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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Nov 28. 2022

회사에서 일이 많은 부서와 적은 부서의 차이점

"내 미래와 내 행복을 따져볼 것"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일이 많을 때도 있고 적을 때도 있다. 하지만 한 회사에서 절대적인 일의 양이 많은 부서와 적은 부서가 대체적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나는 이 두 유형의 부서에서 모두 일해 본 경험이 있어 어느 정도 차이점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알다시피 회사 바이 회사, 팀 바이 팀이므로 내 경험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저 내가 겪었던 상황을 가볍게 풀어보고자 하니, 지나가며 재미로만 읽어주길 바란다.


  우선 일이 많은 부서는 분위기가 일단 시끌벅적하다. 전화도 계속 울리고, 이곳저곳에서 업무 얘기를 나누고, 또는 어디선가 싸우는 듯한 소리도 들려온다. 마치 시장통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일이 없는 부서는 침착하다. 한두 번 전화가 울리기도 하는데, 그 소리가 정적을 깨는 경우도 많다. 주변이 독서실처럼 조용하다 보니 업무 전화를 받는 것임에도 목소리를 낮춰야 할 것만 같다.


  일 많은 부서는 팀원들 간에 보이지 않는 끈끈함이 있다. 업무로 자주 부딪치더라도 근간에는 서로 고생하는 걸 뻔히 알기 때문에 연민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속으로 '에휴, 그래 너도 개고생 한다."라는 생각으로 은근히 서로 업무를 품앗이하기도 한다. 반대로 일이 적은 부서는 업무의 개인주의 성향이 짙다. 각자의 업무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꺼려하고, 심하게는 밥그릇 싸움까지 번지기도 한다. 일이 없으니 어떻게든 윗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업무를 자기 영역으로 가져오기 위한 눈치싸움이다.


  일 많은 부서의 팀장은 팀원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발 벗고 야근하고 있어서 뭐라도 더 해주고 싶은데 커피나 술을 사는  외에 팀장이라도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그렇다고 바빠 죽겠는데 커피 마시자, 술 마시자고 자주 얘기하기도 팀원 눈치가 보인다. 어느 순간 누군가가 못 버티고 나가겠다거나, 이직하겠다고 말할까 봐 노심초사한다. 본인도 일이 많지만 팀장이라 내색하지는 않는데, 윗사람에게 충분히 일로 어필을 하고 있어서 차기 임원도 꿈꿔본다. 반대로 일 없는 부서의 팀장은 어떻게든 새로운 것을 찾아오라고 팀원들을 쫀다. 본인이 관리하는 티를 내기 위해서 보고서 글자 크기, 색깔, 오타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래서 일을 많이 한 듯이 눈이 퀭하기도 하다. 일이 적은 걸 본인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을 벌이기 위해 노력하고, 윗사람에게 어떻게든 어필하기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아 보고 한다. 아랫사람이 비전이 없다고 퇴사한다거나 이직한다고 말하면, 기분은 좋지 않지만 그냥 그러려니 한다. 왜냐하면 어차피 직원 관리 점수는 깎이겠지만, 신입을 새로 뽑아서 대체해도 금방 그 자리는 메꿔지기 때문이다.


  일 많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면 인의 업무 역량은 엄청나게 상승할 것이다. 아마 승진 기회도 많을 것이고, 임원 될 확률도 높을 것이다. 성과와 실적은 항상 든든하게 따라오고, 이를 토대로 동종 업계에서 본인의 몸값도 많이 오를 수 있어 이직하기도 용이해질 것이다. 단, 이렇게 많은 업무가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 개인 사생활을 고려해서 버틸만한가를 고민해 보아야 하겠다. 아무리 회사에서 좋은 기회가 많다고 하더라도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악화 또는 소홀한 가정생활로 인한 가정 불화가 쌓인다면, 불행한 삶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이 적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면 본인의 비전을 잘 따져봐야 하겠다. 내가 회사에선 그냥저냥 다니고 다른 길로 나중에 먹고살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회사만 바라보고 있다면 경쟁력이 많이 떨어질 수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여유가 있을 때마다 개인적인 커리어 향상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게 영어든, 코딩이든, 유튜버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 미리 대비를 해야만 하겠다. 만약 회사가 구조조정을 단행할 때 일이 적은 부서부터 위기에 쳐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일이 많은 부서든 일이 없는 부서든 회사를 다니면서 나름의 고민들은 다 있다. 일이 많다고 불평만 할 게 아니고 일이 없다고 좋아만 할 게 아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의 꿈은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이겠지만, 회사가 직장인이 이런 꿈을 이루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회사는 직원들 머리 위에 있기 때문에 적게 일하면 일을 더 주가 인원을 줄이고, 임금을 많이 줄수록 더욱 고된 일과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게 한다. 이것이 바로 직장인의 한계이다. 그러므로 우린 회사에서 일이 많든 적든, 주변 사람들과 비교할 필요 없이 내 미래와 내 행복만을 따져가며 주어진 업무를 해나가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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