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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9]울산역의 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

이렇게 다시 열정을 불살라보는 거야.

by 낭만기술사

오늘 아침 7시, 나는 기차를 타고 울산공장으로 향했다.


#SRT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바라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출발은 늘 낯선 풍경 속에서 시작되는구나.”


오늘은 나의 프로젝트 차량조립 현안과 관련해 연구소 5개 팀과 함께 공장에서 합동평가를 진행하는 중요한 날이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공간에 모여

문제를 함께 들여다보고,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은

언제나 그렇듯 치열하면서도 따뜻하다.


좋은 PM의 역할은 결국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현장에 올 때마다 새삼스럽게 다시 느낀다.


오늘도 여러 팀과 협의하고, 조율하고, 때로는 설득하면서

문제의 실마리가 하나둘씩 풀려 나가는 그 순간, 나는 내 일이 쉽진 않지만 얼마나 보람있는지 또 한 번 깨달았다.


“아, 나는 역시 현장 체질인가 인가? 현장에 오니 생동감이 더 느껴지니 말이다.”


예상보다 일이 빨리 마무리되었다.


기차표를 늦은 시간에 끊어둔 터라

울산역에서 한참을 기다리게 되었지만

그 시간이 오히려 내게는 작은 선물처럼 느껴졌다.


역 근처를 걸으며 주변을 바라보니,

어둠 속에서도 크리스마스트리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조용한 겨울밤 공기 속에서 그 따뜻한 불빛을 바라보고 서 있으니 마음 한켠이 말랑해졌다.


“오늘도 열정을 참지 않고 발산할 수 있었구나.”


그 생각이 드니 문득 스스로가 대견해졌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내가 가진 전문성과 #나다움을

자연스럽게 꺼내놓을 수 있었던 하루였기 때문이다.


현장은 늘 답을 알려준다.

사람은 함께할 때 더 강해지고,

문제는 나눌 때 더 가볍고,

조율과 이해는 결국 더 나은 미래로 이어지는 다리가 된다.


오늘의 합동평가 역시 그런 하루였다.


스타터모터 투입성 개선부터

테일게이트 비상램프 적용 협의까지,

각 팀이 제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 주었고

그 덕분에 양산에 차질 없도록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시간, 울산역의 밤에서 조용히 다짐해본다.


“이렇게 다시 새롭게 시작해보자.”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나다운 열정으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PM으로.


울산역 야경이 나 혼자 보기 아까워서 사진을 찍어봤다.


누군가의 하루에도

이 따뜻한 불빛이 작은 응원이 되기를 바라며.

-12/11(목) 밤 8시 53분- 울산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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