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쓰기 재미에 푹 빠져있다. 정말로 이러다가 작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독서도 꽤 하고 있는데, 내 인생에서 요즘처럼 독서와 글쓰기에 빠져 산 적은 없었던 듯싶다. 옛날로 돌아가 보면 학창 시절엔 게임과 공놀이에 빠져 있었다. 가만히 책상 앞에 앉아 있었던 시간은 만화책을 볼 때뿐이었다. 나루토를 보며 닌자를 꿈꿨고, 원피스를 보며 해적을 꿈꿨다. 그 시절에 지금처럼 책을 보았다면, 난 과연 작가를 꿈꾸었을까? 이미 가정이 틀렸다. 국어가 싫어서 이과를 선택한 인간인데, 책을 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어쨌든 서른여섯 먹어서라도 독서와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오히려 어느 정도 사회생활과 치열한 인생을 살아낸 나이이기에 좀 더 깊이 있는 독서와 글쓰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그렇기에 독서와 글쓰기에는 늦은 나이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내가 글쓰기 초보자로서 독서와 글쓰기의 비중을 7 : 3으로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일명 '독서 : 글쓰기 = 7: 3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줄여서 말하면, '독칠글삼' 전략이다.우선 독서 비중을 70프로로 가져가는 것은 비어 있는 머릿속에 지식을 때려 넣기 위함이다. 무엇이든지 읽으면 쌓인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책을 가리지 않고 읽고 있다. 점차 교양과 깨달음이 쌓이면, 글감이 막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친다.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근질할 때도 있다. 어쨌든 독서는 나의 글쓰기 자양분이 되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회사에서도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려면, 가장 먼저 경쟁사 벤치마킹부터 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로 베스트셀러와 같은 아주 잘 써진 책들을 읽어서 제목과 소제목은 어떻게 짓는지, 내용 구성은 어떻게 하는지, 글의 흐름은 어떠한지를 분석해 보는 것이다. 대부분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은 출판사 편집자들의 손을 거쳤기에 아주 짜임새 있고 탄탄한 글로 정돈되어 있다. 그렇기에 나처럼 글쓰기 초보자들은 서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전시되어 있는 아무런 베스트셀러만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된다. 나는 별도로 필사는 하고 있지 않지만, 소설가를 꿈꾸는 이들은 필사를 통해 좋은 책의 명문들을 따라 써보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70프로의 비중으로 독서를 하고 있다면, 나머지 30프로의 비중으로 글쓰기를 한다.글의 주제는 나의 일상을 에세이 형식으로 써내려 가는 것이 가장 만만하고 꾸준하게 쓸 수 있다. 내가 잘 아는 분야여야 그나마 술술 써지기 때문이다. 공대 엔지니어가 갑자기 법률 사무소 얘기를 쓰기란 어렵다. 물론 아내가 법률 사무소에서 일한다거나, 직접 법률 사무소를 자주 들락날락한 적이 있다면 말이 달라지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금방 글쓰기 소재가 고갈될 것이다. 다른 주제로는 책 리뷰, 서평에 대한 글을 쓰는 것도 좋다. 책 한 권을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책 속에서 하이라이트 해놓았던 글들 위주로 느낀 점을 써 내려가면, 책 내용에 대한 기억이 오래 남는다. 자동으로 똑똑한 독서가 되는 것이다. 글을 쓰는 공간은 직접 종이에다 써내려 갈 수도 있지만, 브런치와 같은 아주 훌륭한 글쓰기 플랫폼을 이용하면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 작게나마 구독자도 생기고, 내 글에 '좋아요' 표시를 받기도 하고, 소중한 공감의 댓글까지 달린다면 쌍방향으로 소통이 이루어지면서 좀 더 잘 쓰고 싶다는 발전적인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다가 글쓰기 비중이 40프로, 50프로로 올라가기도 하는데 금세 필력의 밑바닥이 드러나는 게 느껴져 자중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독칠글삼'전략은 나와 같이 평생 글씨와는 등지고 살다가 뒤늦게 새로이 본인만의 어떠한 목적과 동기로 인해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글쓰기 초보자 분들에게 꽤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브런치 또는 블로그 활동을 하다 보면 아주 뚜렷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글들을 많이 읽어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극도 되지만 좌절감도 많이 느낀다. '과연 내가 이렇게까지 글을 화려하게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문득 들지만 나의 솔직 담백한 일상을 꾸준히 써내려 가다 보면, 서툰 글솜씨로도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치 어린아이가 한 걸음씩 뒤뚱거리며 힘겹게 걸음마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런 느낌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속으로 응원하게 되지 않는가? 그 인자한 사람들은 아마도 내 글을 읽어주시는, 그리고 당신의 서툴지만 꾸준한 노력이 깃든 글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는 구독자 들일 것이다. 그 응원에 힘입어서 독칠글삼을 넘어, '독오글오' 또는 '독삼글칠'의 고수의 영역까지도 나아가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