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글 vs 기분 나쁜 글

"독자들과 함께 나의 글쓰기를 지속하기 위해!"

by 똥이애비

글을 쓰면서 여러 글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내가 참고 삼을만한 글들을 찾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그 글들은 책 속에 아주 잘 정돈되어 있기도 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아주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기도 하다. 블로그 또는 브런치의 글들은 그 사이 어딘가에서 자기만의 포지션을 찾아가고 있는 듯했다. 이렇게 여러 글들을 읽고 나면 기분이 좋을 때도 있고 기분이 썩 좋지 않을 때도 있다. 글을 쓴 작가가 어떠한 목적으로 글을 썼는지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어차피 글이라는 것이 결국 생산자 입장에서 발행하는 것이므로, 시간과 돈을 소비하며 읽는 독자들의 평가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그렇지 않고 자기 혼자 표현하고 싶거나 글쓰기 연습을 하고 싶다면, 일기장이나 메모장을 활용하면 될 뿐이다.


아마도 독자들은 각자의 기준으로 글들을 평가하고 있을 텐데, 내가 생각하는 기분 좋은 글과 기분 나쁜 글에서도 분명히 차이가 있다. 그래서 오늘은 내 관점에서 기분 좋은 글과 그렇지 않은 글에 대해서 정리해보려고 한다. 사실 나도 글을 쓰지만, 글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내 방식으로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는데, 읽기 불편하면 그냥 넘어가면 되지 않는가? 나는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을 뿐이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나의 글쓰기 목적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작게나마 내 글을 통해 얻어가는 것이 있길 바라는 마음이 있으므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악플도 겸허히 수용해야 하는 숙명이 있다. 아마도 그 숙명을 받아들임으로 인해서 내 글쓰기는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본다. 본론으로 돌아가 내 기준으로 글을 평가하는 행위는 결국 내 스스로 기분 좋은 방향으로 글을 쓰도록 노력하고, 독자도 기분 좋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소망과 같다. 그렇기에 내가 생각하는 기분 좋은 글과 기분 나쁜 글을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의미가 있다.


시간에 대한 배려

글을 읽는다는 것은 시간을 소비하는 행위이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글을 읽는 시간 동안 좀 더 그 시간이 낭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책과 글을 고르는 일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은 주로 제목과 표지의 디자인을 본다. 좀 더 자세히 본다면 목차까지도 훑어볼 수 있겠다. 또한 베스트셀러나 인기글 위주로 살펴보면 그나마 글을 고르는 시간조차도 아낄 수 있다. 그렇게 글을 선별하였음에도 읽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면 속으로 '아, 시간 낭비했네...'라는 마음이 드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앞 쪽에 호기심을 잔뜩 자극해 놓고는, 뒷부분에서는 막상 힘이 빠지는 글이다. 용두사미의 글이라면 그나마 다행이고, 인터넷 글들 중에는 앞 쪽엔 일상적인 얘기를 하다가 상품이나 가게를 홍보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되는 글도 있다. 그럼 '아, 또 낚였네...' 하며 기분이 나빠진다. 대놓고 제목이나 앞부분부터 홍보성이라고 표현되어 있으면 그냥 넘겼을 텐데,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일상적인 얘기들로 시작하는 것이다. 앞에 힘을 잔뜩 줘놓고 갈수록 힘이 빠지거나, 제목과는 다른 내용의 글들이 담겨있으면, 내 기준에선 시간을 허비한 것 같아 별로 기분이 썩 좋진 않다.


반대로 기분이 좋아지는 글들이 있는데, 으며 감성에 젖는다거나, 깨달음을 얻는다거나, 별 내용이 없어도 재밌다거나 하면 글을 읽는데 시간이 아깝지 않다. 실제로 속으로 글을 읽으면서 현실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럼 정말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 이런 글들은 대부분 독자에 대한 배려도 있다. 글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주로 활용하였고, 예시와 응용이 훌륭하다. 또한 문장이 짧아서 술술 읽히고, 문단을 적절히 나누어서 독자들이 글을 읽다가 쉬어가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말 그대로 가독성이 좋아지는 것이다. 나 또한 필력이 좋지 않아서 글 내용에 적합한 사진을 넣어 독자가 좀 더 내 글을 읽고 상상하기 쉽게 하고자 노력한다. 내가 생각하는 주요 문장에 하이라이트나 굵은 글씨로 강조 표시를 하기도 하고, 글자 색을 바꾸기도 한다. 그렇다는 건 독자가 내 글을 읽으며 정 시간이 없을 때, 그 문장만이라도 읽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요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글이 길면 제목만 보고 댓글로 넘어가 다른 이에게 요약을 갈구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 나도 아예 글 맨 앞에 전체 글의 내용을 세 줄로 요약해 써놓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글을 쓰면서 독자의 시간을 배려하는 글은 읽으면서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선을 넘지 않는 예의

글에도 말할 때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예의가 있다. 말을 할 때 욕설을 섞는다거나, 음담패설을 하게 되면 친한 사이더라도 기분이 나빠질 수가 있다. 글도 마찬가지로 내 생각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건 좋지만, 선을 넘는 욕과 음담패설이 담긴다면 그리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실제로 글은 상대방의 얼굴과 표정을 볼 수가 없으므로, 말할 때보다 더 기분 나쁠 수도 있다. 기분 좋은 글들은 예의가 한껏 차려져 있다. 나는 내 생각을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문장의 끝맺음이 짧다. 이 정도로 선을 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것도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존댓말로 글을 쓰면 더욱 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것처럼 느껴지고, 독자로서 존중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나도 표현력이 좀 더 향상되면, 존댓말로 글을 쓰는 것도 고려해봐야 하겠다.


말과 달리 글은 대부분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자기의 주장과 생각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렇다는 건 자칫 내 생각과 주장을 글을 통해 독자에게 강요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사람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본인 생각을 자꾸 강요하면 기분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항상 글을 쓰면서 내가 내 생각을 독자들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 또한 글을 쓰면서 이런 강요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몇 가지 장치를 해 놓는다. 먼저 내가 한쪽 입장을 주장한다면, 반대편 의견도 언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집에서 육아하는 것보다 회사 가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육아보다 회사의 인간관계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라고 글을 쓴다. 그럼 내 생각을 표현했지만, 반대 입장도 고려해보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 외에 '물론'이란 표현을 써서 내 주장을 부드럽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집에서 육아하는 것보다 회사 가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때때로 있다."라고 표현하면, 나와 생각이 다른 독자도 '뭐,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라며, 기분 나쁘지 않게 내 생각과 주장을 받아들일 확률이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되, 선을 넘지 않는 예의가 글에서 표현된다면 독자로서 어느 정도 인정받는 기분이 든다.


진심과 허풍

글솜씨가 서투르고 문장이 어색하더라도, 내가 살아온 삶을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적어내려 간 글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나 또한 노력하지만 글 하나에 모든 정성을 쏟는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이런 글들은 읽는 순간 진심과 진정성이 문장 사이사이에 듬뿍 담겨있다. 감정이 메마른 나 조차도 촉촉한 감성을 느끼기도 하고, 미친듯한 열정이 전달되어 내 삶의 패턴을 뒤흔들어 놓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진심이 담긴 정성 글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교과서이다. 읽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더 읽고 싶은 간절한 욕망도 솟아난다.


반대로 누가 봐도 글에 허풍이 잔뜩 들어가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글들도 있다. 이런 글들의 특징이 본인의 삶에 비추거나 본인이 깨달은 생각이 아니라, 어디서 들은 유명한 말들과 본인 주변 사람들, 특히 아는 형 얘기를 끌어와서 쓴다. 본인은 단지 전달자 역할로서 글을 써내려 가다 보니 별로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남 얘기를 특별히 자기만의 색으로 각색하여 글을 쓰는 것은 훌륭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그저 허세가 가득하고 이미 들어본 말들로 가득 채운 내용뿐이라 기분이 나빠지기도 한다.


나는 다른 사람 얘기를 나만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수준이 못되어, 내 얘기를 주로 쓰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웬만한 친구들에게도 하지 못한 내 삶의 바닥까지도 드러내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고 진심을 느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저 내 삶에서 내가 스스로 깨달은 바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본인들의 삶을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기분 좋은 글과 기분 나쁜 글에 대해서 내 나름의 기준으로 정리해 보았지만, 나 또한 많은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는 글을 쓰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독자들의 시간을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며, 진심이 담긴 내 삶을 표현하는 것'을 내 앞으로의 글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켜나가기로 다짐했다. 오늘의 글도 독자분들이 기분 좋게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살짝 가져본다. 그리고 시간을 내어 중구난방으로 쓴 내 부족한 글들을 읽어주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좀 더 필력이 쌓이면, 존댓말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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