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줄게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그 아이들이 열 한 살, 아홉살이 된 오늘까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엄마! 그리고 안아줘"인데요.
생각해보니 저 또한 삶이 버겁고 지칠 때면 ‘누군가 날 안아줬음 좋겠다’ 싶었어요.
차마 ‘안아줘’라는 말을 어른이 된 뒤로 한 적이 없지만 늘 바라왔던 것 같아요.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포옥 안기는 것 말이에요.
음...그래서일까요...
돌이켜보니 아이들을 위해 안아주기보다
제 자신을 위해서 아이들을 안았던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온전한 내 자신을 토닥여주거나 감싸주지는 못하고
사랑하는, 분신과도 같은 아이들을 꼭 끌어안으며
제 자신을 위로해준 건 아니었나 싶어요.
사랑을 주기 위한 포옹이 아닌, 사랑의 온기를 스스로에게 주고자 하는 몸짓 말이죠.
내년이면 불혹하고도 하나 더.
이제라도 나를, 안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를 위해 타인을 안는 것이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그리고 온전히 아이들을 위한 온기를요...^^
오늘 공유하고픈 책은 ‘늘 괜찮다는 당신에게 안아줄게요!’입니다.
‘안아주다’에서 받침 하나만 바꾸면 ‘알아주다’가 된다며
누군가를 안아준다는 건 그 사람을 알아주는 일이라는
그림으로 세상을 안아주고 알아가고 있는
위로를 테마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박지연 작가님의 책입니다.
평소보다 더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에 가던 어느 밤,
트럭 위에 놓인 갈색 곰 인형이 눈에 밟혀,
유난히 힘들었던 오늘의 나에게 선물하자는 생각으로 큰 곰 인형 하나를 사고
그 인형 품에 안겨 울던 사이에 마음속 크고 작은 응어리들이 스르르 녹아내렸다는...
그래서 무엇이든 안아주는 곰을 그리기 시작하고 여러 갈래 길로 보냈다고 합니다.
'곰의 품에서 당신이 부디 안녕하기를,
다시 일어설 힘을 채우길 바란다'는
2021년 겨울의 머리말이 참 따뜻하네요.
"박지연 작가님께서 나눠주시는 온기, 꼭 함께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