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기간 내내 내 머릿속은 온통 임신에 사로잡혀있었다. 10월 명절 추석 때 친정 집에 갔다가 사촌동생의 임신소식을 들었다. 나보다 5살 정도 어린데 결혼을 7월에 했었다. 3개월만에 임신이라니. "○○ 임신했다는건 들었어?" 라고 엄마가 말하길래 "아니 전혀?" 라고 말하고 나서 덤덤한 척 하면서 "잘됐네~ 임신하고 싶어했는데 바로하고" 라고 말했지만 속은 아니었다. 정말 문드러지는 줄 알았다.
예전에 지인에게 아무래도 내가 장녀 집안이다보니 뭐든 첫째라 임신도 처음으로 해야할 것 같다는 압박감이 있다고 하니 전혀 그럴 것 없다고 했었다. 사촌동생이 산전검사를 한다했고 내 동생네도 아이 생각이 완전 있기에 내가 먼저 결혼했는데 내가 아이가 안생기는게.... 스스로가 되게 갇혀있었다. 내가 먼저 터트려야하는데 이제 사촌동생이 먼저겠구나... 우리 엄마 아빠도 기대하고 있을텐데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나네? 라는 생각도 들고 부럽고 또 부럽고 정말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나도 그냥 가졌어야했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음, 그건 아니다. 그 때 아이가 없을때의 여행과 생활은 난 다시 돌아가도 바로 갖지 않았을 것 같다.
집에 돌아오고 나서도 머리속은 계속 사촌동생의 임신소식으로 가득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내가 지금 임신을 하면 사촌동생 아이랑 동갑이게되는걸까. 뭘까,,, 족보가 꼬일까 뭘까 대체 나는 왜 임신이 안될까. 시험관을 바로 갔어야했는데 내가 미적거리는걸까? 근데 또 정말 내가 아이가 갖고싶은 이유가 뭐지? 라는 생각도 들고 복잡했다. 남편에게 결국 속상하다고 놀랐다고 그리고 생리 조짐도 보이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하다보면 생길거라 하는데 남편 40살에 아이를 낳고싶진 않고 근데 또 시험관? 맞나? 근데 왜 안생기지? 무한 반복이다.
이틀 정도 뒤에 소식 들었는데 모른척하긴 그래서 SNS로 연락을 했다. 소식 들었다고 축하한다고. 아픈거 조심하라했더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최근에 열이올라서 엄청 고생했다고 했다. 마냥 아기라고 생각했던 사촌동생의 임신소식과 복잡한 내마음으로 머리가 너무 아프고 울고 속상하고 또 속상했다. 근데 사실 내 상황을 살펴보면 아직 임신은 시기상조긴하다. 남편의 직장이 바뀌면서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생각없이 임신을 했다간 어떤 후폭풍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