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100개의 글을 써보았다

"스스로를 자축하며..."

by 똥이애비

브런치에서 활동한 지 4개월 차가 되었다. 매일 하나의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실천하는 중이다. 그러지 못한 날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주어진 삶 속에서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써왔다. 어제까지 99개의 글을 쓰고, 지금의 글이 딱 100번째 글이 되었다. 100개의 글을 써오는 동안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느 잡지사에서는 브런치의 원고를 보내달라고 하고는 잡지에 내 글이 실린 건지 아닌지 깜깜무소식이고, 어느 출판사에서는 감사하게도 출간 제의를 먼저 해주시며 편집자 분이 생각하시는 책의 목차까지도 보내준 적이 있다.


또한 제10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에 2권의 브런치 북을 응모했으며, 37만이 넘는 조회수와 300명이 넘는 구독자를 얻게 되었다. 그저 직장 생활, 육아, 글쓰기, 헬스, 일상 깨달음 등 평범한 나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지만, 관심을 가져주시고 라이킷과 댓글까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실 이렇게 글 쓰는 것 자체가 우선은 나를 위한 것임에도, 다른 분들도 내 글을 읽고 일상에서 작게라도 재미와 공감과 깨달음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따라서 독자들로부터 그런 표현이 나타나면, 나는 한껏 들뜨고 글을 쓰고자 하는 욕구가 솟구친다. 그렇기에 내 글은 쌍방향에서 서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번 글은 100개의 글을 쓴 나를 자축하는 글이다. 새로운 연인도 100일을 만나면 레스토랑에서 고기라도 썰고, 아이가 100일을 맞으면 그럴싸한 백일상이 차려진다. 그래서 나도 그런 기념으로 아무도 궁금해 하진 않겠지만 자문자답 인터뷰 형식으로 내 소회를 밝혀보고자 하였다.


Q) 왜 브런치 활동명이 똥이애비인가?

A) 아이의 태명이 '복똥이'였다. 내가 태몽을 정말 선명하게 꿨는데, 똥을 아주 푸짐하게 싸는 꿈이었다. 너무나 생생하여 인터넷에 찾아보니 똥꿈도 태몽 중 하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내가 임신 소식을 알려왔다. 직장 생활 이야기와 더불어 아빠의 일상도 틈틈이 쓰고 있지만,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땐 아빠의 육아 이야기를 주로 쓰려고 했었다. 그래서 '똥이애비'라는 필명을 사용했고, 그 가면을 쓰고서 더욱 솔직한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특히 직장 얘기는 손이 멈칫할 때가 있는데, 내가 누군지 모르니까 그냥 써버리고 만다. 나중에 글의 정황 상 나라는 게 밝혀진다고 하면 '내가 그 정도로 유명해졌구나!'하고 당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다.


Q)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쓰게 된 동기는?

A) 처음 시작은 사실 독서였다. 10년 간의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감과 권태로움이 있었고, 육아로 인해 아빠로서의 존재감은 올라갔지만, 나라는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또한 남들이 재테크로 상승장에서 수익을 거두는 것을 지켜보며 돈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 한 나를 자책하였고, 자본주의에 적합한 삶으로의 변화를 갖고자 했다. 그래서 무작정 책부터 읽었다. 자기 계발서, 경제 서적, 역사, 철학, 심리학 등 그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책을 읽고 내용을 오래 기억하고 싶거나 내 상황에 비추어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그 책을 주제로 독후감을 썼다. 이런 나만의 기록도 분명 내 삶에 도움이 되었지만, 컴퓨터 폴더 깊은 곳에 처박아 두기엔 뭔가 아쉬웠다. 그래서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을 쓰면 내가 꾸준히 글을 쓰는 데 있어 훨씬 더 보탬이 되고, 세상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여를 통해 쌍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을 듯싶었다. 책을 읽고 글도 쓰니 생각이 정리되고 사유가 깊어졌다. 또한 보여주는 다짐을 통해 행동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책을 읽게 된 동기에 대해서 나라는 존재의 인식이 뚜렷해졌고, 글이라는 창작물을 통해 자본주의에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도 있었다.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꾸준히 읽고 쓰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는 긍정적 바람을 가져본다.


Q) 글을 쓰는 게 진정 행복한가?

A) 을 쓰다 보니 살아가는 삶 동안 글 쓸 주제를 찾고 있다. 글이 중심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도, 육아를 하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 생각난 글감을 메모장에 기록해둔다. 보통은 브런치에 가제만 쓰고 저장하는 형태이다. 그날 그날 쓰고 싶은 주제를 저장해둔 가제 목록에서 찾는다. 어느 날 집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아내가 날 보며 이렇게 말했다.


"핸드폰으로 뭘 보길래 그렇게 웃고 있어?"


지금까지 쓴 거의 모든 글을 핸드폰으로 써왔기에 그날도 난 어김없이 핸드폰으로 글을 쓰고 있었다. 나는 답했다.


"글 쓰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글을 쓰면서 웃음이 나오고 있던 것이다. 꾸준히 무언가를 하기 위한 주요 인자는 내가 그것을 자발적으로 하게 되는 '흥미로움'과 그 행위를 하면서 얻는 보상인 '행복감'이 된다. 글을 지금껏 꾸준히 써오고 있다는 것은 내가 글을 쓰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 되어준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장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로 보고서를 쓰면 마지막 장엔 "항후계획"이라는 소제목으로 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방향과 일정을 적어 넣는다. 이 글의 마지막도 결국 내가 이제부터 나아가야 할 방향과 략적인 계획을 얘기해 보아야 하겠다. 12월에 접어든 시점에서 일 년이 마무리되는 연말엔 개인적인 일정이 많다. 회식도 2번이나 예정되어 있고, 친구들 모임도 2개가 잡혀 있다. 아이를 위한 크리스마스 이벤트도 준비해야 하고, 주말 트니트니 겨울 학기도 시작되었다. 대략 이런 일상 얘기들로 매일 하나의 글을 써나가면서 이번 연도는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12월 중순에 발표될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 결과를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고 있는데, 그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내가 꾸준히 글 쓰는 데 별 타격은 없을 것이다. 내년엔 회사에서 큰 변화가 있고 빠르게 적응해야 할 개인 과제가 있으므로, 아무래도 내 삶에서 독서와 글쓰기의 비중은 약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매일 하나의 글쓰기는 유지해보도록 노력해 보겠다. 그리하여 내년엔 나를 작가로 만들어 줄 첫 책의 출판 계획을 좀 세워보도록 할 예정이다. 거창한 계획일 수도 있지만 내년은 작가 지망생에서 작가로 거듭나는 원년이 되도록 여 한층 더 성숙한 글로 독자분들을 찾아 뵐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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