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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엄마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

by 수성

몇 년 전 누군가 제게 물었어요.

어떤 사람으로 기억이 되고 싶냐고요.


음...좋은 엄마!


그랬더니 아이들을 내려놓고 일에 몰두하시면 분명 성공하실 거라고,

그 성공을 하시길 바란다고 하는 거에요.

그런데 제게는 엄마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무언가에 성공한다는 거 의미가 없었어요.


여섯 살 딸이 어느날 제게 묻더라고요.


“엄마! 엄마 꿈은 뭐에요?”

음, 좋은 엄마! 너희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엄마는 이미 엄마잖아. 그런 거 말고 진짜 엄마가 이루고픈 꿈!

그게 뭐에요? 엄마가 스스로 행복했음 좋겠어요!"


머리가 아닌, 마음이 띵...했습니다.

삼십대 후반에 꿈이 무어냐는 질문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무엇보다 온전한 나로서 행복해야 한다는 그 말을

어쩜 여섯 살 딸이 이 엄마에게 들려주는지요.


그때 만난 책입니다.

<엄마도 가끔은 엄마가 필요해.>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마음을 키우는 일이에요.

아이는 엄마가 키운 마음의 크기만큼 자란다

더불어 육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향한 엄마의 무조건적인 믿음이며

엄마 스스로도 자신을 믿어야 육아라는 긴 마라톤을 아이와 함께 즐겁게 완주할 수 있다고 말하는


김소원작가님의 저서입니다.


한 달 전 즈음 밤에 강의가 있었어요.

강의가 끝나고 핸드폰을 보는데 딸에게 절실한 카톡이 와있는 거에요.


"엄마 빨리 와줘. 강의 방해될까봐 말 안했는데

대웅이가 아까 공원에서 다쳤어요. 가슴을 누가 세게 밟은 것처럼 아프대."


아직 청중분들과 담당자분과 인사를 나누지 못한 상태였던 터라

심장은 쿵쾅거리는데 얼굴은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차 시동을 켰습니다.


밤길을 무슨 정신으로 운전해서 왔는지...

오자마자 아이들을 응급실로 데리고 가는데


내가 일을 해서 그렇구나, 내가 바빠지면 꼭 누군가 다치는구나 싶더라고요.

다 엄마인 내가 부족하고 못나서 인 것 같고...


잠든 아이들을 보며 눈물이 났습니다.

엄마 강의에 방해될까봐 아픈 것도 말하지 않았다는 그 철든 말이 왜 이렇게 후벼파는지요.


내리사랑이라는 말은 어쩌면 어른이 되어버린 부모의 시각이 아닐까요.

아이들이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클지 몰라요.


그저 이 시기가 훌쩍 지나는 동안 부모가 그걸 모르는 건 아닐는지...

"아냐. 일어날 일이었던 거야. 엄마 탓이 아니야"라는 엄마들의 위로를 받았습니다.


엄마도 가끔은 엄마가 필요해.

그리고 엄마는 너희가 있어서 참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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