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스스로를 깨닫는 것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글이나 영상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삶을 알아가며, 내 삶에 비추어 생각하는 방법이 하나 있겠다. 또한 메타인지처럼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해 내어 스스로를 판단해 보는 방법도 있다. 사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기 제일 쉬운 방법은 내 주변사람들과 나를 비교해 보는 것이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사람이란 게 끊임없이 비교하는 행위가 자동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듯하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비교하는 방식을 통해서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인스타그램과 같은 불특정 다수와의 비교가 아닌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자주 만나는 가족, 직장동료, 친구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판단하는 것은 어떨까? 우선 인스타그램이나 인터넷 글과 영상들은 단편적이면서 자극적이다.이런 것에서 비친 삶을 통해 내 삶을 빗대어 보면 그저 비참해질 뿐이다. 물론 한 순간, 한 장면으로 보면 내 인생도 화려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만이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만다. 그러다 충동적으로 그 순간만은 좇다가는 인생이 쉽사리 무너질 테다. 나는 그래서 인터넷에서 오는 정보들, 특히 자극적인 삶을 보여주는 것들은 그저 드라마 속 한 장면으로 여기고 재미로만 보고 넘어간다.
아예 비교를 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게 사회적 인간으로서 가능하지 않다면, 나는 현실적으로 주변과의 비교만을 추구할 뿐이다. 내 주변사람들을 머릿속으로 쭉 둘러보았다. 그중에 비교할 대상들을 찾아보았다. 부모와 자식은 비교대상이 아니다. 대부분 친구들과 직장동료들로 추려진다. 나 같은 경우엔 별도의 취미 생활을 위한 모임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가 더 좁기도 하다. 어쨌든 이젠 이렇게 추려진 비교 대상들을 어떤 기준으로 나와 비교를 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객관적인 지표로 비교해 볼 수 있는 건 경제적인 위치가 있겠다. 생각해 보니 나보다 자산이 더 많은 친구들과 직장동료들이 꽤 많다. 내가 구체적으로 그들 집에 숟가락이 몇 개고, 대출금이 얼마인지까진 알 수 없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 정도 가늠이 된다. 부모님 얘기들, 어렸을 때 살아온 환경들, 지금 살고 있는 곳, 취미 생활들, 운행하는 차량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나보다 경제적인 여유가 느껴지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보면 나의 경제적 위치는 주변인들보단 아래에 있어 불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주변인들과 비교할 주관적 지표는 다양하다. 나만의 주관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나의 자존감과도 연결된다.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 주관적 지표가 될 수 있겠다. 나 같은 경우는 가족관계, 건강, 긍정, 열정 등을 우선순위로 둔다. 나보다 가족관계가 좋은 주변인들은 얼마나 되고, 나의 위치는 그들 중에 어디쯤에 있을까? 우선 내 주변에 이혼을 한 사람은 친구 중에 딱 한 명 있다. 직장동료 중에서 이혼한 사람은 내 주변엔 없었지만, 가정의 불화로 회사 생활까지 영향을 주는 사람은 몇 명 있었다. 반대로 가족끼리 주기적으로 여행을 하고, 취미 생활도 함께 공유하는 주변인들은 꽤 있었고 나도 그들에 합류할 정도는 되는 듯했다. 따라서 가족관계는 내 주변인들과 비슷한 수준의 안정감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건강이라는 주관적 지표로 보면 나는 주변인들보단 건강한 편에 속한다. 여기서 건강은 체력과 정신을 모두 포함한다. 어쩌면 이 관점에서는 난 주변인들에게 자랑할 수 있을 정도다. 주변에서 나처럼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은 잘 없고, 반면에 업무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힘겨워하는 주변인들은 꽤 많다. 이에 비해 난 그런 정신적 스트레스가 별로 없고, 꾸준한 헬스로 그나마 있는 스트레스도 쉽게 풀어버린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의 관점에서 난 주변 사람들보단 꽤 많이 앞서있다고 자부한다. 그렇기 때문에 난 내 삶 속에서 더 건강을 챙기는 듯하다.
긍정과 열정의 지표도 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 관점에서 주변인들과 비교해 보면 스스로에게 나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어떠한 좋지 않은 상황이 펼쳐졌을 때 주변인들이 불평을 늘어놓거나 부정적인 심리를 표현한다면, 나는 좀 더 긍정적이고 열정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방향으로 생각한다. 그게 더 발전이 있고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라 믿는다. 주변 사람보다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마인드는 내가 주변인들보다 부족한 면이 있다고 해도 그로 인해 좌절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의지를 갖게 해 준다.
결국 내 주변사람들을 보면서 난 나를 깨닫는다. 이게 결코 좋은 방식은 아닐지라도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서 비교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고, 난 좀 더 현실적으로 주변인들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내 삶의 반경에 있는 비교 대상과 나를 객관적이거나 주관적인 관점들로 나누어 스스로를 판단하고, 사회적 위치를 알고 있는 것은 그래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나름 도움이 된다. 비교를 통해 불행을 불러 올진 몰라도 이를 좌절하지 않고 이겨낸다면, 더욱 발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서도 긍정의 힘이 작용한다. 게다가 비교는 불행을 불러올 수 있지만 행복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주변인들보다 내 나름의 기준으로 잘 살아가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것만으로 족하다고 본다. 그게 나만의 착각일지도 모른다고 해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