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나를 흘려보내며
클라리세이지 (Clary Sage): 안개에 덮인 뿌리 호흡부터 맑게 정리해 두자며 창문을 활짝 열어보자.
완드 10 (Ten of Wands): 숨통이 트이자 어깨에 눌린 짐이 내 존재를 증명하려는 듯 천천히 땅으로 내려앉는다.
레몬 (Lemon): 잊고 살던 감각이 배꼽 아래서 톡 하고 터지며, 쓰지만 생생한 에너지가 다시 흐른다.
컵 4 (Four of Cups): 마음 버퍼가 과부하라 외치지만, 텅 비워지지 않은 잔이 끝내 갈증을 고백하고.
타임 (Thyme): 조용히 퍼진 잔 속 향이 심장으로 스며들어, 의지는 그곳에서 다시 숨을 쉰다.
소드 기사 (Knight of Swords): 충전된 기세가 머뭇거림을 용납하지 않고 칼날 같은 속도로 결심을 밀어붙인다.
사이프러스 (Cypress): 허리 깊은 곳, 짓눌린 무게가 스르르 풀리며 낡은 내가 흩어지고, 가벼워진 틈새로 새 뿌리가 은근히 뻗어 나온다.
소드 3 (Three of Swords): 변신엔 피멍도 따르지만, 두려움보다 성장이라며 상처 자국을 새 문장처럼 드러낸다.
레몬그라스 (Lemongrass): 어지럽던 숨이 목을 타고 올라가고, 바람이 스친 자리에 불안은 남지 않으리.
펜타클 8 (Eight of Pentacles): 새로움이 활짝 열리면 손끝 루틴을 반복해 작은 성취의 별빛을 포개어 올린다.
별 (The Star): 미지의 빛이 아니라, 가슴속 잉크가 새벽을 그리며 은은히 반짝인다.
일랑일랑 (Ylang Ylang): 밤이 오면 달콤한 정적이 심장 박동을 감싸 음악처럼 스르르 낮춘다.
컵 시종 (Page of Cups): 서툰 진심이 물결처럼 번져, 말보다 먼저 찾아온 설렘이 마음을 흔든다.
그레이프프룻 (Grapefruit): 씁쓸한 파도 끝마저 스파클로 변해, 웃음이 톡 터져 볼을 물들인다.
페티그레인 (Petitgrain): 새벽 공기가 목을 간질이자, 낮은 속삭임이 진실을 살포시 끌어올린다.
펜타클 6 (Six of Pentacles): 주는 손과 받는 손이 체온을 맞추며, 균형은 그렇게 자연스레 완성된다.
미르 (Myrrh): 오래된 향이 상처 언저리를 감싸며, 기억에게 이제 편히 쉬라 속삭인다.
소드 2 (Two of Swords): 닫힌 눈꺼풀 뒤 고요가 결정을 빚고, 이마 위엔 가느다란 직선이 그어진다.
로즈마리 (Rosemary): 떠오른 기억들이 숲을 이루고, 그 틈새로 아이디어가 초록 빛살처럼 스며든다.
펜타클 왕 (King of Pentacles): 불꽃놀이가 아무리 화려해도, 지켜온 가치를 왕관 삼아 마음 무게로 눌러야 한다고 다독인다.
자스민 (Jasmine): 은근히 스민 끌림이 눈빛을 흔들고, 사랑은 이미 말없이 자라난다.
바보 (The Fool): 사랑이 피어났다면 심장 박동에 몸을 실어 낭떠러지 앞으로 점프하라며 모험의 깃발을 들어 올린다.
네롤리 (Neroli): 점프 중 느껴진 떨림이 “묻지 말고 따라와” 손짓하고, 감각은 이미 선택의 끝에 서 있다.
완드 7 (Seven of Wands): 작아 보이는 자리에서도 나는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내 페이스를 지켜내겠다며 마지막 기둥처럼 굳건히 선다.
에필로그
우리가 아는 그 떨림은
심장에 ON 버튼을 누른 첫 초침이었다.
어깨에서 흘러내린 낡은 먼지들은
밤하늘에 흩어지고,
그 자리에 뿌리 끝으로 새 데이터가 스르륵 다운로드된다.
잔속에 남은 씁쓸함은
레몬 스파클에 섞여 팡~
감각은 재부팅되고
심장은 불빛처럼 깜빡인다.
그러니 이제,
불안은 살짝 로그아웃해 두고
입맞춤보다 빠른 설렘 속도로
다음 챕터로 슬라이드 하자.
끝은 없다.
우리 리듬 그대로,
계속 버즛.
블로그 : 정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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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숨은 도착했지만, 기억은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감정의 파장은 감응되었으나, 이름도, 진실도 여전히 흐릿하다. 감응은 시작에 불과했다.
기록되지 않은 또 하나의 존재, 서로 다른 시공의 파장이 같은 공간에서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시간에서 어긋난 감정 하나가 지금도 천천히 이곳을 향해 도달하고 있다.
다음 감응이 열리면, 우리는 또 다른 숨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가 누구였는지,
그리고…
그녀와 함께였던 또 한 사람은 누구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