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by 고지윤

우리는 커가며 깨지 말아야 할 금기를 깨버리고 만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무지의 벽을 깨버리는 것.


우리는 성장하며 여러 지식과 경험을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도는 피하게 된다.


지금의 나는 나름 많은 지식과 경험을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 내가 무엇이 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잘 알지 못한다. 어쩌면 아무런 지식도 경험도 없던 시절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말한다. 지식과 경험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라고.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엔 너무 많은 것을 경험하고 알게 되면 두려움 또한 그만큼 커진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면서 겪는 많은 일들 속에서 실패의 공포와 성공 뒤 맛보는 용기를 토대로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간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작은 성공의 조각들을 모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회복 불가능한 큰 실패를 피해야만 하고 너무 잦은 실패의 늪에 빠지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한다.


그러한 삶을 나는 32년 동안이나 살아냈다. 나의 삶에서도 수많은 작은 성공과 실패들이 있었다. 그중엔 물론 회복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실패도 있었고 후에 용기를 얻게 된 성공의 경험들도 있었다.


그러나 나에게 아직까지는 지식이나 경험의 축적으로 얻게 되는 것들 보다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무지의 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믿어야 하는 순간들을 경험하게 된다. 아무리 눈앞에 펼쳐진 세상이 고되고 힘들게 보여도, 그 어떠한 것도 스스로 해내지 못할 것처럼 보이더라도 무지의 벽 뒤에서 자신을 믿고 용기를 내어 나아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기 위해 조금은 더 무지하기로 한다. 그럼 나는 앞으로 만들어 갈 나만의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에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인 채로 조금은 더 머무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