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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신체 리듬

심장이 택한 호흡의 병리학

by 빛나

자온 : 오늘따라 마음이 약간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듯해


미월 : 왜 무슨 일 있어


자온 : 이유 없이 심란한 느낌이랄까, 금요일 워크숍 못 간 게 아직 마음에 남아, 대학원 처음이자 마지막 워크숍이었는데 놓쳐버려서 아쉬워


계온 : 그래도 어쩔 수 없었던 건 그날 아로마 심리상담 예약이 있었잖아


자온 : 응, 그날만 시간이 된다 해서, 코인도 나한텐 중요한 일정인걸


목월 : 그럼에도 지난 일을 자꾸 꺼내서 생각하는 건, 가을 타는 거 아닐까, 아침 일찍 이동 중이라 더 그런가 봐


자온 : 그런가, 커피 마시며 차로 이동하는데 길가에 갈대가 흩날리는 모습이 눈길을 붙잡더라


계온 :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는 아침이네


자온 : 맞아, 거기다 플레이리스트에서 김윤희 그녀의 웃음소리뿐이 흘러나오는데 감정이 확 터지더라


미월 : 어떤 의미도 어떤 미소도 세월 속에 흩어지는 그 노래 맞아?


자온 : 응, 내가 지금 느끼는 놓아야 하는 마음이랑 그 가사가 닮아서 심장 깊은 곳의 한편이 쓸쓸해


미월 : 그런 쓸쓸함이 어쩌면 호흡이 나를 부르는 포인트일 수 있어


자온 : 그래서 갑자기 이번 주말 보강 수업 영상 집중이 이상하게 깊어져 가는 느낌이야


계온 : 몸이랑 마음이 같은 결로 이어지니까 그게 몰입으로 바뀌는 것 같아


미월 : 교수님이 말한 45도 시선이 마음 각도를 바로 세우는 듯해 시선이 아니라 중심을 다잡아주는 각도인 거야


목월 : 시선을 두는 순간 생각이 고요해져서 감각이 심장 깊이 스며드는 느낌이라 마치 뇌가 숨을 고르는 것처럼


자온 :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편한 이유가 나한테 맞는 자리에서 들숨과 날숨이 더 자연스러워서인가 봐


미월 : 교수님이 한적한 곳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앉으라 하셨는데 넌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가는 차 안에서 듣더라


자온 : 응 차 안에서 들으니까 움직임이 끊기지 않아서 한 곳만 응시보다 더 편해, 차 진동이 파도처럼 이어지며 그 속에서 숨이 편해지는 느낌이 좋더라


목월 : 파도 소리랑 자가용의 진동이 닮아 서 그 리듬이 이상하게 마음을 가볍게 해 준 것 같아


자온 : 영상 속 음악이랑 차 안 진동이 겹치니까 심장이 들뜸이란 라벨링을 저절로 붙이게 돼


계온 : 숨이랑 음악이 한 결로 이어지니까 집중이 아니라 몰입이 되어서 생각이 아닌 감각으로 이어지는 흐름이구나


미월 : 그게 명상의 시작이야, 생각을 줄여서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은 시간이야.


목월 : 명상은 멈춤이 아니라 흐름이야 숨이 지금으로 이어지면서 마음이 다시 맑아지는 일


자온 : 난 아직 명상은 거부감이 들지만 새소리와 노래 진동이 나한테 대화를 걸어 나만의 호흡법을 만들어보라는 듯해


계온 : 너만의 호흡법 좋은 생각이야, 긴 숨은 길구나, 짧은 숨은 짧네, 그 단순한 알아차림이 뇌의 주의 회로를 켜주니깐


미월 : 전두엽이 통제를 내려놓으면 두정엽이 감각을 받아들이는 순간이 생각이 아니라 존재로 돌아가는 회로


목월 : 그때 DMN은 쉼을 , FPN이 깨어나 CON이 스위치를 눌러 지금으로 복귀하는 거야 그게 트리플 네트워크의 리듬이야.


자온 : 결국 호흡은 뇌의 방향을 되돌리는 일처럼 생각이 아니라 현재를 기억하는 신호 같아.


계온 : 숨이 하나의 언어처럼 느끼는 교감과 부교감이 리듬을 바꾸며 균형을 잡는 과정인가


미월 : 그 리듬 속에서 불안이 내려가면 과잉된 회로가 정렬되어 생각은 가벼워지면서 마음은 투명해져


목월 : 그래서 명상은 종교가 아니라 회복의 신경학이야? 과열된 뇌를 고요하게 다시 세우는 일


자온 : 생각이 사라질 때 주의가 돌아오게 되는데 주의가 돌아올 때 마음이 살아나는 거야


계온 : 명상은 결국 뇌의 리셋이야 숨 하나로 기억과 감정의 회로가 다시 연결되니까


미월 : 그 순간 우리가 하는 건 비우는 게 아니라 정렬이야 나를 다시 내 자리로 돌려놓는 행위


목월 : 호흡 하나에도 전환이 많아 주의가 떠나면 DMN이 깨어나, 이탈을 알아차리면 ACC가 반응, 돌아오면 FPN이 복귀, 그 반복이 명상의 리듬이야


자온 : 그러니까 호흡은 가장 오래된 신경치유의 언어네 마음이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거잖아.


계온 : 명상 중에 감정이 스칠 때마다 이름을 붙여보면 두려움 따뜻함 고요함 등 단어가 붙으면 감정이 부드럽게 식어가는 기분이야


미월 : 그건 라벨링이 언어의 기술이 되어 편도체가 잠시 쉬는 동안 마음은 정리, 숨은 다시 흘러


목월 : 하지만 그 이름에 오래 머물면 감각이 닫혀 단어는 다리일 뿐 머무는 집은 아니야 이름을 붙이되 다시 숨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자각이야


자온 : 생각이 멈추는 순간 감각이 입술로 터져 나오는 멘트의 시작처럼 뇌의 언어가 아니라 몸의 언어로 듣는 시간인걸


미월 : 그래서 명상은 ‘알아차림의 순환’이야 떠남과 돌아옴 그 반복이 결국 회복이 되니까


목월 : 주의가 돌아올 때마다 마음이 정돈되면 그 리듬 속에서 자율신경이 균형을 잡아줘


자온 : 호흡이 그 모든 걸 연결해서 뇌의 리듬 마음의 리듬 감정의 리듬까지 하나로 연결해 주는 듯해


계온 : 숨은 지금이라는 시간의 증거야 그 안에서 우리가 다시 깨어나니까


미월 : 오늘 수업에서 느낀 건 마음이 지금으로 돌아오면 세상도 다시 밝아질 것 같아


목월 : 주의가 돌아오는 순간 마음은 치료가 되어 그 회복이 결국 나를 다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거야


자온 : 그래서 강의를 들으면서 난 라벨링을 붙여 주는 일이 흥미롭더라

좋다, 편안하다, 행복하다


미월 : 너 순간 느낀 감정을 혼자만 간직하지 않은 채 톡방에 교수님과 학우분들께 나눠주던데


자온 : 응, 나만 느낀 순간 감정이라 나눠야 할지 망설이다가 표현은 내 몫 읽는 건 내 몫이 아니라는 생각에 스쳐 결국 올려보았어


미월 : 표현을 나누는 순간 마음의 리듬이 다른 감정과 맞닿아서 공명의 시작이 돼


자온 : 그래서일까, 이번 주말엔 몸이 먼저 바깥으로 나가자며 재촉하더라


계온 : 네가 선택한 곳은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치맥 축제였구나


자온 : 응, 송탄에서도 축제가 있었는데, 가수 이름은 기억 안 나, 주차가 복잡할 것 같아서 완주를 선택했어


목월 : 바람 냄새, 볕의 온도, 사람들의 웃음소리, 그런 감각들이 다 살아 있던 곳이네


계온 : 명상에서 배운 호흡이 현장에서도 이어져, 리듬이 사람들의 숨결과 섞였을 것 같아


자온 : 맞아, 햇살 아래서 맥주 한 모금 마시는데 숨이 깊어지더라,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며 심장이 평온해지던 느낌이 좋아


미월 : 그건 몸이 기억하는 회복이야, 병리학적으로도 부교감이 활성화되면 심박이 안정되어 근육이 이완돼


계온 : 맥주의 쓴맛은 미각신경을 깨워서 교감과 부교감의 균형을 다시 맞춰줘, 그게 생리적 조율이야


목월 : 그래서 여행은 명상의 연장이야, 뇌가 잠시 쉬어가며, 몸이 대신 감정을 순환시키는 시간


자온 : 맞아, 닭가슴살 전이랑 큐브스테이크 냄새가 섞인 바람 속에서 생각이 아닌 감각이 먼저 웃더라


미월 : 감각이 깨어나는 순간, 마음은 이미 회복의 단계로 들어가는 거야


목월 : 호흡이 음식의 향과 사람의 소리로 변주되는 축제, 그게 신경의 회복 리듬이야


자온 : 그래서 그런가, 주말에 집에서 조용히 보강 수업 강의를 듣는 대신 축제 가는 길 차 안에서 영상을 들은 게 탁월한 선택 같아


미월 : 결국 여행도 명상이야, 걷기, 마시기, 숨 쉬며 현재를 기억하는 일


자온 : 나도 그렇게 느껴, 명상이란 단어를 아직 거부하지만 일상이 명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목월 : 단어는 형태만 바뀐 것뿐 같아, 그날의 음식도, 공연도 마음에 닿았다면 그게 명상의 실체인 거야.


자온 : 맞아, 인상 깊은 건 모든 게 의미도 가치도 있었는데, 공연이 유독 남아, 마미손 무대는 80~90년대생을 위한 축제처럼 느껴졌거든


계온 : 세대의 리듬이 감정 회로를 자극한 걸 거야, 도파민의 진동이 신경의 리듬을 바꾸는 순간이니까


미월 : 병리학에서도 리듬은 중요한 키워드야, 세포의 리듬이 깨지면 병이 시작돼


목월 : 맞아, 정상세포는 성장과 사멸의 순환을 지키지만, 암세포는 그 리듬을 잃은 세포야


자온 : 병리학적으로 보면 죽지 못한 세포가 끝없이 분열하며 자신을 잊는 상태, 그게 종양이잖아


계온 : 결국 생명은 흐름인데, 병은 그 흐름이 멈춘 곳에서 시작돼


미월 : 그래서 명상은 병리학의 반대편에 있어, 멈춘 생리의 리듬을 다시 이어주는 행위


목월 : 호흡 하나가 세포의 순환처럼, 들숨은 생성, 날숨은 사멸, 그 반복이 회복의 생리야


자온 : 그러니까 호흡은 마음의 세포를 되살리는 병리학적 처방이네


목월 : 그래, 병리학적으로 보면 음악 자극이 시상하부를 거쳐 도파민 분비도 촉진해


미월 : 맞아, 그게 감정의 ‘보상 회로’야, 뇌가 쾌를 기억해서 신체가 다시 안정되는 구조, 결국 심리 회복은 생리의 순환과 닿아 있어


목월 : 마음의 병도 결국 몸의 언어로 따져보면, 병리학은 치료의 로드맵으로 쓰일 수 있어


자온 : 그래서였나 봐, 음악이 끝난 뒤에도 몸이 먼저 반응한 건 심장이 두근대면서도 이상하게 안정되는 기분


미월 : 그건 감정과 신체가 동시에 리듬을 회복한 증거야, 오늘 이야기도 결국 하나의 순환이네

에필로그


호흡이 멈춘 자리마다 마음이 피어난다. 그건 회복이 아니라 생의 리듬인걸


생각보다 몸이 먼저 기억하는 건 가을의 리듬은 그렇게 심장에서 시작된다.


금요일의 배움의 리듬 7주 차 중간고사 및 위크숍 있던 대학원 수업 벌써 절반이나 지나간 어느 가을날이다.


https://m.blog.naver.com/bina8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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