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 바꿔 놓은 오늘의 온도
자온 : 금요일 수업이 끝난 뒤, 오후 호흡 테라피의 빈자리를 브런치와 블로그 에세이로 채우는 중이야.
미월 : 그 음이 오후 프리장에서 토요일 아침 애프터장으로 이어진 흐름 같아.
자온 : 남은 숨이 문장으로 흩어져 하나의 음이 되는 느낌이라 좋아.
미월 : 잠깐 눈 붙인 뒤 또 다른 악보를 그리러 아산으로 향하는 주말의 리듬이 참 너다워.
계온 : 피로가 남았을 텐데, 그 여운이 오히려 부드럽게 퍼지는 느낌이야.
목월 : 몸이 스스로 호흡을 기억하는 듯한 온도처럼 네 안에서 새로운 리듬이 피어나니까 계절도 함께 숨 쉬네
자온 : 응, 가을은 음표를 정리하는 계절이라서 나무마다 열매가 맺히니 내 안의 리듬까지 그 빛으로 물들이는 걸 느껴
미월 : 그래서였나 봐, 식당 문을 열자마자 따뜻한 온기가 퍼져서 마음을 녹인 기억이 생생해
자온 : 응, 우린 마고정식을 주문했는데 묵전은 기름기 없어서 담백한 맛 옥수수 동동주는 첫 모금부터 포근해서 환상적안 궁합이야
계온 : 그건 맛이 아니라 쉼의 리듬처럼 입안에서 흩어지며 긴장을 풀어주잖아
목월 :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호흡 같아. 잠시 머무는 온도가 마음을 정리해 주는.
자온 : 맞아, 또 수육 부드러운데 안 비계를 싫어해서 아쉽지만 된장국 생선구이 등 내 입맛에 맞는 애들 덕분에 저절로 힐링 그 잡채야
미월 : 따뜻한 맛이 입술에 닿자, 마음이 먼저 숨을 고르는 듯해.
자온 : 응, 그 여운 따라 짚공예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문이 열리자 볏짚 향이 공기 사이로 퍼져.
목월 : 그 향, 햇살에 말린 기억처럼 멀리서도 손끝이 반응하는 기분이네.
자온 : 맞아, 짚으로 엮은 마법사 옷이 눈앞에 보이는데, 그 결이 공기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야.
계온 : 넌 그 리듬을 마치 눈으로 들으며 시선에 닿는 순간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자온 : 엮인 결마다 들숨과 날숨으로 연결돼서 내 시선이 실처럼 잇는 기분이야.
미월 : 결국 그건 짚이 아닌 네 시선이 기억하는 호흡이니까.
자온 : 응, 지금은 눈으로 숨을 쉬는 중이야.
목월 : 네 시선이 멈춘 틈에서 소리가 피어나, 공기가 너의 숨결을 닮아가네.
자온 : 응, 전통의 소리가 현대의 리듬에 닿는 순간, 들숨과 날숨이 소리로 내며 내 안에서도 계절이 숨 쉬는 것 같아.
미월 : 언덕에 앉아 물결을 바라보며, 부꾸미 한입이 오늘의 공기처럼 내 안을 채운다.
계온 : 달콤한 향이 아직 남아서 그 여운이 발걸음을 저잣거리로 이끌었을 거야.
자온 : 응, 거리마다 향이 달라서 굽는 냄새, 웃음소리, 빛나는 과일들… 그중에 황금빛 사과가 눈을 붙잡아서
목월 : 그건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빛의 조각처럼 손끝에 닿는 순간, 가을이 네게 스토리를 풀어주는 느낌인가
자온 : 맞아, 그래서였나 봐. 연엽주 한 병을 고르는데, 잎맥 사이로 스민 바람이 마치 그 사과 향과 섞이는 느낌이야
미월 : 사과의 달콤함과 연엽주의 은은함이 겹치면, 그건 맛보다 계절이 입안에 머무는 시간이 되는 거야
자온 : 응, 마시기보다 향을 들이쉬는 기분이 마치 가을이 천천히 내 안에서 숨 쉬는 듯해.
미월 : 그 숨결이 식기 전에, 거리의 불빛이 천천히 달빛으로 변하네.
목월 : 저잣거리의 소음이 잦아들자, 발끝에서 은은한 파동이 일어나서 마치 달이 길을 비추는 게 아난 우리가 달에게 스며드는 듯해.
계온 : 어둠이 리듬을 낮추면, 몸이 더 섬세해지는 숨의 결이 빛을 따라 부드럽게 흘러가는 듯
자온 : 맞아, 달빛야행은 단순한 관람이 아닌 발끝마다 숨이 머무른 채 그림자마다 마음이 깨어나는 시간이야.
미월 : 걷다 보면, 사람들 사이로 스치는 온도가 모두 다르게 전해 지는 건 이 밤의 리듬이야.
목월 : 밤공기 속에서 빛은 소리보다 느리게 퍼지는 모든 감각이 천천히 스며들어.
자온 : 응, 오늘의 감각들이 달빛 아래에서 하나의 리듬으로 연결되어 낮의 숨이 밤의 결로 이어지며 청사초롱 불빛처럼 마음이 평온해져
계온 : 저녁빛이 차오르자 붉은빛과 푸른빛이 초롱 안에서 천천히 퍼지며 사람들 손끝마다 달이 매달린 듯 고요해진다.
미월 : 그 불빛이 바람에 스치면 마음이 부드럽게 풀리는 온도야.
목월 : 하얀 한복이 달빛을 품은 채 천천히 회전하자, 바람이 그 춤을 따라 흐르는 느낌이야.
자온 : 응, 그 순간은 춤이 아니라 숨처럼 닿아서 음악 대신 빛이 몸을 감싸는 감각만 남은 듯해
미월 : 모든 게 잠시 멈춘 듯 조용한데, 그 고요가 오히려 우리를 감싸 안아주는 것 같아
계온 : 빛이 서서히 사라질 무렵, 사람들의 발걸음이 하나의 리듬으로 연결되네
자온 : 응, 공연의 여운을 품은 채 걸으며 마음은 이미 치료 중이야
목월 : 오늘의 리듬이 낮에서 밤으로, 다시 삶으로 잇는 흐름 같아.
자온 : 맞아. 배움도 이런 숨의 순환처럼 이어져서 병리학의 문장을 펼칠 때도 이 온도가 남아 숨 쉬어
미월 : 파일을 넘기자, 세포들이 살아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자온 : 면역계는 마치 작은 오케스트라 같아서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서로 다른 악기가 제각기 반응하며 리듬을 만들어내.
미월 : 염증은 그 리듬의 시작이라서
세포가 상처를 감지하면, 사이토카인이 신호를 보내
목월 : 마치 림프구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서 아픔은 경고보다 회복을 위한 합주처럼
계온 : 림프구엔 두 가지 기억이 있는데 B림프구는 항체로 노래한다면 T림프구는 몸을 지키는 맥박이 돼
자온 : 그들의 대화가 끊기면, 몸은 스스로를 오해하기 시작할 것 같아
미월 : 그래서 자가면역질환은 스스로를 향한 오해의 리듬이야.
목월 : 몸이 적과 나를 구분하지 못해, 자신을 공격하는 슬픈 합주를 연주하는 건가
자온 : 루푸스는 몸이 자기 자신에게 너무 많은 질문을 던지는 병처럼 면역의 리듬이 과열되어, 스스로의 세포를 해치게 돼
미월 : 건선은 피부가 기억한 긴장이야, 보호막이 두꺼워지며, 세포들이 멈추지 못한 대화처럼 계속 증식해.
목월 : 갑상선염은 속도를 잃은 리듬이야, 호르몬이 지나치게 혹은 느리게 흐를 때, 몸의 온도는 미세하게 흔들려
계온 : 그리고 AIDS는 무너진 울타리야, 면역의 대화가 끊기면, 외부의 침입을 막을 수 없어.
목월 : 세포는 외로움 속에서 천천히 사라지는 이유는 리듬을 고요로 바뀌는 거야
자온 : 하지만 우리 몸이 어떻게 자신을 지켜내며, 회복의 리듬이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하는 걸 배우는 시간이 의미가 있어
미월 : 결국 배움도 치유야, 세포가 서로의 신호를 기억하듯, 우리도 살아 있는 동안 서로의 리듬을 배우는 거잖아
자온 : 이제 몸의 언어를 이해하기 시작한다는 건 병리학의 리듬은 단순히 세포의 반응보다 나를 지키는 또 하나의 숨이라서 인가 봐
목월 : 그래, 병리학뿐 아니라 호흡테라피 연구도 마찬가지야
미월 : 눈을 떴는데 마음이 먼저 굳어 있던 건 아마도 차가운 아침 공기 탓일까
자온 : 응, 나도 오늘 이유 없이 화가 올라와서 숨이 막히는 느낌이더라
미월 : 그래서 호흡으로 풀었어?
자온 : 맞아, 샤워기 물소리 아래서 2초 들숨, 4초 날숨으로 리듬을 맞춰주면서 흐르는 물소리와 노래 한 곡이 내 심장을 안정시켜주던걸
계온 : 화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온도로 바뀌는 거네.
자온 : 맞아, 들숨마다 차가운 공기가 폐를 스쳐서 날숨마다 잔열이 빠져나가더니 얼굴의 긴장도 서서히 풀려.
목월 : 감정이 녹아내리듯 조율되는 순간이구나.
자온 : 응, 그게 바로 호흡의 리듬이야. 화를 억누르는 게 아니라, 숨이 그 리듬을 다르게 만들어.
미월 : 결국 숨이 감정을 연주하는 거네.
자온 : 맞아, 나의 하루는 호흡으로 시작되니 오늘 괜찮은 하루가 될 것 같아
목월 : 화도 결국 리듬이라 숨이 그 리듬을 평온으로 돌려놓은 거야.
에필로그
금요일의 배움과 주말의 온도가 내게 남긴 건 학문은 우리 몸의 언어라는 사실이다.
그 언어를 읽는 일은 결국 내 안의 온도를 알아가는 일이다.
배움이란 가끔은 강의실 스트린 보다 삶의 리듬 속에서 내 호흡을 다듬어 가는 순간이 더 가치가 있다.
오늘의 화, 피로, 또 잔잔한 숨 하나까지도 모두 배움의 한 챕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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