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by 박은비


한평생 구겨진 색을
덜어내며 살아왔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며

지루한 이유들로
꿈을 그루터기로 만들었다.

팔레트에 모든 색을 비우니
빛과 어둠만이 더욱 선명해졌다.

명암과 질감만이 전부인 내게
시는 유일한 푸른 눈짓.

회개해도 다시 짓는 죄악처럼
벗어날 수 없는 단 하나의 날갯짓.

오늘도 죄를 짓듯
시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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