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을 내게 도둑맞았다

by 박은비


겨울밤,
별빛 하나를 훔쳐다
호주머니에 넣었다.

조그만 호주머니에
훔친 별빛을 담아두고

겨울밤 하늘은
너무 춥지 않냐며

이곳은 따뜻하다고
별빛을 위로했다.

창백해져 가는 별빛이
시린 밤하늘을 갈망했지만

비밀을 들킨 어른처럼
놓아주지 않았다.

겨울밤,
꿈이라는 별빛 하나를 훔쳐다
호주머니 안에 가뒀다.

내 꿈을
어리석게도
내게 도둑맞았다.


어린 시절 나는 꿈이 참 많았다.
매일매일 장래희망이 달라지고는 했다.

어제는 발레리나였다가
오늘은 변호사였고,
내일은 아나운서인 때도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의 나는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다.

어른은 그런 것 같다.
밤하늘에 꿈이라는 별빛 하나를 훔쳐다 자기 호주머니에 넣고선 안도한다.

겨울밤이 너무 춥지 않냐고...
꿈을 좇기에는 난 이제 너무 어른이라고...

난 내 꿈을 내게 도둑맞은
어리석은 어른이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