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집행 과정 및 집행 당일 이야기
한번 낙찰을 받아봐야 경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겠다고 생각했다.
법원경매정보 사이트를 통해 입찰할 물건을 찾아내고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전입세대원조사 등을 일일이 알아보면서 하나씩 배워나갔다.
결국 두 번의 패찰을 경험한 뒤 처음으로 아파트를 낙찰받았다.
낙찰 당일 아파트에 방문해 초인종을 눌렀으나 인기척이 없었다. 현관에 쪽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내용증명을 보내고, 이후 여러 번 방문했으나 점유자는 집에 있으면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어떤 방법으로든 접촉할 수 없으니 결국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개문해 강제집행 계고를 하는 날, '보통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던데'라고 생각하며 이 과정을 사진 찍어 점유자에게 보냈다.
그제야 전화가 득달같이 오는데… 아마도 예고 없이 개문할 줄은 몰랐던 듯하다.
합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유자는 며칠 뒤 아빠라는 사람에게 모든 일을 위임하고는 다시 연락두절됐다.
아빠는 역시 컨설팅회사 직원이었는데 '돈 좀 있는 집인데 아들 사업 문제로 이렇게 됐다'는 평범한 레퍼토리를 썼다. 안심한 덕분에 시간 끌기에 당했다. 3주가 날아갔다.
강제집행하기 전 주는 시간은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있는 집 아닌가. 금전적 손해를 후회하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그동안 강제집행에 필요한 절차는 꾸준히 진행했다.
점유자는 집행 일주일을 남기고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일정을 미뤄달라고 했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기에 집행관과 일정을 조율했다.
아빠님께서는 추석 연휴까지는 살게 해주겠다고 장담한 듯 보였으나 그러면 2주간 대출이자는 어쩌라고. 집행관에게 연락해 추석 전 강제집행을 강행하기로 했다.
집행 속행신청과 예납을 끝으로 집행을 남겨두었음에도 점유자는 여전히 연락 없었다. 집행관은 '마지막까지 협의를 해보라'고 권유했지만 연락이 닿아야지.
연락처로 집행 절차 관련 문자라도 남겨주는게 좋다기에 집행 당일 '오늘 몇시에 집행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전날 통보하면 점유자가 집행비, 보관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화할 자산'들을 들고 야반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점유자의 생각을 전혀 알 길이 없고 이제까지 연락을 피한 것으로 보면 강제집행비용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이 판단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본인들 귀중품으로 시작해 10톤에 달하는 짐이 있기에 수백만원의 집행비용은 수월하게 협상할 수 있었다.
집행에는 39평 아파트에 14명의 노무인력(집행관 제외)이 참여해 약 2시간 소요됐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삿짐은 뾱뾱이로 싸서 물건이 상하지 않게 한다면, 강제집행에서 짐은 말 그대로 박스에 마구잡이로 담고 그릇을 포함해 전자제품도 막 넣는다. 거의 깨진다고 보면 된다.
일련의 과정을 보며 절대 강제집행당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냉장, 냉동, 김치냉장고에 있는 음식은 보관창고로 이동되지 않는다. 점유자에게 찾아갈 시간을 하루 준 후 낙찰자가 처분해야 한다.
물고기는 생물이라 집행에서 제외됐다. 점유자와 상의 후 처분하거나 가져갈 수 있도록 하라는데, 나중에 등장한 점유자의 아내가 처분해도 된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생물이 죽으면 손해배상청구가 역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집행관은 신신당부했다)
집행비용은 보관창고료 10톤 140만원, 집행비 150만원, 예납금 약11만원으로 총 301만원이 들었다.
계산상 한달에 120만원 이자를 내야 했기에 집행비용 300만 원을 써도 된다고 생각했다.
한달 끌려갈 때마다 지불하는 이자비용, 신경 쓰는 스트레스 비용을 감안해 집행을 서두르는 게 더 좋은 수익구조를 만드는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낙찰 후 행복재테크 카페에 매일 접속해 정보를 얻고, 인터넷 검색+발품으로 협상과 강제집행까지 진행한 1호 물건의 명도가 이렇게 끝났다.
책 한권으로 자본금의 50% 수익을 만드는 과정을 겪으며 참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거의 전재산을 걸고 움직여야 하는 사이즈라 강제집행까지 했지만, 결국은 명도의 열쇠는 낙찰자에게 있으니 조급할 것은 없다는 말이 맞았다.
모든 낙찰자가 점유자에게 끌려다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 과정에 도움을 받은 행복재테크에 감사인사를 전한다.
위 글은 '행복재테크'카페 김회장1님의 경험담을 재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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