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약속이 있다.
쌀쌀해진 날씨. 포근한 이불속.
겨우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한다.
머리카락은 또 왜 이렇게 긴지.
말릴 때도 한참 걸린다. 팔 아파.
그래도 음악과 함께라면 외출 준비 흥이 나지.
얼굴에 찍어 바를 것 찍어 바르고.
오랜만의 화장이니 립스틱도 발라 본다.
흥얼거리는 콧노래. 거울 속 내 모습.
안 바른 것보단 훨씬 낫군.
약속 장소까지 얼마나 걸리더라.
이런, 시간이 조금 남는다.
목이 말라 물 한잔 마시고. 아,
뿔싸. 갑자기 힘이 쭉 빠져버렸다.
외출 준비만으로도 힘들어버리는 나, 정상인가요?
잠시 침대로 가자.
좀 누워보자. 힘들다.
오늘은 약속이 있다.
쌀쌀해진 날씨. 포근한 이불속.
나가기 싫다. 하지만
힘을 내 보자. 넌 할 수 있어.
겨우 몸을 일으켜 옷을 주섬주섬 껴입고
현관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