로즈마리): 그게 바로 네 안에 있던 음색이야. 잊힌 감각 하나가 그렇게 다시 깨어난 거지.


Spearmint (스피어민트): 음악은 기록이었고, 동시에 숨결이었어. 악보의 선율이 흐르는 벽 앞에서, 내 안의 리듬도 다시 정렬됐어.


Lemon (레몬): 이름도, 음표도, 도서도 결국 같은 일이더라. 기록은 잊지 않겠다는 말이잖아.


Rosewood (로즈우드): 그래서 우리, 참 예쁘게 기억하고 있었던 거야. 손으로 그린 이름, 귀로 들은 선율, 그리고 혀끝에서 번진 식감까지.


Vetiver (베티버):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기용차와 참외라테. 한옥마루에 앉아있던 시간, 그건 내 마음에도 음표를 남긴 한잔이었어.


May Chang (메이창): 말없이 좋은 순간이었지. 뜨거운 차 안에서 향이 천천히 번지고, 달콤한 라떼와 참외향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흘렀어.


Orange (오렌지): 그리고 그 여운을 이어준 건 성주가야밀면이었어. 김천 가는 길, 동네 밀면 맛집이 있다 해서 들렸던 곳


Juniper (주니퍼): 근데 만두 한 입에 놀라고, 석갈비 씹는 촉감에 멈췄어. 이건 그냥 식사가 아니라, 하루의 정점을 만든 감각이었지.


Lemongrass (레몬그라스): 그리고 비빔밀면. 매콤 새콤 온육수 한 컵 넣어서 비빈 양념이 입안에서 퍼질 때, 그게 오늘 하루 전체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완전 내 스타일이었지


Cedarwood (시더우드): 48시간 끓이고 1년 숙성한 육수. 단순한 설명인데, 거기서도 ‘기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 오래 품고, 깊게 남기는 방식.


Geranium (제라늄): 이름도, 맛도, 소리도 결국 그렇게 남는 거야. 금관이든 토기든, 악보든, 한 그릇의 국물이든.


Ginger (진저) : 멈춰 선 줄 알았지만, 속에서는 힘이 자라고 있었어. 이제 눌려있던 에너지가 깨어날 시간. 한 걸음이면, 고여 있던 흐름이 다시 돈다.


Basil (바질) : 참아왔던 말들이 네 안에 쌓여 있었지. 이젠 꺼내도 괜찮아. 네 진짜 목소리는, 드러날수록 단단해져.


Spearmint (스피어민트) : 책임이 어깨에 얹히는 순간이 와도 걱정 마. 네 안의 감각은 이미 선명해. 마음이 가벼워지면, 흐름은 시원하게 풀린다.


Rosewood (로즈우드 – 수용)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은 네 안에 쌓인 결을 믿고, 그 위에 천천히 성장의 숨을 얹는 시간이야.


Fennel (펜넬 – 단호함) : 더 많이보다 더 단단하게. 흩어진 건 정리하고, 지금 필요한 분량만 단호하게 붙잡아.


Vetiver (베티버 – 중심) : 두려움은 자연스러워도 중심은 천천히 되찾을 수 있어. 흔들려도 괜찮아, 넌 무너지지 않아.

에필로그


조용히, 오래도록 남는 건 결국 감정이었다.

이름을 새긴 금관도, 국물 속에 스민 정성도, 입안에 머물던 참외의 달콤한 향도.

기록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는 것들.


취업 준비로 막막하다는 내담자에게

진저(Ginger)가 말했다. “눌렸던 에너지가 다시 흐를 거예요.”

바질(Basil)은 덧붙였다. “지금 꺼낸 말, 그게 바로 당신이 가진 힘이에요.”

스피어민트(Spearmint)는 부드럽게 정리했다.

“가벼워진 마음이 흐름을 만들고, 기회는 따라와요.”


자격시험을 앞두고 흔들리던 이에게 (D-2)

로즈우드(Rosewood)는 속삭였다. “감정도 결이 돼요.”

펜넬(Fennel)은 단호했다. “지금 필요한 것만 집중하세요.”

마지막으로 베티버(Vetiver)는 중심을 붙잡아줬다.

“흔들려도 괜찮아요. 당신은 무너지지 않아요.”


가야의 전시관을 나서며

나는 내 안에 새겨진 작은 ‘지(之)’ 하나를 느꼈다.

어딘가로 가고 싶을 때,

어딘가에 닿고 싶을 때,

그게 내 마음의 방향이 되어준다는 걸.


그래서 오늘도 나는,

조용히 마음을 따라,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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