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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엄마1

주어진 임무

by 수성

"내가 늘 그랬거든.

천사 엄마가 올거라고"


마음으로 열 살이 된 큰 아들을 낳은 날,

시어머니가 준 임무였다.


천. 사. 엄. 마


"너 같은 천사 엄마가 와서 얼마나 다행이니~" 하다가도

툭하면 "네가 무슨 천사 엄마야?"라고 구박받기 일쑤였다.


"나한테 좋은 아내 되라는 말은 안 한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엄마 안 되고 좋다."


울 엄마에게 천사 며느리만 되라!


천사 시어머니, 천사 남편, 천사 아들은 이 집에 없는데

왜 나만 천사 엄마라는 감독에 넣는 건지...


결혼은 당신과 내가 했는데...

나는 천사 사위를 바란 적이 없는데...


왜 나는 아내, 엄마, 딸, 나로 설 수 없고

천사 며느리로 숨을 죽여야 하는지...


폭언과 폭행으로 강요받던 그 천사라는 굴레를

나는 벗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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