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직장 생활을 하면 부풀어 오른 풍선에 공기가 빠지듯 애사심이 쭈욱 빠지는 과정을 겪는다. 신입사원일 때가 가장 최고조이고, 점차적으로 장기 우하향한다. 그에 관련된 글을 얼마 전에 썼으니, 나중에 한 번 읽어보는 것으로 하자.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끔씩 솟아오르는 애사심으로 당황해본 일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아마도 한 번쯤은 누구나 '나에게도 애사심이란 게 있었어!'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깜짝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발생된 이벤트는 직장 생활에서 활력을 북돋아 주고, 열심히 일해보고자 다짐하게 되는 애사심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이렇게 자주 발생하지 않는 애사심이 뿜 뿜 했던 이벤트들을 추억 삼아, 좀 더 생기 있는 직장 생활을 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써 내려가 본다. 사실 더 바라는 것은 사장놈, 아니 사장님이 이 글을 봤으면 하는 것에 있다.
띵동! 새로운 복지가 도착했습니다
얼마 전 SK하이닉스에서 어마어마한 복지를 내세운 적이 있다. 명품 의자 교체, 해피 프라이데이, 놀이공원 전체 대관 등 신규 복지로 올라온 내용을 보았다. 참 부러웠다. 이미 SK하이닉스는 복지가 뛰어난 것으로 아는데, 이에 더해 새로운 복지를 신설했다는 소식은 아마도 소속 직원들의 애사심이 엄청나게 올라갔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 내용을 공개한 글의 제목은 '오늘 취해서 나 집 못가'이다. 말 그대로 엄청난 복지가 애사심을 끓어오르게 만들어 회사에서 밤새 일해도 좋다는 뜻이다. 사실 회사 입장에서 이렇게 전 직원에게 새로운 복지를 제공한다는 것은 많은 돈이 들기에 큰 결심이 있어야 한다.그럼에도 회사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이 생산성 향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이 똑똑한 전략은 결국 업무에서도 선순환을 만들어 내고 '일하기 좋은 회사', '사람을 위하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구축되어, 인재들 영입에도 유리해진다. 내 주변에도 반도체는 몰라도 SK하이닉스로 이직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다.
성과급에 격려금까지
직장인들이 회사를 다니는 첫 번째 동기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다음에서야 자아실현, 커리어 향상 등이 나온다. 결국 우리 직장인들은 월급을 보고 웃고, 월급을 보고 씁쓸해한다. 사실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월급을 보고 웃는 사람들은 몇 안될 것이다. 대부분 씁쓸한 경우가 많을 텐데, 여기에 메마른땅에 내리는 단비처럼 예상치 못한 성과급, 위로금, 격려금 명목으로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돈을 뿌려준다면 직원들의 애사심은 치솟을 것이다.그동안 열심히 일해 온 것에 대한 보상과 회사 차원에서 직원을 생각하는 마음이 결국 일시에 지급되는 돈으로 나타난다. 직원들은 빡빡한 일상에서 숨통이 트이는 경험을 하고, 심한 경우 회사에 충성심마저 생겨 깜짝 놀랄 수도 있다. 그만큼 예상치 못한 회사의 성과급, 격려금, 위로금 등은 말 그대로 직원들의 성과에 대한 보상이 되고, 격려와 위로가 된다. 그러므로 경영층들은 자기들만이 회사 운영을 잘한 것처럼 윗 선에서만 성과급 잔치하지 말고, 또는 뒷방에 몰래 숨겨두지 말고 직원들에게 적절하게 나눠줄 필요가 있다. 그게 결국 장기적으로 회사가 더욱 성장하는 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노력에 대한 인정
일시에 지급되는 성과급도 물론 그동안 해온 노력에 대한 보상이 된다. 이 보상은 결국 직원들의 노고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인정받는 느낌은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주고 애사심도 끓어오르게 한다. 성과급 외에도 팀장이 직원들의 노력을 그때그때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것만으로도 큰돈 들이지 않고,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 줄 수 있다. 팀원들 간에도 서로 격려하고 각자의 일을 존중해주는 문화를 만들면, 그 조직은 끈끈해지고 나중에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회사', '사람이 좋아서 다니는 회사'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렇다는 건 조직문화가 각자의 구성원들이 한 노력을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결국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올라갈 수 있는 방식이 된다는 것이다. 회사 차원에서도 이런저런 명목으로 상장과 상패 또는 상품을 준비하여 직원들의 성과와 노력에 감사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잘한 직원은 노력에 대해 인정을 받아 더욱 열심히 하게 되고, 잘하지 못했던 직원은 동기 부여가 되어 새로운 다짐을 한다. 결국 회사가 성장하는데 분명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애사심은 분명 회사에게 이득이 된다. 회사도 어떤 방식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을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제도와 일시금을 제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테다. 생각보다 큰 예산이 들어서, 지금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서, 굳이 직원들의 애사심이 필요치 않아서, 적당히만 사업을 키우고 발 빼기 위해서 등이 있겠다. 어쨌든 직원들 입장에선 경쟁사 대비 이 회사가 직원들을 위하느냐는 연봉과 성과급이 말해준다고 본다. 그리고 직원을 위한 복지도 아주 중요하다. 회사가 이러한 것들을 줄이는 방향으로 간다면, 인력 시장에는 금방 소문이 난다. 퇴사율, 이직률이 높아지고, 새롭게 고용되는 인력 중에 고급 인력은 이미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결국 회사도 사람이 일하는 곳이다. 각 구성원들이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 즉 애사심을 갖게 된다면, 직원에게도 회사에게도 서로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