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잃은 시간에서

준비되지 않은 맘을 감싼 향기

by 빛나

달 : 오렌지 어때.


우리 : 와, 진짜 상큼하다. 약간 여름 냄새나고, 웃고 있는데 피곤해 보여.


달 : 밝아 보이지 않아?


우리 : 아니, 밝은 척하는 사람 같아, 보기엔 환한데, 가까이 가면 되게 낯선 느낌. 기분은 안 그런데, 웃고 있는 얼굴처럼.


달 : 태양 앞에 서 있어서 그래 , 눈부신데 따뜻하지 않은 빛,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아?


우리 : 글쎄… 여자는 웃고 있는데, 나는 전혀 웃기지 않아. 피곤한 밝음으로 느껴져서 괜히 눈부신 것보다 지금 내 기분이랑 안 맞는 것 같아


달 : 네가 지금 안으로만 말리고 있어서 지금 그렇게 보이는 거 아닐까?


우리 : … 내가 안으로만 말려 있다는 게 무슨 뜻이야?


달 : 이 아로마 카드 속 여인 보이지?

가장 행복한 여인이래. 태양 앞에서 환히 웃고 있지만 , 태양은 등지고 있어. 내면보다 외부를 향한 얼굴처럼


우리 : 응, 소용돌이 모양 목걸이도 바깥 방향으로 힘이 뻗어 있어. 안으로만 돌던 거, 이제 밖으로 뻗는 느낌이야?


달 : 맞아, 자아 안에 갇혀 있다가, 넘어서려는 순간. 그걸 사람들은 밝다고 표현하는데 실은 정반대일지도 몰라


우리 : 나 요즘 그거 잘 안되더라 자꾸 몸도 마음도 안으로 오그라들어.

마음도 무겁고, 몸도 무겁고, 기력이 없어. 며칠 전엔 아무 일 없는데 갑자기 가슴이 꽉 막히는 기분이 들어서 힘들었어.


달 : 피로감은 몸에서 먼저 올라와,

무얼 하려고 하다가, 정작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상태가 돼, 근데 오렌지는 그런 상태에 반응해. 진짜로 뱃속에 쌓인 가스를 빼주고, 숨을 다시 밑으로 내려가게 해 줘. 천골부터 풀어주는 향이야.


우리 : 나 요즘 계속 배에 힘이 들어가 있어. 자다가도 그렇고, 일하다가도 그렇고. 긴장했나 싶어서 풀어보려는 데도 잘 안 돼.


달 : 몸이 먼저 거짓말을 멈추라는 신호야. 그동안 너무 오래, 괜찮은 척했으니까.


우리 :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어.

열아홉쯤이었나, 그때 한국에 들어왔거든. 어떻게 보면 정해진 건 없었고, 그냥… 빨리 어른이 돼야만 했던 시기였어. 말도 잘 안 통하고, 공부도 오래 못 했고, 결혼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그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탈출구였던 것 같아.


달 : 그래서 오늘 차는 따뜻 한 차에 아로마 카드 오렌지를 골랐어. 너한테 먼저 손 내밀어줄 향이 필요할 것 같았어.


우리 : 지금 남편은… 고마워. 고시원부터 시작해서 전세, 지금은 집도 생겼고. 나 혼자였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야. 그 사람은 회사에서 팀장까지 올라갔고, 일도 잘하고, 사람도 좋아해.

근데 난… 커리어도 없고, 뭐 하나 이뤄놓은 게 없어.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몸만 계속 피곤해지고, 마음은 더 작아지고…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아.


달 : 삶을 살아내느라, 네가 진짜 네 자리에 못 서 있었던 거네.


우리 : 그 사람은 나보다 다 잘해. 잘났고, 밝고, 부지런하고, 말도 잘하고.

내가 가진 건 없으니까, 자꾸 더 작아져. 그래서 웃고 있는 오렌지한테 괜히 지는 기분이야.


달 : 웃음이 부럽구나, 그러면 지금, 손 가는 대로 아로마 심리카드 3장 뽑아보자, 손끝에서 네 안의 감각이 올라올 수도 있어.


우리 : 이 여자, 진짜 압도적이다.

눈빛도 세고, 자세도 딱 중심 잡혀 있어. 머리에 쓴 별 왕관도 그렇고… 나랑 너무 다르다.


달 : 파인을 뽑은 게 우연은 아니네. 자존감의 향이야. 지금 네가 제일 부딪히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우리 : 근데, 괜히 더 작아지는 느낌이야. 이 사람은 자기가 뭘 잘하는지 다 아는 사람 같고, 나는… 기본적인 것도 자신이 없어. 집 계약서, 서류 같은 거 볼 때도 겁부터 나. 용어나 절차도 낯설고… 뭘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자꾸 눈치를 보게 돼.


달 :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인가 보다’ 하고 자기 자리에서 한 걸음씩 물러나게 돼,

그러다 보면, 어느새 아무것도 제대로 서 있지 않게 돼.


우리 : 예를 들면, 화장품 고를 때도 그래. 사람들이 이건 성분이 어쩌고 저쩌고 얘기하는데, 나는 뭔 말인지 모르겠어서 그냥 조용히 있거나, 남편 눈치 봐. 무슨 버튼 누르면 되는 도어록도 잘 못 다루고. 그런 걸 잘 몰라서 내가 더 바보 같아지는 기분.


달 : 그건 네가 부족해서가 아니야.

다른 나라, 다른 언어, 다른 교육방식에서 자라온 거니까. 그걸 모르는 게 당연한 거고, 창피할 이유도 없어.

이 향은 타인의 기준이 너의 기준이 될 필요는 없다고 얘기해 줘.


우리 : 같이 사는데, 같은 배에 탄 게 아니라 나는 맨날 숨 참고 있는 느낌이야. 그 사람은 팀장까지 올라갔고, 사람들한테도 인정받고. 나는 뭐 하나 해본 게 없어. 그래서 가끔은 내 이름조차도 남들에게 자신 있게 얘기 못해


달 : 파인은 제3의 눈, ‘내면의 시선’을 여는 차크라와 연결돼. 그 사람의 삶과 너의 삶을 분리하는 게, 지금 너한테 가장 필요한 일일지도 몰라. ‘저 사람처럼 돼라’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에서 네 중심을 세우라’는 게 이 카드의 메시지야.


우리 : 중심이라… 내가 가진 게 뭔지 모르겠어. 내 이름으로 뭐 해본 기억이 거의 없어. 특히 요즘엔 감기 기운도 있는 것 같아.


달 : 그동안은 살아내느라, 너 자신을 돌볼 시간조차 없었을 거야. 그런데 말이야, 이 카드는 신기하게도 감기, 기침, 부비동 막힘 같은 데도 잘 들어.

숨이 턱 막히는 피로감, 바로 그 감정이랑 연결되거든, 머리 위에서 눌러왔던 것들이 조금씩 풀릴 수도 있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면, 거기서부터 다시 너를 데려올 수 있어.


우리 : …그 얘기 들으니 , 갑자기 궁금해지네. 내가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그 사람을 어떻게 만나게 됐더라.


달 : 지금 너 목소리, 조금 전이랑 달라졌어. 그 사람 이야기할 땐, 눈빛도 달라 그 시작엔 네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 있을 것 같네


우리 : 세이클럽 음악방이었어. 그땐 내가 CJ였고, 그 사람은 청취자였지.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방송했는데, 같이 하던 친구 소개로 실제로 만나게 됐고… 그게 오래 전이네.


달 : 오~ 요즘은 다들 어플이나 온라인에서 만나지만, 그땐 음악방송이 좀 창피할 수도 있었겠다. 우리 다음 카드 한 장 더 펼쳐볼까? 얘기, 거기서부터 이어서 해보자.


우리 : 맞아, 첨엔 별 기대도 없었는데… 어느새 서로 위로가 돼 있었어.

이 카드 일러스트에 여인, 뭔가 좀 무서워. 눈빛이 강하고, 옷도 되게 낯설다.


달 : 중세… 여왕 같은데, 따뜻하다는 느낌 같아 보이지 않아, 타는 듯한 붉은 머리에, 중세 치유사 분위기. 이 사람은 ‘강인한 의지’의 상징이야. 근데 지금 네 눈엔 무섭게 느껴져?


우리 : 나랑 너무 달라서 그런가 봐. 나는 요즘 무슨 결정을 하려면, 자꾸 망설여져. 뭘 하기도 전에, ‘내가 이걸 해도 되나?’ 싶은 마음이 먼저 앞서. 타인 눈치부터 보게 되고.


달 : 파인은 ‘내 자리’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타임은 그 자리에 ‘설 의지’에 대한 이야기야. 그걸 가로막고 있는 게 지금 네가 말한 ‘망설임’이고, ‘두려움’이야.


우리 : 요즘은 작은 일에도 쉽게 지치고, 뭘 하나 결정하려면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 자존감도 낮은데, 의지까지 없어진 느낌이야. 하루가 지나면, ‘난 오늘도 아무것도 못 했어’ 그 생각부터 나.


달 : 이 카드는 그렇게 주저앉은 마음에, 아주 조용히 다가와 너를 믿어도 된다고 해 , 네 감, 네 직관, 그거 틀리지 않았다고


우리 : 요즘 호흡도 짧아지고, 피로가 너무 쉽게 와. 잠을 자도 쉰 것 같지 않고… 이게 마음 때문인가?


달 : 타임은 실제로 항바이러스 효과도 있고, 정신적 탈진에 반응해. 숨이 얕아질 때, 기운이 없을 때, 몸이 먼저 ‘이제 멈추자’는 신호를 보내는 거야. 그걸 무시하지 말라는 거지.


우리 : 근데… 멈추면 더 불안해져. 가만히 있으면 자꾸 쓸모없는 사람 같고, 내가 너무 뒤처지는 기분이야.


달 : 지금 그 마음을 감싸줄 차크라는 ‘베이스 차크라’, 몸의 가장 아래 중심이야. 우리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아무리 머리로는 괜찮다 해도, 마음이 계속 흔들려. 빨간색이 지금 네게 필요한 이유는, 위가 아니라 아래부터 다시 힘을 주기 위해서야.


우리 : 나 , 나만의 커리어 잘 쌓을 수 있을까?

타고난 재능도 없고, 잘하는 것도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달 : 이 카드는 두려움은 계속 설 자리를 뺏아

하지만 네 안에 있는 의지는,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어

예를 들면 앞이 보이지 않을 땐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우리 : 나한테 그런 거 있나?


달 : 있어, 넌 어떤 일을 할 때 제일 즐거워?


우리 : 그나마 음악방송 할 때 즐거워했던 것 같아


달 : 그래 그거부터 시작하는 거야. 이번엔 마지막 카드야. 어떤 느낌이 들어?


우리 : 음… 신기하게 마음이 좀 차분해졌어. 여자는 항아리를 들고 있는데, 뭔가를 준비하는 모습 같아. 그림 자체는 조용한데, 그 안에 흐르는 힘이 느껴져.


달 : 맞아. 이 카드는 ‘준비’에 대한 이야기야.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 내 마음과 몸을 정돈하고, 내 삶을 내가 이끌어갈 수 있도록 의식을 다잡는 시간.


우리 : 이 사람… 보름달 앞에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야. 보통은 달빛이 부드럽게 느껴지는데, 이건 좀 단단한 느낌? 그동안 내가 너무 감정에 휘둘렸던 것 같아서 더 그렇게 느껴지나 봐.


달 : 감정에만 머물면 방향을 잃기 쉬워. 주니퍼는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그 목표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를 하라고 얘기해.


우리 : 사실 준비랄 것도 없는 것 같아서… 지금까지는 그냥 주어진 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았거든. 계획도 없고, 목표도 없고. 뭘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달 : 목표는 대단한 게 아니어도 돼. 단지 오늘보다 내일의 내가 조금 더 내 삶에 관여할 수 있다면, 그게 곧 준비야. 그리고 준비가 되지 않은 마음은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려.


우리 : 맞아, 자꾸 공허하고 불만이 쌓였어. 이렇게 살아도 되나, 나는 왜 아무것도 못 하고 있지… 그런 생각들이 계속 날 짓눌렀어.


달 : 그게 바로 주니퍼가 말하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감정들이야. 공허함, 실망, 자기 회의, 낮은 자존감… 그 모든 건 너의 잘못이 아니라, 준비할 틈조차 없이 달려온 결과야.


우리 : 그러면, 이제부터라도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정리해 보는 게 준비일까?


달 : 그렇지. 예를 들어, 음악방송을 다시 해보고 싶다고 했잖아. 그걸 해보려면 뭘 갖춰야 할지, 어떤 마음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는 거. 그게 준비고, 너 자신과의 작은 약속이야.


우리 : …근데 내 몸도 너무 피곤해서, 마음만 있어선 안 되는 것 같아.


달 : 그럴 땐 몸부터 정리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어. 이 카드는 실제로 몸 안의 독소를 배출하고, 피부나 관절, 순환 문제에도 도움을 줘. 그 해독작용이 단순한 몸 정리가 아니라, 감정 정화까지 연결돼.


우리 : 어쩐지 그림 속 여자가 들고 있는 항아리도, 그 안에 무언가를 담았다기보다는 비워내는 느낌이야.


달 : 아주 잘 봤어. 지금은 무언가를 채우기보다, 쌓여 있던 것들을 비워내는 준비가 먼저야. 그게 되어야 앞으로의 감정적 변화, 신체적 전환도 가능하거든.


우리 : 그래서 보름달이었구나. 채워진 게 아니라, 이제 비워야 하는 시기.


달 : 맞아. 그리고 이 카드는 ‘제3의 눈’과 연결돼.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진짜 나의 내면을 보는 감각. 이제는 밖을 보느라 지친 눈 대신, 내 안의 중심으로 시선을 돌려볼 때야.


우리 : … 조금씩, 해볼게. 작은 약속부터라도. 준비라는 말, 지금은 무섭지 않아.


달 : 그 말, 지금 너의 준비가 시작됐다는 뜻이야. 뚜벅뚜벅, 오늘 여기서부터.

에필로그


오늘의 이야기는, 삶에 지쳐, 평범하게 살아내느라, 자존감을 잃어버린 한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아직 이름을 찾지 못한 시간.

그 안에 있던 망설임과 공허함은

사실, 준비되지 못한 마음이 내쉰 작은 숨이었다.


누군가는 그걸 약함이라 말하지만,

누군가는 그걸 ‘살아내는 중’이라 불렀다.


이제는 조금 다르게,

한 발 천천히, 내 안을 향해 걸어가 본다.


무언가를 시작하기보다

무언가를 정리하는 일이 먼저일지도 모른다.


비워내는 준비,

가벼워지는 감정,

그리고 작지만 진심인 숨 하나.


그거면 된다.

오늘, 이 향처럼


오늘, 이 이야기를 읽은 당신께 전하고 싶은 음악


엄정화 – 페스티벌

: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 축제처럼.

당신 안의 빛은, 여전히 유효해요.

라라라 Smile again

라라라 Happy days


서영은 – 웃는 거야 (21학번 리메이크)


아무 일도 아닌데 자꾸 코끝이 시큰해져. 그게 나답지 않아서, 더 서러웠어.


모든 걸 혼자 짊어진 듯한 표정으로

나조차 나를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결국 나를 안아주는 건

스스로에게 건네는 이 한마디

“웃는 거야”


윤종신 – 팥빙수


한여름의 씁쓸함과 달콤함이 뒤섞인 계절, 아무 일 없는 날에도 괜히 눈물이 고이던 날,


그래도 괜찮아지는 순간처럼.

“팥빙수 하나 먹고 갈래?”


오늘의 향이 마음에 닿았다면,

블로그에서 그다음 장면을 만나봐요.

https://m.blog.naver.com/bina8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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