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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Jan 17. 2024

왜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이 일을 잘하는가?

"성공과 실패의 경험의 중요성"

  메타인지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꽤 오래전부터 내 귀에 들리기 시작했고 사회적으로 활용되는 것도 눈으로 목격하였지만, 정확한 정의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메타인지의 정의를 살펴보면, '자기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즉, 자기 성찰 능력이다. 이 능력은 성인이 되어감에 따라 자연스레 향상된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 이 메타인지라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 개념이 아이들의 발달 연구를 통해 1970년대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에 의해 정립된 것이기 때문에, 교육학적인 측면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메타인지를 앞세운 학원이나 학습지가 사교육에서 점차 확대되었는데, 기본적으로 학생이 스스로 자기가 부족한 것을 찾아내도록 합리적인 교육을 해 나간다는 취지가 있다. 이에 더불어 '메타인지 교육 지도사'라는 자격증까지도 생겼다고 한다. 한편 메타인지가 뛰어난 아이는 본인이 잘하는 과목과 못하는 과목을 확실히 구분하고, 못하는 과목에서는 스스로 무엇이 부족한지를 깨달으며 그것을 중점적으로 학습함으로써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한다. 그래서 학교 성적이 좋은 아이는 대체적으로 메타인지가 높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일상에서는 메타인지가 어떻게 활용될까? 우리가 다른 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상대에 따라 기분 좋은 대화가 있고 기분이 나쁜 대화가 있다. 분이 나쁜 대화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대화이고, 혼자서만 주야장천 얘기하는 대화이다. 보통 자기 입장만 얘기하기 때문에 상대방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기 십상이다.


"그래, 니 잘났다. 니 잘났어."


반대로 기분 좋은 대화는 기본적으로 소통이 된다. 소통이 된다는 것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한다는 의미고, 나의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수시로 상대의 표정과 제스처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포함하여, 말의 단어나 문장, 한숨과 침묵까지도 모두 통틀어 상대의 반응을 살핀다. 게다가 말을 치고 빠지는 것도 능숙하여 서로의 발화량 자체를 조절하기도 한다. 그럼 상대로부터 주로 이런 말을 듣는다.


"말씀이 너무 따뜻하시네요."


이 둘의 차이를 메타인지 관점에서 본다면, 내가 말하고 있는 것들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스스로 얼마나 점검하고 있느냐의 차이로 볼 수 있다. 내 말만 많아지고 있다고 판단하여 말을 줄이고 경청하려 하는 태도, 내가 쓰는 단어들이 상대방을 언짢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고 말이 끝날 때까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속에 잠시 담아두는 인내심 등은 모두 자기 성찰 및 조절 능력이다. 즉, 메타인지를 아주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타인지는 학습의 관점에서 내가 정말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을 구분하는 능력으로 볼 수 있다. 이를 그대로 직장 생활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일의 관점에서 보자면, 내가 정말 할 수 있는 일과 나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능력이 된다. 회사생활에서 메타인지가 부족하면 서로 힘들어진다. 왜냐하면 일의 감각은 기본적으로 메타인지에서 오기 때문이다. 소위 주변에 일을 못한다고 평가받는 동료를 관찰해 보자. 우선 매우 바쁘다. 회사 일을 혼자서 다 받아서 하는 듯 행동한다. 일의 난이도와 분량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여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을 잘라내지 못하고 끙끙대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팀장일 경우 팀원들은 매우 고달파진다. 심지어 데드라인도 팀원의 업무 능숙도와 각각의 업무량에 따라 조정되어야 함에도 유관부서의 얘기만 듣고 아주 급박한 일정이 잡힌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유관부서의 요청 일정은 항상 'ASAP'이다. 자신의 팀의 역량과 맡고 있는 업무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메타인지 부족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메타인지가 높은 동료는 보통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이나 혹은 자신의 팀원들이 이 일을 할 수 있는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 누구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지금 일은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회의에서도 말이 길어지지 않고 맺고 끊는 게 확실하다. 자기가 맡을 적정 분량의 업무 난이도와 업무량을 알고 있기 때문에 회사 생활이 여유 있어 보인다. 게다가 실적까지도 확실하게 나오니, 점차 사내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게 된다. 보통 이렇게 메타인지가 높은 직원은 앞서 얘기했듯 소통의 측면에서도 아주 원활하여,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동료들이 주변에 많다. 그렇다는 건 회사에서 본인의 실력을 더욱 단단히 만들 수 있는 환경까지도 갖춰진다는 의미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이 메타인지라는 것을 끌어올려 직장에 적용할 수 있을까. 앞서 메타인지는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레 향상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기에 그 해답이 있다.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어렸을 적부터 성인이 돼 감에 따라 우리는 인생을 살며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러면서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등 자신의 한계를 자연스레 알게 되고, 성공의 경험은 자신이 잘 아는 분야를 더욱 견고하게 자리 잡게 한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듯 나 자신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메타인지의 향상은 시간과 경험이 누적된 결과물이다. 이를 회사에 적용하려면 마찬가지로 직장생활에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우리가 메타인지가 향상될 때까지 언제고 기다려주지 않는다. 결국 회사에서 인정받는 '프로 일잘러'가 되고자 한다면, 작은 목표부터 빠르게 시도하고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단기간 내에 반복하여 쌓아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회사에서 상사들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이 친구는 일한 지도 얼마 안 되었는데, 아주 능숙해."


회사가 왜 학벌을 보고 사람을 뽑는가의 관점에서 본다면,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이 효율적 학습을 통해 공부를 잘했을 것이고, 그 향상된 메타인지 또는 내재화된 메타인지 학습법을 직장 생활에도 적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회사는 직원들이 메타인지가 향상되도록 수많은 세월을 기다려주는 것보다는 이미 갖춰진 인재를 뽑는 게 유리한 전략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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