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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재테크 Aug 22. 2024

암투병+싱글맘의 첫 부동산 경매 이야기

1천만원으로 시작해 '서민갑부' 출연까지 -쿵쿵나리- 

사람들은 부동산 경매를 하기 위해 돈이 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권리분석, 대출, 명도, 임대, 매도… 불확실성 때문에 완벽하게 공부한 뒤에 시작하겠다고도 한다. 


나는 모든 일에 기교보다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교를 익히는 방법은 많다. 학원, 책, 세미나, 유튜브 등등. 하지만 백날 이론을 배워봐야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소용없다. 


2009년 처음 경매를 시작했다. 출장길 기차역 편의점에 진열된 '39세 100억, 젊은 부자의 부동산 투자법'을 사다 읽었다. '제목도 유치찬란하네. 나랑 동갑인데 100억을 벌었다고?' 하는 생각 반, 반신반의하는 게 반이었다. 


욕을 한바가지 하며 배가 아팠다. 이거다 싶으면 무를 자르든 호박을 자르든 뭔가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바로 경매책 몇 권을 더 읽었다. 당장 수중에 돈이 없어 신용대출로 1천만원을 받았다. 그리고 물건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단돈(?) 1천만원으로 살 수 있는 부동산이 수도권에 있겠나. 지방으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눈에 대전이 들어왔다. 



회사 일을 핑계로 대전을 들락거렸다. 여기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정보를 줄 만한 사람도 없으니 도통 입지분석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택시였다. 


"아저씨, 제가 인천에서 이사오려는데 돈이 별로 없어요. 저렴하게 살기 좋은 곳이 어디에요?"


그렇게 문화동을 소개받았다. 아저씨 말처럼 시내도 가깝고, 학교와 대학병원도 잘 갖춰져 있었다. 동네에는 병원 직원들이 많이 자취하는 모양이었다. 부동산을 돌아보니 방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였다. 


그날 밤 모텔에서 밤새 물건을 검색했다. 그리고 찾았다. 출장을 하루 연기했다. 


찾아낸 빌라는 외형상 좋아보였다. 10년 정도 된 것 같고, 빌라치고는 대단지였다. 주차라인도 선명히 그려져 있었다. 관리가 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4층으로 올라가 계단 사이 창문을 내다보니 경치가 끝내준다. 


다시 부동산을 찾아 임대로 내놓은 다른 호수를 방문했다. 구조도 괜찮고, 살기 좋단다. 공인중개사는 선계약금을 걸고 가는게 좋겠다고 했다. 지갑을 안 가져왔다고 뻥치고 튀었다. 



경매 당일, 나 혼자 최저가에 30만원을 더 써서 6030만원에 단독 낙찰받았다. 다들 웅성거린다. 


"단독이야? 누가 빌라를 1차에 받아. 미친거야?"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상관없다. 나는 자신 있으니까. 


우락부락하게 조폭처럼 생긴 소유자는 협박할 줄 알았는데 2달만 더 살게 해달라고 했다. 이사비 없는 조건으로 간단히 명도 협상을 끝났다. 약속대로 정해진 날짜에 이사도 했다. 


다시 살펴보니 빌라 4층 꼭대기지만, 별도로 30평이 넘는 옥상정원을 단독으로 쓸 수 있는 구조였다. 정자를 설치해 바비큐파티도 할 수 있었고, 창고도 설치할 수 있었다. 일종의 보너스인 셈이었다. 



빨리 도배와 장판, 현관문 등 이것저것 교체하고 사을 찍어 인터넷과 부동산에 동시에 내놨다. 사정이 딱한 젊은 아기엄마에게 5500만원에 전세를 주기로 했다. 


몇 년이 흘렀다. 재건축 이야기가 등장하며 이 빌라의 매매시세는 90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 전세 시세는 8000만원 정도다. 임차인은 전세 시세가 올랐는데 그대로 연장해줘 고맙다며 A4용지에 장문의 편지를 써서 화장품과 함께 보내왔다. 


마이너스 통장 1000만원으로 6000만원짜리 빌라를 낙찰받아 전세를 5500만원에 놓았다. 결과적으로 5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한 셈이다. 


이처럼 입지가 좋은 곳은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초보 시절이라 이런 호재가 있을 줄 알고 낙찰받은 것은 아니지만, 현장조사를 다니면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설령 매매가 되지 않더라도 임대는 잘 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나를 그곳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 


부동산은 내가 뛰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얻어진다. 전문가들이 하나하나 기술을 알려주다 못해 밥상까지 차려 놓아도 수저를 들지 못하면 먹을 수가 없다. 


무식한 아줌마도 필 꽂혀 무섭게 달려드니 하나가 두개, 세개, 열개, 백개가 넘었다. 퇴근시간 회사를 나오며 '오늘도 수고했다' 생각하지 말고, 다시 아침을 맞았다고 생각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인생 뭐 있나. 나답게 사는 것. 그게 행복이고 진짜 나 아닐까.




위 글은 행복재테크 칼럼니스트 쿵쿵나리님의 칼럼과 책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를 재편집했습니다.




<유튜브 행크TV 출연 영상으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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