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라는 부담 내려놓기

"장기적으로 글쓰기를 지속하기 위해!"

by 똥이애비

지난 9월부터 브런치를 시작하여 매일 하나의 글을 발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자신과의 약속 같은 것이었다.

매일 글을 쓰는 삶은 내 영혼과 감성을 충만하게 했다. 글을 쓰면서 깊게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고, 세상과 나 스스로에게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직 나를 찾는 여정에 있지만, 글을 꾸준히 씀으로써 나라는 존재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듯했다. 출퇴근 버스를 타고 통근하는 시간 동안에 자리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글을 써왔다. 주말엔 아침에 아이가 일어나기 전, 낮잠 자는 시간 그리고 밤에 아이가 잠든 후에 틈틈이 글을 썼다. 그렇게 몇 달을 의식적으로 해오다 보니, 이젠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열면 글부터 쓰게 되었다. 기록의 일상화가 가능했고, 불현듯 떠오른 생각들을 차근차근 정리할 수 있었다.



분명 좋아서 하는 나만의 과업이었지만, 하루에 하나의 글을 발행하는 것이 최근 들어 살짝 버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글을 쓸 소재가 고갈된 것은 아니었고, 내 일상의 변화 때문이라고 봐야 하겠다.

첫 번째 변화는 직장 생활이다.

올해부터 새로운 팀에 합류하게 되어 업무를 숙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배워야 할 공학적 지식도 많고, 분석 설비에 대해 익숙해지는 것에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업무에 빠르게 익숙해지기 위해 스스로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두 번째 변화는 매일 글 쓰는 과정에서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이뤄냈고, 당장 5월 말까지 1차 원고를 제출해야 한다.

브런치에 발행한 직장 생활 관련 글을 모아 책으로 내는 것이라서 어느 정도 구성된 내용이 있지만, 분명 덧붙이거나 정리되어야 할 내용이 더 있을 것이므로 이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처음으로 책을 내는 것이라 스스로 부담도 크고, 내 책을 사서 읽는 독자들의 기대에 실망감을 안겨주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2월부터는 차츰 책의 내용을 손보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 하겠다.



세 번째 변화는 지금까지 쓰고 있는 글의 테마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직장생활과 육아, 글쓰기 그리고 일상 깨달음을 주제로 글을 지속적으로 써왔지만, 점차 글이 누적되면서 고정된 테마로만 글을 쓰는 것은 결국 내 안의 다양성을 방해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나를 드러내기 위한 과거의 추억들을 써보고자 한다. 어린 시절 가난과 치열하게 싸웠던 이야기, 아내를 처음 만나고 연애해서 결혼까지 성공한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다. 좀 더 도전적인 과제로 어린 시절의 추억은 소설의 형태로 써볼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한 지금껏 7년간 꾸준히 해오고 있는 헬스라는 운동에 대해서도 글을 살짝 써왔지만, '글로 배우는 헬스'라는 테마로 좀 더 본격적으로 글을 쓸 생각이다.

이렇게 다양해진 테마는 내 글쓰기 실력을 향상하고, 내 생각의 지평을 더욱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예상한다.



앞서 얘기한 세 가지 일상의 변화로 인해 매일 하나의 글을 발행하고자 했던 나만의 숙제를 이젠 내려놓기로 했다. 기계적으로 글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글이 나오기까지 스스로 깊은 숙고를 하고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글을 정돈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들이기로 한 것이다. 게다가 변화된 일상의 무게가 커서 이미 습관화된 글쓰기 시간을 침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를 들어 왕복 출퇴근 시간 모두를 글을 썼다면, 이젠 당분간 퇴근길엔 출간할 책의 원고를 손보는 일을 해야만 한다. 주말도 마찬가지로 토요일엔 글을 쓰고, 일요일엔 업무 관련 공부를 좀 해야 하겠다. 이렇듯 더욱 다양한 양질의 글을 구독자분들께 보여드리기 위해서 그리고 일상의 변화에 맞춰 꾸준한 글쓰기를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 난 '매일 하나의 글을 발행하겠다'는 스스로의 부담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은 결국 내 삶 속에 글쓰기를 자연스럽게 녹이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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