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언어를 재 발송 중
36도: 와, 진짜 덥다. 여기까지 오는 길, 숨이 턱 막히더라.
달: 오늘 기온이 너 이름이더라, 36도. 그래서 라벤더는 시원하게 준비했어. 향은 그대로야.
36도: 오, 이거… 잔만 들어도 익숙한 냄새가 확 올라와서, 어디서 맡았던 건지 기억이 날 듯 말 듯해.
달: 어릴 때 누군가 안아줄 때, 이 냄새 맡은 적 있을지도 몰라. 포근히 안겨 있던 그런 순간들.
36도: …그런 거, 생각 안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코끝이 이상하네. 진짜 오랜만인 느낌이라.
달: 그냥, 잠깐 쉬고 있는 거야. 지금 그 숨 막힘도, 감정이 쉴 공간이 없어서 생기는 거고.
36도: 내가 요즘 진짜 숨을 안 쉬고 있었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버티는 게 습관처럼 돼버려서
달: 그래서 라벤더부터 꺼냈어. 몸에 생긴 작은 상처에도, 마음에 남은 오래된 자국에도… 조용히 스며드는 향이라서
36도: 왜 하필 나 지금 여기와 있는지, 그 이유가 조금은 감으로 느껴진다.
달: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물어봐도 되겠네. 넌 언제부터 너의 감정이 멈춰 있었을까(?)
36도: 언제부터인지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어느 순간부터, 누구 도와주는 게 더 편했거든. 내 감정은 뒤로 밀어 두고.
달: 그래서 네가 시작하자마자 뽑은 카드가 파인이었구나. 돌봄도 익숙해지면, 그 안에 머무는 게 오히려 편해져.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익숙함에서 벗어나보자는 신호일지도 몰라.
36도: 나… 진짜 오래된 습관처럼 남아 있더라고. 누가 힘들다 하면 먼저 반응하게 돼. 내 일보다 그게 우선이었고.
달: 그게 꼭 착해서만은 아니야. 너무 오래, 네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감정까지 품고 살아온 거니까.
36도: … 진짜, 그 말 좀 세다. 근데 정확하네. 어제 회사에서 팀원이 간단한 일 해결 못 해서 도와줬는데, 결국 내 일은 밀렸고… 팀장은 내가 마감 어긴 걸로만 보더라. 억울했어.
달: 팀장이 화낸 건, 네가 틀려서가 아니라 ‘선택’을 다르게 했다는 걸 문제 삼은 걸 수도 있어. 팀원보다 보고서를 먼저 했어야 한다는, 그 사람만의 기준.
36도: 그 얘기하니까 더 답답하네. 왜 자꾸 나만 설명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달: 파인의 메시지는 분명해. 네가 얼마나 책임감 있는 사람인지 알아. 하지만 그 책임이 너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었다면, 그건 다시 돌아봐야 할 일이야.
36도: 내 삶인데… 왜 자꾸 남의 감정이 먼저였는지. 내가 그걸 멈출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어.
달: 파인 카드 속 여자는 담요를 꼭 안고 눈을 감고 있어. 그 담요는 누군가의 감정을 너무 오래 안고 있었던 사람만이 걸치는 무게야. 쉽게 벗겨지진 않지.
36도: …그러니까 난 아직도 거기 묶여 있었던 거구나.
달: 응. 누굴 도와주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먼저 너한테 숨 쉴 틈 하나 내주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거야. 그래야 진짜 너한테 돌아올 수 있으니까.
36도: … 그래서인가, 우선 내 일부터 마무리하고 남을 도와야 하는데, 자꾸 방향을 잃는 기분이야. 남들이 끙끙대는 거 보면 또 못 본 척 못 하고, 그렇게 도와주고 나면 남는 건 없더라고. 고맙단 말 한마디면 괜찮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지쳐.
달: 그래서 블랙페퍼가 나왔나 봐. 파인이 경계를 비춰줬다면, 이 향은 네 안에 눌러두었던 피로를 꺼내. 겉으론 버티고 있었지만, 가슴 한켠은 이미 오래전부터 무너지고 있었던 거야.
36도: 요즘 그런 말 자주 들어. ‘피곤해 보여’, ‘예전 같지 않다’고. 근데 정작 난 내가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어. 그냥 계속 뭔가에 쫓기듯 살아온 것 같아.
달: 블랙페퍼는 그런 밤을 닮았어. 잠들지 못해 뒤척이던 마음, 멈추지 못해 서성이던 시간. 계속 앞으로 가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스스로에게도 무뎌졌던 순간들을 비춰주는 향이지.
36도: …그 말, 좀 아프다. 요즘 진짜 아무 감정도 안 느껴질 때가 있어.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다 그냥 겉모습만 흉내 내는 느낌.
달: 그건 심장이 너무 오랫동안 조용했다는 신호야. 책임감도, 배려도 중요하지만… 네 감정이 빠진 삶에선 숨도, 온기도 사라지지. 블랙페퍼는 그런 막힌 숨을 안에서부터 천천히 풀어줘.
36도: …이 향, 맡으니까 가슴이 콕 하고 찔리는 느낌이었어. 따끔한데, 묘하게… 지금 이 자리에 내가 있다는 걸 다시 느끼게 해줘.
달: 응. 그게 시작이야. 방향은 바깥이 아니라, 네 심장에서 다시 열려야 해. 거기서부터, 너다운 삶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거야.
36도: 근데 이렇게까지 말하고 나니까… 더 허해진다. 아무것도 안 남은 사람 같아.
달: 그럼 이제 이 향을 맡아보자. 타임은 무너진 자신감을 다시 채워주는 향이야. 넌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 너무 오래 버텼던 거야.
36도: 향이 좀 세다. 순간 숨 멎는 줄 알았어. 근데 가슴이 뜨거워져. 뭔가… 안에서부터 깨어나는 느낌?
달: 맞아. 이 향은 단단하고 뜨거운 에너지야. 옛 치유사들처럼, 정면으로 마주할 때 나오는 힘이지. 꺼졌던 불꽃에 다시 불을 지피는.
36도: 예전엔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요즘은 나 자신을 자꾸 의심해. 그게 제일 힘들었어.
달: 의심은 잘못이 아니야. 지친 마음이 보낸 구조 신호일 뿐. 하지만 네 안엔,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남아 있어.
36도: 갑자기… 눈물이 나. 누가 내 편 들어준 느낌이랄까. 나도 나를 못 믿고 있었는데.
달: 이 향은 힘을 주기보단, 네 안에 있던 너를 다시 꺼내주는 거야. 네가, 너한테 손 내미는 순간이지.
36도: 돌아온 기분이야. 아직 다 괜찮진 않아도, 다시 걸을 수는 있을 것 같아.
달: 그게 바로 타임의 힘이야. 방향은 알고 있었고, 걸어갈 힘도 네 안에 이미 있었던 거야.
36도: 내 안에 생각보다 힘이 있었는데… 몰랐나 보네.
달: 맞아. 그래서 이번엔 펜넬차로 준비했어. 좀 더 깊이 들어가기 전에, 잠깐 숨 고르자는 의미에서.
36도: 향이 묵직하다. 약간 쌉싸름한데… 마시고 나니까 뭔가 속이 정돈되는 느낌이야.
달: 펜넬은 갑옷을 입은 전사의 향이야. 쉼이 충분해졌다면, 이제는 다시 정면을 바라볼 때라는 신호. 미뤄왔던 마음도, 망설임도… 이제는 천천히 내려놓고.
36도: … 진짜. 이 차 한 잔 마시고 나니까, 그동안 나만 빠져 있던 생각들이 조금 정리되는 기분이야. 다시 시작해도 괜찮을 것 같아.
달: 응. 지금 여기, 네가 있는 자리에서부터. 이젠 밖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다시 세워야 해. 그 단단함을 가지고.
36도: 펜넬차 덕분에 조금 숨통이 트인 것 같아. 근데 이상하게… 고요해지니까 오히려 더 불편해. 낯설어, 이런 정적이.
달: 그럴 수 있어. 샌달우드는 그런 순간에 나타나는 향이야. 겉으론 조용한데, 안에선 오히려 요동치지. 그걸 직면하라는 신호야.
36도: 향이 은은한데도… 어쩐지 머리 위로 뭔가 서늘하게 스쳐가는 느낌. 그냥 쉬고 있는 건데, 괜히 불안해져.
달: 그건 네 안의 감각이 깨어나는 소리야. 이 향은 우리가 외면했던 내면의 공간을 천천히 비추는 향이야. 거기엔 감춰왔던 감정도, 버텨온 흔적도 다 들어 있어.
36도: 요즘은 진짜, 잠깐 멈추면 허무감이 확 올라와. 그냥 나만 멈춘 것 같고… 뭘 놓친 기분도 들어.
달: 그건 당연해. 늘 무언가를 해야 했고, 멈추는 건 나약함이라고 배워왔으니까. 이 향은 그 관성을 잠시 멈추게 해. 넌 지금, 너한테 처음으로 공간을 내어주고 있는 거야.
36도: 뭔가… 익숙한 불안에서 한 발짝 멀어진 기분이랄까. 아직 어색하지만, 숨은 조금 더 깊어졌어.
달: 잘하고 있어. 타인의 기대나 부정적인 기운으로부터 너를 보호해 주는 향이야. 이제는 너만의 자리에서, 네 속도를 찾아가도 돼.
36도: 나, 지금까지도 계속 누군가 눈치 보며 살았던 것 같아. 지금 이 순간에도, 그냥 혼자 생각하는데도 머릿속에 다른 누군가의 눈이 따라와.
달: 그건 오랜 시간, 타인의 감정에 맞춰 살아온 사람한테 자주 나타나는 반응이야. 티트리는 그 얽힌 감정들 사이에서 너만의 시선을 되찾게 도와주는 향이야.
36도: 향이 되게 맑고 차분하다. 처음엔 별 향이 안 나는 것 같았는데, 깊게 들이쉬니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야
달: 그게 그 향의 매력이야. 부드럽게 다가와서, 네 안에 얽힌 감정들을 하나씩 정리해. 지금까지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표현할 틈이 없었던 거야.
36도: 진짜… 아무도 몰라줬던 게 아니라, 나도 내 마음을 몰라줬던 거였네. 이젠 그걸 좀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달: 응. 그래서 이번 향은 바질이야. 솔직하게, 진심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향. 그동안 눌러놨던 말들을, 이제 네가 너한테 해줄 차례야.
36도: 향이 되게 맑고… 근데 강하다. 살짝 올라오는 느낌인데, 가슴 한가운데가 따뜻해지는 기분이야.
달: 바질은 가슴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를 깨워줘. 머리로 조심스럽게 고른 대사가 아니라, 네 안에서 진짜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 그게 비로소 올라오는 거야.
36도: 진짜 그런 것 같아. 예전엔 늘 조심했거든. 상처 주지 않으려고, 오해받지 않으려고… 근데 그렇게 살다 보니까, 나도 내가 뭘 느끼는지 잘 모르겠더라.
달: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 그냥 살아내느라, 표현을 미룬 거야. 바질은 그 미뤄졌던 감정의 말들을 다시 꺼내주지. 너를 중심에 두고, 네 감정부터 표현하는 삶으로.
36도: … 처음엔 그게 이기적인 줄 알았어. 근데 지금은, 내가 나한테 솔직해지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어.
달: 맞아. 진심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숨기지 않기 위한 거야. 그 용기를 네 안에 이미 있던 열정을 다시 끌어올려주는 향이야.
36도: 지금은 그냥… 소통하고 싶어. 내가 뭘 느꼈는지, 뭘 원했는지, 뭘 두려워했는지. 누굴 위한 게 아니라, 나 자신한테.
달: 그게 표현이야. 그리고 표현은 곧 회복이기도 해. 지금 네가 꺼낸 그 진심이, 너를 앞으로 이끌어줄 거야. 가슴이 시키는 대로 걸어가도 괜찮아.
36도: 헐… 순간 입 안이 확 하고 깨어난 느낌. 이거 뭐야, 진짜 깜짝 놀랐어.
달: 페퍼민트차야. 오늘 마지막으로 준비했어. 살짝 쌉싸름한데 뒤끝은 맑지 않아(?)
36도: 응. 목구멍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 그냥 마셨을 뿐인데, 어깨까지 갑자기 가벼워졌어. 머리도 맑아지고.
달: 그게 이 차의 힘이지. 정체된 공기를 정리하듯, 감정의 온도를 다시 맞춰줘. 복잡했던 머릿속도, 자꾸 부풀던 마음도 천천히 내려앉게 해 줘.
36도: 약간… 한 발짝 물러서서 내 상황을 다시 보는 느낌이야. 그동안 뭘 그렇게 끌려다녔나 싶기도 하고.
달: 타인의 감정, 시선, 습관처럼 굳어진 일상에 이끌리지 말고 , 진짜 네가 원하는 목표를 세우게 하는 향이야
36도: 나… 사실 오늘 여기 오기 전에도 그 생각했거든.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맞긴 한가? 아니면 그냥 멈출 줄 몰라서 계속 걷고 있는 건가?
달: 그 질문, 이 향이 제일 잘 받아주는 거야. 삶의 방향과 목적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만들어주거든.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이유로 나아가게 하는 힘.
36도: … 진짜, 그런 거 같아. 요즘은 뭘 해도 반응이 없었는데, 이 차 한 잔 마시고 나니까 다시 좀… 내가 나 같아졌어.
달: 그게 열정이 돌아오는 순간이야. 의무나 버티는 힘이 아니라, 네 안에 남아 있던 진짜 동기. 감정으로만은 부족했던 걸, 이제 목표를 다시 세우는 거지.
36도: 신기하다. 단순히 상쾌한 줄 알았는데, 되게 중심을 잡아주는 느낌이야. 허리에 힘이 들어간다고 해야 하나?
달: 이 그림 속 여자가 허리에 두른 벨트가 바로 그 의미야. 아르테미스 문양인데, 독립과 선택의 상징이거든. 자기중심을 단단히 잡고 걸어가는 힘.
36도: 그래서인지… 이제는 그냥 흘러가고 싶지 않아. 목적 없이 끌려다니는 일상은 이제 좀 그만하고 싶어.
달: 좋았어. 이건 파란색 목차크라를 자극해서 네 감정과 의도를 또렷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36도: 진짜, 목이 트인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어. 어쩌면 나… 내가 뭘 원하는지도 말 못 하고 있었던 것 같아.
달: 얘기할 준비가 된 거야. 타인의 기대에 맞추느라 뒤로 미뤄뒀던 너의 목적. 그걸 다시 꺼내는 순간이지.
36도: 뭘 해야 할지 딱 떠오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우선순위가 보이는 느낌이랄까?
달: 그게 시작이야. 이 차 한 잔이 그런 질문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거고. 네가 또 마지막 세션에서 뽑은 첫 번째 심리카드가 메이창이야. ‘내가 해봤자지’ 같은 말들, 익숙하지 않아?
36도: … 어떻게 알았어. 진짜 내가 요즘 자주 하는 말인데. 머리로는 아니란 걸 아는데도, 몸이 먼저 주저앉아.
달: 그게 감정의 관성이라는 거야. 메이창은 그런 관성에서 벗어나자고 말해. 후퇴하게 만드는 생각 말고, 진짜 네 안의 힘을 다시 들여다보라고.
36도: 확신… 진짜 오래 잃고 살았던 것 같아. 한때는 나도 나름 잘하던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 다 무너진 기분이었어.
달: 이 그림 속 여자는 자주색과 황금빛으로 자신을 감싸고 있어. 자기 힘으로 쌓은 자존감과 자기 주권의 색이야. 네 안에도 있어, 무너진 게 아니라 묻힌 거지.
36도: 그 말을 들으니까 좀 찌르르하다. 나, 괜히 주눅 들었었구나.
달: 이제는 그 시선을 바깥이 아니라, 너 자신에게 돌릴 때야. 네 안의 중심이 어떤지, 뭘 원했는지… 다시 마주 보는 시간.
36도: 괜찮을까, 다시 해도?
달: 그럼. 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해 봐. 지금 너한테 필요한 건, 그걸 믿는 용기야.
36도: …그럼, 다시 한번 제대로 해볼게. 이번엔 나한테 지지 않도록.
달: 좋아. 그 결심이 다음 향으로 연결돼. 클로브야.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선, 더는 붙잡고 있을 수 없는 것들이 있어.
36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자꾸 돌아보게 되는 일들이 있어. 후회, 미련, 그런 것들.
달: 이 향은 집착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고. 손목에 감긴 끈을 스스로 풀어내야 다음을 향해 갈 수 있어
36도: …근데 이상하게, 그게 더 무서워. 붙잡고 있을 땐 아팠지만 그래도 익숙했거든.
달: 익숙함은 때로 감옥이 돼, 지금은 성장을 위한 시간의 순환이 왔으니 이젠 낡은 것을 버려야 새로운 것이 따라와
36도: 나부터 바꿔야 한다는 건 , 진짜 맞는 말이네. 내가 이대로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달: 응. 이제는 너도 알고 있어. 마음이 이미 움직였잖아. 이젠 그 감정을 행동으로 연결할 시간.
36도: 근데 이상하게도… 이제 좀 조용해졌어. 마음이. 어수선했던 생각들이 정리되고, 뭔가 고요해.
달: 그 고요가 마지막 카드, 제라늄의 시작이야. 균형을 되찾는 향이기도 하지. 감정이 격해질수록, 중심은 더 단단히 잡아야 하니까.
36도: 제라늄… 이름도 참 예쁘다. 지금 이 평온한 기분이 오래가면 좋겠다.
달: 이 그림 속 여성은 순백의 옷을 입고, 고요한 표정으로 서 있어. 머리 위엔 별처럼 빛나는 영혼이 있어. 감정과 이성이 맞닿은 순간, 그런 평화가 오는 거야.
36도: 나… 완벽하려고 너무 애썼던 것 같아. 실수도 용납 못 하고, 쉰다는 것도 죄책감 들고.
달: 그래서 이 향이 필요했어. 삶의 모든 영역에 조화를 주는 향. 네가 진짜 원하는 일이 뭔지, 그걸 기준으로 다시 균형을 잡는 거야.
36도: … 이제는 쫓기듯 살고 싶지 않아. 누군가 보여주기 위한 완벽 말고, 내가 느끼는 만족으로 채워가고 싶어.
달: 그게 진짜 평화야. 제라늄은 그 길을 너한테 가르쳐주고 있어. 완벽이 아니라, 진짜 너답게 살아가는 법을.
36도: 오늘, 참 오래 걸었네. 근데 이 길 끝에서 드디어 나를 다시 만난 기분이야.
달: 고생 많았어. 오늘의 마지막 향은, 너 자신에게 건네는 진심이야. 이제 그걸 기억해. 어떤 순간에도, 너는 돌아갈 수 있다는 걸. 너한테로.
에필로그
오늘, 내담자 36도는
자기보다 늘 누군가를 먼저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심리상담은 종종 받아봤지만,
향으로 마음을 비추고, 카드를 펼쳐가며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은 처음이라 조금 낯설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오래 눌러뒀던 마음에
처음으로 대사를 붙이고 향을 들이마시더니,
“나… 지금, 나한테 웃고 있어요.”라며 조심스레 웃었다
세 개의 세션, 열두 개의 향.
그 모든 감정이 지나가고 나서,
지금 여기,
비로소 자기 자리에 선 36도는
“처음으로 진짜 위로받았어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게, 뿌듯함이라는 감정이구나 싶었다.
https://m.blog.naver.com/bina800726
https://novel.munpia.com/476921
작가의 말
〈연초아〉 시즌 1, 마침내 ‘지금 여기’에 도달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여정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시간이 멈춰 있던 초아의 마음, 그 안에 하나씩 불려 온 12 지신의 감정. 그것은 환상도 과거도 아닌, 지금 여기, 그녀 안에 여전히 존재하는 파동이었습니다.
……….
위는 오늘의 이야기를 잠깐 정리한 것이고, 이제는 작가인 제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 해요.
사실 〈연초아〉는 제가 연재한 두 번째 작품입니다. 첫 작품은 조아라, 두 번째는 문피아에서 시작했어요.
공모전 연재가 단편이 아닌 이상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큰 줄기를 쓰는 것보다, 디테일한 흐름을 잡는 일이 훨씬 어렵게 느껴졌고
그 과정에서 많이 헤맸습니다.
공모전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그 덕분에 꾸준히 연재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고, 어떻게 글을 써 내려갈지 저만의 리듬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모전이 끝난 이후에도, 시즌 1만큼은 문피아에서 꼭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부족한 작품이지만, 조회수 ‘1’이 오를 때마다, 분명 누군가는 읽고 있다는 사실에 참 많이 위로받고, 감동받았습니다.
이제 시즌 1은 문피아에서 마무리하지만, <연초아>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네이버 웹소설 챌린지리그에서
시즌 2, 그다음 계절의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왜냐면, 아직 풀어내야 할 감정들이 너무 많아서요.
지금까지 함께 걸어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음 계절에도
같이 걸어가 주실 거죠?
– 〈연초아〉 작가 빛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