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임무
"내가 늘 그랬거든.
천사 엄마가 올거라고"
마음으로 열 살이 된 큰 아들을 낳은 날,
시어머니가 준 임무였다.
천. 사. 엄. 마
"너 같은 천사 엄마가 와서 얼마나 다행이니~" 하다가도
툭하면 "네가 무슨 천사 엄마야?"라고 구박받기 일쑤였다.
"나한테 좋은 아내 되라는 말은 안 한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엄마 안 되고 좋다."
울 엄마에게 천사 며느리만 되라!
천사 시어머니, 천사 남편, 천사 아들은 이 집에 없는데
왜 나만 천사 엄마라는 감독에 넣는 건지...
결혼은 당신과 내가 했는데...
나는 천사 사위를 바란 적이 없는데...
왜 나는 아내, 엄마, 딸, 나로 설 수 없고
천사 며느리로 숨을 죽여야 하는지...
폭언과 폭행으로 강요받던 그 천사라는 굴레를
나는 벗어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