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퇴사를 했다.(25) - 최고의 생일, 미용

D+172일의 이야기

by 키위열매

2023년 8월 29일에 쓰려고 저장했던 내용이 이제야 올라간다. 최고의 생일이란 뜻은 중의적인 의미다. 최고는 무슨 완전 최악의 생일이었다. 생일선물도 없고 그저 밖에 나가서 저녁 먹자는 말만 하고 난 먹고 싶은 게 없었다. 적어도 이번 생일은 편지라고 주면서 다음에 더 좋은 선물 주겠다고 하던가. 나는 편지여도 좋았다. 근데 편지는 엎드려 절 받기로 받아냈다. 생일이 하루 지난날 편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받았다. 당일엔 생일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로 끝이었다. 나는 애초에 남편에게 내 생일선물 필요 없다. 너의 취직이 내 생일선물이라고 말했는데..... 결혼하고 처음 맞이하는 생일이었는데 최악의 생일이었다. 내 평생 계속 기억될 듯하다.

미용실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남편이 하는 실장님에게 나도 남편동네로 이사 오면서 받게 됐고 머리 할 때마다 종종 서로의 근황을 전해 듣곤 한다. 실장님이 내 머리를 만지며 말하길 요새 "남편분은 장 보러 다닌다고 하시던데."라고 하더라. 장? 많이 보지도 않는다. 그냥 그날 머리하고 나서 달걀 몇 개 산 것일 것 같은데 과장해서 들은 건지. "장이요? 아 마트 갔다 왔나 보네요. 지금 백수라" 했더니 "한 6개월? 1년? 되셨나요?" 하길래 "6개월 다되어갑니다." 했더니 "너무 부러워요" 라고 하더라.


"네. 전 속이 타들어가지만요."라고 대답했다.


6개월 짧은 기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에겐 매우 긴 기간이다.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면접 1개 봤다. 웃음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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