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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Dec 31. 2022

아주 작은 버킷리스트

"2023년엔 토끼처럼 인생을 점프업 하기 위해!"

  누구나 한 번쯤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본 일이 있을 것이다. 한 번도 없다고 하더라도 막연히 인생을 살면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가져봤을 테다. 버킷리스트(bucket list)는 중세 시대에 자살할 때 목에 밧줄을 감고 양동이를 차버리는 행위(kick the bucket)에서 유래한 용어로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리스트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제 곧 2023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버킷리스트도 다시 한번 점검하는 이들이 꽤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직장인이 되고서부터 나름 생각해 놓은 버킷리스트가 있다. 이미 이룬 것도 있지만,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은 더욱 많다. 이미 이룬 것들의 목록을 생각난 대로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


  1) 바디프로필 찍어보기

  2) 미국 여행 가보기

  3) 가 기술 자격증 따기

  4) 혼자 국내 여행 가보기

  5) 통기타 배워보기

  6) 테니스 배워보기


대략 이 정도인데, 사실 바디프로필 찍어보기 외에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쉬운 것들이었다. 별 다른 노력 없이도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그로 인해 내 인생은 한껏 충만해졌다. 반대로 나의 버킷리스트 중 아직 이루지 못한 것들의 목록도 한번 볼까 한다.


  1) 피트니스 대회 나가기

  2) 내 책 출간하기

  3) 노래 배우기

  4) 내 집 마련하기

  5) 제주도 한 달 살기

  6) 영어 회화 유창하게 하기

  7) 외국인 친구 사귀기


바로 생각나는 것들만 일부 적어 보았지만, 이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이루지 못한 채 남겨져 있다. 이미 이룬 것들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난도가 높은 편에 속하고,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으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도 이루지 못한 것들이 산더미처럼 많은데, 새해를 맞이한다고 해서 새롭게 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 추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 이번엔 아직 이루지 못한 버킷리스트를 아주 작게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 2023년엔 이를 실천해보려고 한다. 아무래도 작게 만들면 좀 더 이루기 쉬울 테니 말이다.


  먼저 내가 이루지 못하고 묵혀두었던 목록들을 꺼내어 어떻게 작게 만들지를 고민해 보았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처음 설정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버킷리스트를 다음과 같이 작게 만들었다.


  1) 피트니스 대회 나가기 -> 운동 횟수 늘리기

  2) 내 책 출간하기 -> 주기적으로 글 써보기

  3) 노래 배우기 -> 유튜브 강의 시청하고 따라 하기

  4) 내 집 마련하기 -> 부동산 관련 서적 10권 읽기

  5) 제주도 한 달 살기 -> 주도 일주일 여행 해보기

  6) 영어 회화 유창하게 하기 -> 오픽 등급 올리기

  7) 외국인 친구 사귀기 -> 외국인 채팅 어플 이용하기


 이렇게 이루고 싶었던 목표를 작게 만들어보니,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고 지금이라도 당장 마음만 먹으면 하나씩 차례로 성취할 수 있게 바뀌었다. 작게 만들어 그것을 또 이루어 내고를 반복하다 보면, 결국 내가 초기에 설정했던 목표들을 손쉽게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처음부터 너무 높은 목표는 동기부여도 안될 뿐만 아니라, 몇 년째 묵혀두고 패배감만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이럴 바엔 아예 버킷리스트에서 삭제하든지 아니면 나처럼 작게 만들어서 조금씩 성취해나가려고 노력해 보는 게 좋겠다.


  2023년은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한다. 나 같은 경우엔 만으로 36살이 되는 해이고, 그렇다는 건 나의 해가 전체 인생을 통틀어  번째로 찾아왔다는 것을 뜻한다. 끼가 뛰는 것을 잘 관찰하면 개구리나 메뚜기처럼 한 순간에 높고 멀리 뛰지 않는다. 토끼는 깡충깡충 대면서 낮고 짧게 뛴다. 그러면서 더 빠르게 원하는 곳으로 정확히 질주한다. 이번 2023년에는 그동안 케케묵은 버킷리스트를 꺼내어 아주 작게 만들어서 토끼처럼 작은 점프업을 실천해나가면 어떨까? 그것이 더 원하는 목표를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아무쪼록 2023년엔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는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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