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직장인들의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도 여러 가지 고민들을 안고 살아간다. 대략적으로 보통의 직장인이 생각하는 고민들은 아래와 같다.
"내 일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은데..."
"이 회사에서 잘리면 뭐 먹고살지..."
"이 회사를 20년, 30년 동안 잘 다닐 수 있을까?"
"이 회사를 계속 다녀봤자 경제적 자유는 꿈도 못 꿀 텐데..."
하지만 우리는 생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저런 고민 속에서도 꾸역꾸역 회사를 다니게 된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마치 파리처럼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니고, 어딜 가서도 양 손바닥을 비벼대지만 결국 파리채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그런 파리 목숨의 직장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투잡이니 쓰리잡이니 하면서 직장 외에 추가적인 소득을 올리고, 이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빠르게 다른 길로 전환할 수 있도록 일종의 보험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본업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해 다른 방향으로 살 길을 모색하는 것이니 이 또한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번엔 본업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바로 '직업에 수식어 붙이기' 운동이다.
수식어는 '다른 언어 표현의 의미를 꾸며주는 기능을 하는 꾸밈말'로 정의한다. 직업에 수식어를 붙인다는 의미는 자신의 직업의 의미를 한층 더 표현력 있게 꾸며주는 행위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묻는다. "직업이 뭐예요?"
"아, 저는 그냥 자동차 엔지니어예요."
"저는 간호사입니다."
"저는 경기도 공무원인데요."
"중학교 교사입니다."
"회장댁 노비인데요."
대부분의 직업을 답할 때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 누가 들어도 메말라있기에 직업에서 어떠한 매력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살아가야 하니 힘겹게 나의 직업을 붙들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메마른 직업에 한줄기의 수식어를 붙이려는 노력을 해보자. 나 같은 경우도 그저 직장인 10년 차이다. 직장인 외 별다른 수식어 없이 다니다 보니,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나의 정체성이 회사라는 조직에 파묻혀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회사의 명성이 곧 나의 명성이 되는 듯 여겼다. 회사가 잘될 때는 내가 잘되는 것이고, 회사가 힘들어지면 나도 고통을 받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회사가 없어지거나 나가라고 하는 순간에 내 존재 가치는 그대로 사라지고 만다는 섬뜩한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나의 하루 중 가장 오래 머무르는 회사라는 장소에서 남들보다 더욱 경쟁력을 갖추기로 마음먹었고, 동시에 직장 밖에서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회사라는 곳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건 일을 월등히 잘하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학교에서 전교 1등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직장도 마찬가지이니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을 살도록 내버려 두자.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찾아야 한다. 그냥 회사원 또는 직장인이 아니고 수식어를 붙임으로써 나만의 정체성을 표현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이 누군가가 보는 나의 첫인상 또는 이미지가 될 것이고, 그 이미지가 회사 내에서 나의 경쟁력이 된다.나 같은 경우는 회사에서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불리고 있을까? 내가 불리길 원하는 수식어로 내 직업을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글 쓰는 엔지니어", "운동하는 직장인", "건강한 회사원",
"융합형 전문가", "책 읽는 연구원", "사유하는 노예"
다시 한번 말하지만, 누군가 나를 회사에서 위와 같이 불러주지는 않는다. 그저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불리길 바라고 그렇게 되길 소망하며, 회사 생활을 영위해 나갈 뿐이다. 일단 이렇게만 하더라도 회사 생활 속에서 나만의 재미를 찾을 수 있고, '그냥 직장인'이라는 따분한 삶보다는 뭔가 나만의 특별함을 만들어 간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좀 더 의욕적으로 직장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다. 투잡 또는 부캐 등으로 직장과 개인의 삶을 분리하지 말고 그 둘을 융합하면, 하루 8시간 이상의 근무 시간을 포함하여 전체의 인생에 있어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회사를 지금 당장 그만두지 못한다면, 직장의 시간을 내 삶으로 능동적으로 끌고 오는 것이다.앞으로는 "직업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겉으로 표현하기 어려우면 속으로라도 이렇게 답해보자.
"아, 저는 춤추는 엔지니어예요."
"저는 사진 찍는 간호사입니다."
"저는 요가하는 공무원인데요."
"저는 공부하는 중학교 교사입니다."
"소설 쓰는 회장댁 노비인데요."
처음으로 돌아가 수식어를 붙이기 전 직업을 말할 때와 비교해보자. 말 한마디 덧붙였을 뿐인데도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 더욱 생기 있는 삶을 사는 느낌을 갖는다. 또한 듣는 사람 입장에선 후자의 직업과 인생에 대해 더욱 호기심과 흥미가 생기게 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개성이 담긴 직업은 한층 성숙되어, 본인의 전체 인생에 직장 생활이 생동감 있게녹아들어갈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