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열정을 응원하며
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순간, 그것도 그냥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훅 들어오는 순간, 나이 들었음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합니다. 가수 김진호의 노래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 가사에 마음이 울컥해지기도 합니다. 꽃이 주는 기쁨 뒤에 아쉬움과 공허함, 쓸쓸함이 함께 묻어있다면 정말로 나이 들었음을 선언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거부하는 것이 오히려 더 쓸쓸한 것 같아 이제는 나이 듦을 당당히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전라남도 나주시 영산강 변에는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유채꽃의 노란 색은 여느 노랑과는 다른 느낌이 납니다. 유채잎의 초록을 단순히 초록이라 표현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지만, 무어라 표현해야 할지 적당한 낱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런 초록을 품고 있어서 그런 노랑이 되는 걸까요?
유채꽃은 청춘을 느끼게 하는 노랑입니다. 나에게 있었던 청춘을 떠올려보게 합니다. 하지만 청춘 시절의 아쉬움이 많기에 노랑꽃을 보면서도 아쉬움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아쉬움을 극복해보고자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발전은 더디지만 배우는 일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요즘은 낭독을 배우는 일에 빠져있습니다. 책을 소리내어 읽는 일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책을 읽는 일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기에 뭐가 어려울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아니 조금 어렵습니다. 듣는 이에게 잘 전달해야 하니까요. 내 마음이 낭독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또한 어렵기도 합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작가의 삶이 반듯해야 한다는데 낭독할 때도 낭독자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좋은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참으로 많습니다.
오늘은 낭독 수업이 있는 날입니다. 목이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목 컨디션이라도 잘 관리해두어야 수업에 참여하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데 걱정이 됩니다. 문득 냉동고에 들어있는 레몬 조각이 생각났습니다. 유기농 레몬을 생산하는 제주도 농민에게서 구입하여 만들어 둔 레몬 조각입니다.
레몬 조각을 만드는 방법은 유기농 레몬을 3번 정도 깨끗이 씻어 슬라이스 해 줍니다. 비닐을 한 장 깔고 그 위에 레몬 슬라이스를 잘 펴서 놓고 다시 비닐을 한 장 깔고 레몬 슬라이스를 놓습니다. 이렇게 비닐과 레몬 슬라이스를 켜켜이 쌓아 냉동실에 얼리면 됩니다. 하루 정도 지나 레몬이 얼었으면 래몬 조각만 모아 비닐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해 두면 됩니다.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물이 잘 마셔지지 않습니다. 그럴 때 레몬을 한 조각 넣어서 마시면 상큼한 맛이 나 물을 많이 마실 수 있습니다. 레몬 한 조각을 머금컵에 넣어 계속 물을 보충해서 마셔도 좋습니다. 하루 레몬 한 조각이면 물 1L는 거뜬히 마실 수 있습니다.
레몬을 설탕에 절여 레몬차도 만들어보고 레몬 잼도 만들어보았지만 가장 편하게 즐기는 방법이 레몬수입니다. 레몬이 생산되는 2월 레몬을 슬라이스 해서 냉동실에 보관해 두면 1년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레몬은 항암, 피로 회복, 피부 미용, 면역력 증진, 살균 작용, 다이어트, 구취 예방, 이뇨 작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집에 비상식품으로 보관해도 좋을 듯 합니다.
감기 기운으로 목이 칼칼할 때, 따뜻한 물에 레몬 한 조각을 넣어 마시면 입 안에 침이 고이면서 건조한 목이 촉촉해집니다. 하필 낭독 수업이 있는 날 기침이 나오고 목이 답답하여 마음이 무겁지만, 레몬수를 옆에 놓고 레몬수가 기침을 가라앉게 해 주기를 소망하며 낭독 수업을 기다립니다.
유채꽃 빛깔과 레몬색은 비슷한 노랑입니다. 설레이고 희망을 주는 노랑이지요. 나이 들어가는 나를 주저앉히지 않고 도전하게 하는 노랑입니다. 유채꽃을 보면서 책을 낭독하고 있을 나를 생각하는 순간은 행복했습니다. 배움의 열정을 가진 나를 응원하게 해 준 유채꽃과 레몬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