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16일의 이야기 (2024.04.29.)
1년이 다가오는 뒤로 일기를 쓰지 않았다. 마음만 되레 속상했다. 이걸 적는다고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고 하루하루 날짜를 세는 것도 짜증이 났다. 음, 결과적으론 아무 소식이 없다.
주말에 본가에 갔었는데 친정 엄마가 물어보더라. 소식이 없냐고. 없다고 했다. 남편과 잘 이야기 나누고 있다고 했다. 나도 마음을 정말 많~이 비웠다. 참지 않고 "이거는 이렇게 해주면 좋겠어". 라든가 "이거는 이래야 하지 않아?"라는 등의 식으로 좋게 좋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물론, 카드값을 내는 날이 다가올 때면 예민함이 솟구치지만 뭐 어쩔 수 없다. 엄마는 그저 내가 괜찮은지를 묻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저런 얘기를 할 때 중간중간 물어오는 엄마의 질문은 "엄마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네 마음 얘기를 털어놓을 곳은 있는 거지?"라고 물어보기에 있어서 있다고 대답했다. 사실, 속상함과 답답함은 내 몫이지만 막상 또 이걸 다른 누구에게 말하긴 싫다. 욕보이는 것 같고 그냥 차라리 이 답답함을 남편과 계속 대화하면서 하는 게 편하긴 하다.
집에 돌아와서도 남편에게 엄마가 상황에 대해 물어봤다고 말했다. 그동안 학원도 알아봤지만 남편의 반응은 뜨듯 미지근했고 인터넷에서 신청하면 느리다는 카드를 직접 센터에 가서 발급하면 빠르다 해도 세월에 네월아였다. 그러다 국취제라고 나라에서 취업 도움을 주는 제도가 있는데 내가 6개월 때부터 그렇게 말했는데도 안 하다가 본인도 안 되겠는지 신청했더라. 오늘 연락이 왔는데 대상이 된단다. 그러면서 인터넷으로 신청한 카드로 이미 수업을 들어버렸으면 꼬였을 거라고 말하는데 지금 자기가 그때 내가 수업 들으라고 했을 때 그 수업 안 들은 거에 대해 자기가 맞다는 걸 드러내 보이고 싶은 것 같았다. 하지만, 국취제를 통해 취업을 할 바엔 그냥 나 죽었다 생각하고 취업하면 되는 거 아닌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냥 빨리 남편이 어디든 취직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