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글쓰기를 위한 마음가짐

"강한 동기부여와 좌절하지 않는 태도"

by 똥이애비

무엇이든 꾸준하게 지속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계속하다 보면 싫증이 나기도 하고, 내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해도 점차 무뎌지기 마련인 것이다. 나도 6개월 간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있지만 그 과정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분명 내 인생에 필요하고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쓴다는 행위 자체가 풀지 못하는 과제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물론 글을 쓰면서 만나는 자신과의 깊은 대화 그리고 독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들은 내가 글을 쓰는 원동력이다. 그러니 이렇게 남들에게 보이는 글을 쓰고자 하는 것이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글쓰기는 나를 채찍질하고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도구인 셈이다. 그 속에서 당연히 이 과정이 재미있다고 느껴야 지속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난 몇 년을 더 글을 쓸 수 있을까? 글쓰기를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나는 평생 글을 쓸 요량으로 접근했었다. 이 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이 그저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했으니, 계속 배워가면서 평생 글을 써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았다. 이런 불타는 투지로 도전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지만, 사실 그런 멋모르는 자신감은 한 풀 꺾인 지 오래다. 쓰면 쓸수록 어렵고, 익히면 익힐수록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다. 그만큼 글쓰기라는 분야의 방대함은 망망대해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난 꾸준한 글쓰기를 위해 본인만의 마음을 다잡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동기 그리고 쓰면서 변화된 인식들을 알아차리고, 그에 맞게 마음가짐을 달리 가져야 지속적인 글쓰기가 가능할 것이다.



내 글이 정답은 아니다


글을 쓰기 시작할 당시에 나는 글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고백했다. 사실 어느 정도 알았다면 글쓰기를 시작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말하면, 아무것도 모르니까 겁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사전에 이리저리 알아보지 않고 무턱대고 글부터 쓴 게 결국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접근하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다. 내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쓰는 데 유리한 것이다. 그러나 자신만의 울타리에서 사유의 성을 쌓아 올리며, 이게 유일하고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래로 쌓아 올린 성은 한 번의 충격에 와르르 무너지기 십상이다. 글을 쓴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면 이로 인해 좌절감을 좀 많이 느낀다. 나는 글을 쓰면서 자료도 조사하고 내 경험에 빗대어 최대한 논리적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내 글이 곧 정답인 것처럼 여기고, 내가 쓴 글의 주제에 대해서는 내 생각이 옳다는 편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곧 치기 어린 나와 마주치는 일이다.


내가 글 쓴 주제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의 글과 책을 마주하게 되면, 그 생각의 깊이와 자료의 넓이가 나를 압도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독자들의 피드백에서도 나와 의견이 다른 경우를 속속 발견하게 되면서 내 글이 그저 내가 보는 만큼, 내가 생각하는 만큼의 아주 작은 영역 중의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내 글이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포괄하거나 학계에 일조할만한 전문적인 내용이라고 여긴다면 스스로 괴롭기만 할 뿐이다. 글을 쓰면 쓸수록 다양한 벽에 부딪치며 한계를 경험하게 되고 좌절을 느끼면서 점차 글쓰기가 재미없어진다. 그러므로 내 글은 정답이 아니고 아주 다양한 의견 중 하나일 뿐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심리적으로 글을 지속하는 데 있어 부담이 덜하다. 어떠한 주제에 있어서 '내 의견은 이런데, 너희들은 어때?'라는 식의 글이면 족하다. 그래서 난 어느 분야에서든 확고한 전문성이 없으니, 내가 감당 가능한 정도의 무게만큼으로 만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그래야만 부담 없이 글쓰기를 지속하기가 수월해진다.



악플은 무시하자

여러 가지 주제로 글을 쓰다 보면, 내 글이 어느 사이트 포털에 올라가거나 메인 글로 실리면서 조회수가 폭발하는 경우가 생긴다. 쩌다 세대, 빈부격차 등 시대적인 갈등과 같은 자극적인 주제들을 다루면 신랄한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이러한 주제는 양날의 검이다. 구독자 유입이 빨라지고 내 글이 홍보가 되는 반면에 댓글 중에 유독 악플이 많아진다. 현재 악플은 지운 것도 있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들도 있는데, 악플이 내가 글 쓰는 데 있어 발전적인 충고가 되었다면 남겨두었다. 하지만 너무 뜬금없거나 효용가치가 없으면 과감히 삭제했다. 악플의 대부분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식으로 글 쓰면 안 됩니다."

"전반적으로 글의 흐름이 부정확하고 논리가 떨어집니다."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그로 끄는 모습이네요."


사실 악플을 보면서 조사가 부족했던 것에 대해 뜨끔하는 경우가 많고, 필력이나 글을 끌고 가는 힘이 부족한 것은 나 스스로도 깨닫고 있다. 그래서 악플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하루종일 괴롭히기도 하는데, 좀처럼 벗어나기가 힘들다. 악플 중에서 충고로 받아들일 것은 선별하고 조금씩 개선해 나가야 할 테지만, 쓸모없는 악플은 과감히 무시해 버리는 게 좋겠다. 내가 꾸준히 글을 쓰는 데 있어 방해만 될 뿐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들 말처럼 누가 봐도 완벽한 글을 쓰고 있었다면, 이미 내 직업은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 누구나 만족할만한 완벽한 글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유명한 작가의 책 리뷰를 봐도 악플이 달리는데, 나라고 피할 수 있을까. 그냥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해 글을 쓰고, 나만의 페이스로 글쓰기 실력을 점차 키우면 될 뿐이다.


새로움을 추구하자

글쓰기를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서는 조금씩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게 좋겠다. 글을 쓰다 보면 스스로 어느 정도 글쓰기 루틴이 생기는데, 제목과 내용의 구성이 하나의 패턴으로 굳어지기도 하고, 사용하는 표현도 자주 겹치게 된다. 글의 주제 또한 생각의 지평을 넓히지 못하고 어떠한 틀에 갇혀있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면 마치 즐겁게 글을 쓰던 게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저 내가 늘 써왔던 정해진 형식으로 분량을 채워서 발행하는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숙제나 일처럼 느껴진다면, 글쓰기 자체를 포기해 버리기 전에 새로움을 입혀보도록 하자. 주로 쓰던 내용 구성을 과감히 탈피하여, 문답식이나 소설의 형태를 빌려서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글의 내용 전달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그림이나 이미지를 추가해 보는 것도 좋겠다.


주기적으로 글 쓰는 이들의 대부분이 자기가 주로 쓰는 영역이 있기 마련인데,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직장 생활, 육아, 글쓰기, 일상 깨달음이라는 어떠한 대분류를 스스로 규정해 놓고는 거기에만 맞춰서 글 쓸 주제를 뽑았다. 그러다 보니 했던 얘기들을 반복하는 듯한 느낌이 들고, 뭔가 뻔한 얘기들만 글로서 나오게 되는 것 같았다. 분명 본인이 강점이 되고 브랜드화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은 훌륭한 일이지만, 그것만 바라보고 글을 쓴다는 건 왠지 본인의 역량을 제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꼭 자기만의 글쓰기 분류에 없다고 하더라도 불현듯 생각나거나 쓰고 싶은 주제를 새로운 마음으로 써보는 건 어떨까. 이혼 얘기하다 과거의 사랑 얘기도 쓸 수 있는 것이고, 직장인 얘기를 하다가 어린 시절 추억을 쓸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듯 다양하고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은 글쓰기의 또 다른 재미로 느껴지며, 꾸준히 글을 쓰는 데 있어 큰 동기부여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꾸준한 글쓰기를 위한 마음가짐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요약하면, 내 글이 정답이 아니라는 인식이 글쓰기의 부담을 낮춰줄 수 있겠고, 쓸모없는 악플은 과감히 무시하여 나만의 속도로 능동적 글쓰기를 추구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루틴화 된 글쓰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으로 다채로운 글을 쓰도록 노력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글쓰기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와 목적은 각자가 다 다르겠지만, 결국 꾸준히 쓰게 하는 힘은 강한 동기부여와 좌절하지 않는 태도에 있겠다. 쓰면 쓸수록 달라지는 내 모습을 느끼고 그 모습에서 더 발전적으로 내 글을 성장시켜 나가는 선순환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샌가 내가 마음속 한구석에 선망하던 그런 위대한 글이 탄생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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