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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새댁 Sep 02. 2023

남편이 퇴사를 했다.(25) - 최고의 생일, 미용

D+172일의 이야기 

2023년 8월 29일에 쓰려고 저장했던 내용이 이제야 올라간다. 최고의 생일이른 뜻은 중의적인 의미다. 최고는 무슨 완전 최악의 생일이었다. 생일선물도 없고 그저 밖에 나가서 저녁먹자는 말만하고 난 먹고 싶은게 없었다. 적어도 이번 생일은 편지라고 주면서 다음에 더 좋은 선물 주겠다고 하던가. 나는 편지여도 좋았다. 근데 편지는 엎드려 절받기로 받아냈다. 생일이 하루 지난 날 편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받았다. 당일엔 생일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로 끝이었다. 나는 애초에 남편에게 내 생일선물 필요없다. 너의 취직이 내 생일선물이라고 말했는데..... 결혼하고 처음 맞이하는 생일이었는데 최악의 생일이었다. 내 평생 계속 기억될 듯 하다.

미용실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남편이 하는 실장님에게 나도 남편동네로 이사오면서 받게됐고 머리할때마다 종종 서로의 근황을 전해듣곤한다. 실장님이 내 머리를 만지며 말하길 요새 "남편분은 장보러 다닌다고 하시던데." 라고 하더라. 장? 많이 보지도 않는다. 그냥 그날 머리하고나서 달걀 몇개 산것일 것같은데 과장해서 들은건지. "장이요? 아 마트갔다왔나보네요. 지금 백수라" 했더니 "한 6개월? 1년? 되셨나요?" 하길래 "6개월 다되어갑니다." 했더니 "너무 부러워요" 라더라.


"네. 전 속이 타들어가지만요." 라고 대답했다. 


6개월 짧은 기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에겐 매우 긴 기간이다.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면접 1개봤다. 웃음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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