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퇴사를 했다.(11) - 용기를 내어

D+101일의 이야기

by 키위열매

D+96일에 일어난 이야기였다. 이 일은 6월 14일에 일어났던 일이다. 면접에 떨어지고 집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크게 물어보진 않았다. 뭘 하든 안 물어보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아하니 별다르게 큰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지 않았고, 3개월이 되어가는 지금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궁금해서 용기를 내어 물어봤다. 내가 취준을 할 때 엄마가 "어떻게 되어가냐"라고 물어봤을 때 안 물어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막상 남편에게 하려고 하니 참 어려웠다. 엄마도 얼마나 어려웠을까. 싶었다. 기다리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벌써(나에겐 벌써다) 100일이 다 되어가지 않는가. 뭔가를 물어볼 때는 용기가 필요했다.


용기를 내어 물어봤다. 지난번엔 알바라고 해야 하나 생각했다고 했는데 뭐 알아본 건 있는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를 물어봤는데 알바는 하지 않고 빠르게 취업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 했더니 말을 안 하길래 내가 먼저 말했다. 수시 지원을 하자고. 지금까지는 네가 공고도 보지 말라고 하고 검색도 하지 말라고 해서 안 했지만(티를 안 냈지만) 참았고, 지금 결과는 0개지 않는가.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더니 본인도 끄덕이더라. 언제까지 올라오는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냐. 네가 먼저 기업에 문을 두드려라. 적어도 국내 TOP 20곳은 알지 않냐. 여기에 수시 채용이 얼마나 많은데! 이러면서 내가 정리한 목록을 전달해 줬다. 기분 나쁘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똑같이 말하더라. "여기서 나를 필요로 할지, 내가 쌓은 경험이 도움이 될 팀이 있는지 어떻게 알아?"라고 남편은 나에게 반문했다. 나도 되물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러니까 두드려보자 이거지. 적어도 그동안 다른 회사에서 쌓아온 경험이 어떤 회사의 인사 담당자에게 흥미로운 일이 될지 그러다 면접 봐서 취직하게 될지는 모르는 거잖아? 그러니까 써봐.라고 했다. 알겠다고 하더라.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말이다. 적어도 이제는 3달이 지났고 결혼기념일이 3달 정도 남아있는 이 시점에 내가 보기엔 적극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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