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4일의 이야기
여전히 변화는 없다. 이제 두 달이 되어가지만 면접 하나 본 적이 없다. 이게 맞나? 계속 기다려야 하는 건가 싶다. 둘이 얼른 벌어서 돈을 모으고 싶었는데 내가 어리석었다. 적어도 퇴사를 한다고 했을 때, 날짜가 정해졌다고 했을 때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나에게 말해달라고 했어야 했다.
초반에 퇴사를 하게 될 경우, 그 이후의 생활은 어떻게 할 거고 몇 개월 내에 취직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는 등 계획을 들었어야 했다고 이제는 생각이 든다. 잠꼬대가 너무 속상해서 퇴사하라고 했지만, 그전에 해야 할 것이 있었다. 지금 와서 이 얘기를 해봤자 큰 소용은 없는 거 같다. 어제도 하루가 어땠는지 물어봤다. 내가 듣고 싶은 건 몇 개를 냈다거나 아님 계속 다듬고 있는 중이라는 대답이었는데 뭉뚱그려서 "이것저것 했다."고만 대답하더라. "이것저것 뭐?"라고 하니까 "이력서 다듬었다."라고 말했다. 요즘 야근이 많아서 나는 집에 들어가면 오후 11시가 다되어가는데 남편의 하루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궁금하다. 잠자는 시간 빼고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는 총 14시간이다. 저녁 먹고는 나름의 자유시간이라고 해도 그럼 8시간 동안 계속 다듬는단 말인가? 카톡으로도 하루종일 말이 없어도 물어보지 않는다. 본인만의 라이프가 있겠지 하고 말이다.
오늘 아침엔 공고를 들어가 보니 본인이 썼다고 했던 공고가 버젓이 새로 올라와있는 걸 발견했다. "△△△ 여기 공고 또 올라왔네? 이상하다!"라고 보냈는데 반응이 음. 영 아니다. "아 내가 좀 알아서 할게 그만 봐 공고 다 보고 있으니까."라고 답장이 왔다. 속상했다. 알겠다고 답장하고 나서 답이 없다. 뭐 집중하나 보다^^
주말에 남편 친구들을 함께 만났었는데 얘기에 집중하고 있다가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분들은 직업이 있지? 내일 출근하겠네?"라고 말이다. 내 목표는 어린이날에 옆에 앉혀놓고 수시 지원을 넣는 것이었는데 지금 분위기 봐서는 영~ 아닌 듯. 초 초 초 예민모드다. 나는 또 기다려야 하나보다. 도대체 얼마나 잘 되려고 연락이 없는 건지 원 생각을 바꿔봐야지 싶지만 사람인지라 어렵다. 과거의 나는 어리석었고 오늘의 나는 기다리고 있으며 미래의 나는 하루빨리 기다림을 그만두고 싶다. 인생의 동반자로 묵묵히 기다려주면 좋겠지만 나는 글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