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살같이 지나간 제주도에서의 3박4일
오늘도 반신욕을 하고 나가고 싶었지만 우리는 할 일이 있었다.
바로 첫째날 꼭 사겠다고 마음먹은 땅콩, 그리고 지인들 선물을 살 것!
일정 중간에 시장이나 기념품샵을 가고 싶었지만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계획이라고는 짜지 않았고, 시장에 가려면 우리가 머무는 곳과는 완전히 반대로 가야 했다.
그래서 마지막날 공항에서 선물을 사기로 했기 때문에 여유롭게 출발해야 했다.
작은 유럽같았던 숙소도 아쉬운 마음으로 비우고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며칠동안 신경쓰였던 강아지에게 가봤다.
짖을 때마다 왠지 심심하고 자기에게 와달라고 짖는 것 같긴했는데 워낙 크고 철장에 갇혀있어서 다가가지 못하다가 택시를 기다리면서 살짝 가까이에 가서 앉아봤다.
가까이 가니까 철장에 바짝 붙어서 몸을 부볐다. 철장 사이로 살살 만져주니 더 만져달라고 몸을 철장으로 더 가까이 붙였다.
숙소에서 지내는 내내 안에 있어서 안쓰러웠는데, 우리가 놀러 나갔을 때는 주인분이 산책이라도 시켜줬겠지? 그랬길 바라며 기다리는 동안 계속 놀아줬다.
공항에 도착해서 선물을 사러 갔는데 또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공항에서 파는 기념품이나 특산물은 시장에서 살 수 있는 가격의 2배는 거뜬히 되어보였다.
일정만 생각하다가 가격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도 왔다갔다 택시비를 생각하면 비슷하겠다는 합리화를 하며 눈물을 머금고 결제를 했다.
요즘 아빠가 땅콩을 좋아한다길래 우도 땅콩이 너무 맛있어서 부산으로 두 통을 보냈다.
100g에 만 오천원, 가격이 사악하지만 한 통을 눈 감으면 없어질 양이라 어쩔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지인들 선물까지 사고 점심을 먹었다.
은희네 해장국을 못 먹어서 아쉬웠는데 메뉴에 고사리 해장국이 있어서 시켜봤다.
내 입맛에는 너무너무 잘 맞았다! 다음에는 은희네 해장국집에 꼭 가봐야지.
짐까지 부치고 이제는 진짜 일상으로 돌아간다.
J 두 명이 아무런 계획 없이 돌아다닌 것 치고는 정말 스트레스 없이 잘 돌아다녔고,
좋은 풍경, 맛있는 음식도 매일 접하고,
너무 좋아서 중간중간 가족들 생각도 났던 이번 여행!
여러 가지 아쉬움은 다음 여행의 다짐으로 남겨두고 정말 끝!
좋은 시간을 함께 해준 준서와 제주도 감사합니다!
매거진을 정리하며..
프리랜서 방송작가 생활 1년차, 매일 자다 일어난 모습 그대로 좁은 원룸에서 일하는 생활에 지치다! 이왕 불안정한 프리랜서라면 시공간의 제약 없는 시기를 제대로 즐겨주리라는 마음으로 떠난 제주. 내 자신에게 가장 각박한 나에게 첫 제주 여행의 발걸음을 떼게 해준 내 친구 준서에게도 가끔 꺼내볼 수 있는 행복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