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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현 Jul 22. 2021

더 이상 변화가 아니라 일상이 될 때까지

무언가를 바꾸기로 결심한 사람들에게

수업시간에 '일상의 힘'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대단한 정책이나 혁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나는 이 말에 크게 공감했다. 나도 변화가 필요해서 계획을 세웠을 때,  실천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가 습관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오전에 일어나지 못하는 습관이 바뀌지 않았다. 할 일이 있지만 누군가와 약속을 하지 않았거나 의무가 없으면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로 자고 깨고를 반복하다가, 정말 일어나야 할 때가 오면 그제야 마지못해 일어나곤 했다. 

그렇게 오후에 일어나서 늦은 점심을 먹고 앉으면 벌써 오후 2-3시라는 사실에 자괴감이 들고 무기력해질 때가 많다. 

그리고 오늘 하루는 이미 글렀다는 생각이 들어 아예 계획한 일을 내일로 미루고 만다. 그리고 그런 하루가 반복된다.



그렇다면 내가 목표한 바가 무엇이든 간에 늦잠을 자는 게 문제이니, 일단 '오전에 일어나기'부터 성공해야 한다. 

내 일상에서 바뀌어야 할 첫 번째 루틴을 발견하고 난 후에는 새로운 일상에 적응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

나의 일상의 아주 작은 부분부터 바뀌어야 다음 단계의 변화로 나아갈 수가 있다.

만약 내가 목표한 것이 하루에 한 편씩 글쓰기이고 글 쓰는 것과 오전에 일어나는 것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해도, 글을 쓰기 위한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어야 한다.



일상을 바꾼다는 것은 쉽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사실은 대단한 각오와 에너지를 요구한다.

가장 떨쳐내기 힘든 것은 '오늘 하루인데 뭐 어때'라는 생각인데, 이 생각은 '하루'를 보잘것없는 대상으로 취급하게 한다.

하지만 하루가 모여서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된다고 생각하면 '하루'를 그냥 넘겨버릴 수는 없다.

하루는 나의 인생을 구성하는 비교적 작은 단위의 시간일 뿐이지 가볍게 생각해도 되는 개념이 아니다.



티브이 프로그램 '골목식당'을 보면서 지금껏 살아온 일상을 개선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리고 힘들게 일상을 개선했을 때 어떤 변화가 찾아오는지 확실히 느낀다.

식당 내부 공사를 하고 공중파에 나와도, 원래의 습관과 일상을 바꾸지 못한 사람은 결국에는 모든 부분에서 변화하지 못하는 것을 봤다.

하지만 희망이 없어 보였어도 하루도 빠짐없이 새로운 일상을 살아낸 사람에게는 믿기 힘든 변화가 찾아오기도 했다.



그래서 변화한다는 것은 변화된 하루를 매일 보내는 것일 테고, 그 변화가 결국에는 더 이상 나에게 변화가 아닌 일상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뜻하는 무언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도대체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는 내 일상을 바꿔버리는 건 어떤가?

다이어트나 공부를 시작해본 사람은 목표한 것에 다다르기 위해서 대단한 장비나 개혁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일상에서 바꾸기로 한 새로운 루틴이 얼마나 탄탄히 자리 잡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알지도 모른다.



하물며 기계도 다른 용도로 쓰기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하게 하려면, 작은 부품 하나하나를 갈아 끼우고 작동원리를 바꿔야 할 텐데 

사람도 사람을 작동시키는 시간 단위 하나하나, 습관 하나하나부터 제대로 손봐야 삐걱대지 않고 똑바로 걸을 수 있는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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