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구분이 된다. 해야 할 말을 세부적으로 구분해 보면 진행 중인업무에 대한 보고, 보상이 되는 칭찬의 말, 업무 문의에 대한 답변 등이 있겠다. 업무에 대한 보고는 일의 진척사항을 상사에게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계획서, 중간보고, 결과 보고 등 전반적으로 내가 해오고 있는 업무를 단계 별로 상사에게 보고의 형식으로 전달함으로써 일의 방향성, 진척 속도 등을 서로 합의할 수 있다. 보상이 되는 칭찬의 말은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사기를 진작시킨다. 직장인에게 가장 좋은 건 결국 고과와 임금 인상이겠지만, 가장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건 칭찬뿐이다. 상사는 직원에게 잘하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이번 실적은 아주 훌륭했어!"
"이번 보고자료 이해가 쏙쏙 잘 되던데?"
"그렇지! 역시 믿음직스럽구먼!"
아래 직원은 상사에게 어떠한 칭찬을 할 수 있을까?
"잘 이끌어주셔서 실적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번 계획서 검토해주셔서 아주 든든합니다."
"역시 짬밥은 무시할 수가 없네요."
약간 오그라들 수도 있지만, 이런 칭찬의 문화는 회사가 긍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한 업무적인 문의와 답변도 회사에서 꼭 해야 할 말 중 하나이다. 결국 회사 업무는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서로 상부상조해야 한다. 그것이 문의와 답변으로 이루어진다. 내가 필요하고 요청하고 싶은 사항을 정중하게 문의한다. 답변 또한 귀찮더라도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불친절한 문의와 답변은 언제든 부메랑이 되어서 나에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예의 바르고 친절한 말투를 활용해야 한다.
반대로 직장 생활에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은 무엇이 있을까? 언젠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개발자가 소리 내어하지 말아야 할 말이 '어?'라는 글을 읽었다. 실제로 사진에는 '어? 금지'라는 문구가 사무실 벽에 붙어있는 것도 보았다. 글을 보면서 정말 재밌었지만, 확실히 예상 가능한 아주 임팩트 있는 말이었다. 나도 개발자는 아니라서 대략 예상만 해보자면 어떠한 프로그램 개발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것을 발견하고는 '어?'하고 본인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럼 그 실수나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팀원들은 또다시 밤을 새워야 한다. 그러니 '어?' 한마디가 아주 무서운 말이 되어 버린다. 개발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직장인들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 또는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정리해보면, 유용하고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흉보기
사람들이 모여서 회사를 흉보는 건 괜찮다. 그건 서로 재미도 있고, 동질감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한 인물을 흉보는 건 굳이 할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이 공공의 적이라고 하더라도, 남을 흉보는 것을 너무 맛깔나게 잘하면 겉으로는 동조하지만 이 사람이 나중에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흉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속으로 하게 된다.치명적인 건 공공의 적이 아닌 경우다. 나만 한 사람을 안 좋게 보고 흉을 보기 시작하면, 반대의 생각을 하는 사람과 어디선가 부딪칠 수가 있다. 이러면 완전 역효과가 나서 오히려 나만 고립되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항상 누군가를 흉보는 건 최대한 피하는 게 좋고, 그래도 입이 간지럽다면 완전한 내 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만 살짝 털어놓도록 하자. 하지만 그 내 편도 영원한 내 편이 아닐 수 있다.
투자 또는 투잡 권유
요즘은 좀 사그라들었지만,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회사에서 재테크 얘기를 엄청 했었다.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으로 돈 얼마 벌었다는 말들은 결국 상대적으로 덜 벌었거나, 가만히 회사 일만 하고 있던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어 버렸다. 상승장에서 돈을 좀 번 사람들은 회사에서 일만 해서는 절대 파이어족이 될 수 없다며, 재테크든 투잡이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그 말 자체가 회사 일은 뒷전이 된다는 얘기이므로 상사들이 그런 말들을 마냥 좋아하진 않는다. 어쨌든 사람들이 회사에서 이런 말들을 들으면 둘 중 하나다.
"나도 늦었지만, 빨리 이미 돈 번 사람들을 따라서 뭐든지 뛰어들어야겠다."
아니면,
"아, 아는 척 겁나게 하네... 얼마나 잘 먹고 잘 사는지 보자!"
전자는 뒤늦게 쫓아가다가 꼭대기에 물려서 본전이라도 찾으면 다행이지만, 하락장을 맞이한 지금은 속으로 울고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날 그렇게 나에게 투자를 권유하던 사람들을 원망하게 된다. 반대로 후자는 그렇게 돈 벌었다는 직원들이 파이어족은커녕 지금은 입을 꾹 닫고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게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투자 권유나 투잡 권유는 굳이 회사 생활에서 할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의 인생을 끝까지 책임질 게 아니고 손실 분을 보상해 줄 게 아니라면, 그냥 혼자서만 생각하고 혼자서만 실천하면 될 일이다.
자랑
앞서 얘기한 재테크로 돈 벌었다는 자랑도 마찬가지지만, 이 외에도 묻지도 않은 자랑을 먼저 늘어놓을 필요는 없다.회사와 관련된 고과나 실적을 자랑해봤자 축하보다는 시기와 질투가 더 많을 것이다. 개인적인 자랑은 더 그러하다. 자식이 서울대 갔다느니, 아내가 현모양처라니, 심지어 본인 아는 인맥 자랑까지 곁들인다면 겉으로는 "오!" 해도 속으로는 '아...' 할 것이다. 즉,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니 자랑하는 말은 다른 이들에게 괜한 부정적인 감정만 만들어내므로굳이 나서서 하지 않는 게 좋다. 정 하고 싶으면 자랑 값(?)으로 커피나 술을 사면서 하는 건 그나마 들어줄 만하겠다.
소문
회사 소문을 쫓아다니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소문의 진위가 명확하지 않아도 주변에 떠벌리기 바쁘다. 이런 소문의 말을 통해서 본인의 인맥을 과시하고,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경우가 많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어느 정도 인정해주겠지만, 회사에서는 정말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나는 소문들도 있다. 이런 소문을 주변 직원들에게 전달했을 때 거짓이라면, 그 사람의 신뢰도는 한순간에 확 떨어지며 좋지 않은 이미지로 남게 된다. 회사는 사람 간의 신뢰로 움직이기 때문에 괜히 소문을 떠벌리고 다니다가 이미지만 깎아먹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하겠다.
은근히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이 꽤 있다. 남을 흉보는 말, 책임지지 못할 권유의 말, 시기를 불러오는 자랑의 말, 거짓된 소문으로 신뢰를 깎아먹는 말이 해당된다.이 외에도 많겠지만 사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이런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기도 한다.하지만 지금이라도 좀 의식적으로 이런 말들을 조심한다면,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걸림돌이 되어 돌아오는 일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 믿는다. 이런 말들로 인해 굳이 회사 생활에서 적을 만들 필요가 없다. 과중한 업무만으로도 피곤한데, 사람 관계까지 트러블이 생기지 않도록 회사에서 쓰는 말의 무게를 조금은 무겁게 가져갈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