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으로 부동산 경매를 시작하려면? [현명하게 부동산 경매하는 법2]
경매 초보자들에게 목표를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비슷하다.
"싸게 낙찰받고,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매월 50만 원씩, 100만 원씩 따박따박 들어오면 좋겠어요. 그게 쌓이면 경제적 자유도 금방 얻겠지요?"
장밋빛이다. 햇살 가득한 마당에서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휴대폰으로 통장에 꽂힌 월세를 확인하는 로망이 곧 실현될 것만 같다.
계산기를 두드려보자. 종잣돈 5,000만 원을 쥐고 있다. 이 돈으로 운 좋게 수익률 6%짜리 물건을 세팅했다면, 1년에 손에 쥐는 돈은 300만 원, 한 달에 25만 원 꼴이다.
여기서 대출이자와 재산세를 내고, 유지보수 비용과 중개 수수료까지 빼면… 세입자가 몇 달 월세를 연체하거나, 운이 나빠 몇 달 공실이 되면…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
종잣돈이 부족하고 자산을 불려야 하는 초보자는 자본을 1년에 두 번, 세 번 끊임없이 굴려서 파이를 키우는 데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매일 달걀을 낳아주는 산란계가 아니라, 단기간에 몸집을 불려 내다 팔 육계다.
생각을 바꿔보자. 경매는 철저한 '유통업'이자 '사업'이다.
동대문에서 옷을 떼어다 약간 수선해 마진을 붙인 뒤 소매로 파는 비즈니스 모델 어떤가. 옛날엔 아주 좋았고, 지금도 잘만 하면 나쁘지 않다.
같은 방식인데 취급하는 품목이 부동산이라면?
법원이라는 합법적인 도매 시장에서 시세보다 20~30% 싸게 물건을 매입(낙찰)하고, 약간의 가공(명도 및 인테리어)을 거쳐, 소매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판다.
이것이 초보 경매 투자의 메커니즘이다. 이 마인드를 장착하는 순간, 입찰할 물건을 고르는 기준 자체는 180도 달라진다.
임대업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여기에 세입자가 잘 들어올까?'를 고민하며 누구나 탐내는 안전하고 깨끗한 물건만 찾는다.
하지만 유통업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얼마나 빨리, 얼마에 매도할 수 있을까, 투입하는 노력 대비 마진은 얼마인가'를 계산한다.
겉보기에 낡고 쓰레기집이더라도, 권리관계가 꼬여 남들이 입찰을 꺼리더라도,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해서 시세대로 매도할 수만 있다면 최고의 사업 아이템이 된다.
오히려 남들이 더럽고 복잡하다고 피하는 물건일수록 도매가는 턱없이 낮아지고, 소매로 팔 낙찰자의 마진은 극대화된다.
경매는 내가 매입 원가를 결정하고(입찰가), 내 노력으로 상품 가치를 높이며(명도와 인테리어), 내가 원하는 마진을 붙여 시장에 내놓는다.
이건 투자의 전 과정을 내가 100%통제하는 비즈니스다.
사업소득 관점으로 접근할 때 가장 챙겨야 할 지표는 '자본의 회전율'이다.
유통업 관점에서 보자. 종잣돈은 5000만 원.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서 실투자금 2,000만 원으로 소형 빌라나 소형 아파트 하나를 낙찰받았다. 시세보다 1,500만 원 싸게 샀다면, 적당히 수리해서 단기 매도할 경우 세금과 부대비용을 떼고도 보수적으로 1,000만 원의 순수익이 남는다.
만약 이 모든 과정(낙찰-명도-수리-매도)을 6개월 안에 끝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수중에는 6개월 만에 원금 2,000만 원과 수익 1,000만 원을 더해 총 3,000만 원의 현금이 들어온다. 남겨두었던 3,000만 원의 종잣돈과 합치면 종잣돈은 6,000만 원으로 불어난다.
이렇게 불어난 총알로 하반기에 똑같은 사이클을 한 번 더 돌린다. 1년 동안 자본을 두 번 회전시켰을 뿐인데, 종잣돈은 5,000만 원에서 7,000만 원 이상으로 뛴다.
이것이 바로 단기매매가 만들어내는 복리의 힘이다. 이렇게 스노우볼을 굴려야 한다.
물론 이 과정은 우아하지 않다. 점유자와, 인테리어업자와, 부동산과 마찰이 있을 수도 있다. 공부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지금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닌가? 세상에 아무런 스트레스와 노력 없이 1년에 수천만 원의 순수익을 안겨주는 사업은 없다. 발품팔고, 협상하고, 포장해서 파는 이 노동은 분명히 가치 있는 땀방울이 되어 소고기로 우리 가족 입에 들어온다.
돈이 돈을 벌게 하고, 그 돈이 한곳에 고여 썩지 않도록 계속 굴리고 굴리다 보면 경제적 결승선에 남들보다 10년은 일찍 도착할 수 있다. 충분히 그런 사람 많다. 행복재테크에는.
당장 집을 사러 돌아다닌다고 가정해보자. 누수가 있거나, 세입자가 버티거나, 등기부등본이 지저분하면 웬만해선 피하기 마련이다. 대안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하지만 경매시장에서 이런 하자와 리스크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입찰가를 사정없이 후려칠 수 있는 '할인쿠폰'이다.
물건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겉보기에도 번듯하다면 아무나 입찰할 것이고, 낙찰가는 시세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높을 수도 있다. 유통업자에게 마진이 없다는 것은 인형뽑기에 5000 원을 써서, 시중에서 5000 원에 파는, 1000 원짜리 인형 하나 뽑은 것과 같다.
예를 들어 경매와 공매가 동시에 나온 특수한 물건이 있다. 초보자들은 두 번 다시 클릭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권리분석도 되고, 경매와 공매의 차이도 알고, 이런 사례들을 충분히 공부해뒀다면 이런 물건부터 찾는다.
명도가 까다로워 보이는 위장 임차인이 있다면? 정확한 법적 절차의 이해와 정교하게 작성된 내용증명 한 통으로 상대를 압박해 손쉽게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저렴하게 낙찰받았을 테니 안 되면 진짜 강제집행 직전까지 가거나, 싸게 받았으면 집행할 수도 있고.
더럽고, 망가지고, 서류상 권리가 복잡하게 꼬여있는 물건일수록 사업가에게는 더 큰 마진을 남길 수 있는 원석이 된다.
결국, 수익의 크기는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리스크의 크기와 비례한다.
단기매매 개념으로 경매를 보면, 국세청은 가장 든든하지만 무서운 동업자가 된다.
세법상 개인이 부동산을 취득하고 1년 이내에 되팔아 차익을 남기면, 무려 70%(지방세 포함 77%)라는 양도소득세율을 얻어맞게 된다. 뼈빠지게 고생해 1,000만 원의 시세 차익을 냈는데, 세금 내고 나면 230만 원 남는다?
그래서 경매를 제대로 하려면 절세부터 공부해야 한다. 세금을 합법적으로 줄일 수 없다면 단기 유통업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인을 설립해 단기매매에 따른 세금을 법인세율 수준으로 대폭 낮추거나, 매매사업자 등록을 통해 양도소득세가 아닌 종합소득세율로 정산받는 등의 '사업적 세팅'이 필수다.
취득세, 종부세, 양도세의 거대한 흐름을 꿰뚫고, 현재 나의 자금 상황에서 어떤 명의로 어떤 물건을 사야 가장 많은 수익을 내 통장에 꽂을 수 있는지 입찰 전부터 철저하게 기획해야 큰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수익을 내는 공격의 기술(권리분석과 낙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번 돈을 합법적으로 지키는 절세의 기술이다. 세금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부동산 투자의 끝은 결국 세금과의 싸움이며,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세금을 통제하고 기획해야만 진짜 돈을 벌 수 있다.
이야기가 조금씩 재미있어지는데…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전투 준비'를 시작해보자.
위 내용은 행복재테크 카페에 선 연재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