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다음 날 아침, 나는 습관처럼 양손으로 얼굴을 쓰다듬다 알 수 없는 불길함에 얼른 화장실로 달려갔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이마 한가운데에 커다란 여드름이 빨갛게 볼록 솟아 있었다. 얼마나 속이 곯았던지 손만 대도 아팠다. 거뭇거뭇 수염이 난 코밑에도 작고 하얀 피지들이 몇 개 올라와 있었다. 그것들은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터질 것 같아 손톱 끝에 힘을 주어 짜버렸다.
이마에 여드름이 나는 건 누군가가 나를 짝사랑한다는 뜻이라던데. 문득 어제 학원에서 나를 바라보며 얼굴을 붉히던 그녀를 떠올렸다.
혹시 그녀가 나를…. 여자 사람 친구조차 없는 나에게 드디어 여자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얼굴이 달아오르며 나도 모르게 비실비실 웃음이 흘러나왔다.
비누로 잔뜩 거품을 내 얼굴을 뽀득뽀득 소리가 날 때까지 씻었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여드름은 없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더욱 거칠어진 것 같더니 이번에는 턱선을 따라 무슨 전염병처럼 여드름이 번지기 시작했다.
대학교 졸업반인 누나 방에 몰래 잠입해 여드름 진정에 좋다는 티트리 오일이라는 걸 훔쳐 발라도 봤지만, 염증과 통증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녹차 티백을 우려낸 물로 세수해 봐도, 심지어 티백을 뜯어 찻잎을 직접 여드름 위에 올려보아도 효과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