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전상서

by 박은비


적막한 하늘에
밤의 먼지들이 문득 빛나고

어인 일인지
내 머리맡 달빛은 나비잠에 들었는데

썰물처럼 멀어져
밀물처럼 다신 오지 않는 당신이

내 눈앞에 있으니
그저 꿈결인가 봅니다.

당신 계신 나라에
겨울은 여전히 춥던가요?

봄이면 옹골진 수선화는
피어나던가요?

여기는 오늘
겨울이 봄을 시샘해 눈이 내렸답니다.

곧 꽃이라 이름 지어진 것들은
죄다 피어나겠지요.

그립다 수도 없이 불렀는데
당신 혹시 모두 들으셨나요?

부디 제게
한마디만 건네주세요.

나 계신 나라에는
슬픔이 아니 있다고.

말 없는 당신의 그림자를 안고
오늘은 그저 행복하겠습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