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려. 그만하고 싶어. 이 짓거리 한지도 벌써 4년 정도 됐을까. 여유는 사치, 멈춤은 죄악이라고 생각했었으니 슬슬 지칠 때가 되기도 했지. 시기도 적절하게 그치고 찾아왔고. 조용해진 지금이야말로 떠날 때니까. 어디 깊은 골짜기에서 도 닦는 척이라도 좀 하려고. 시끄럽게 자랑하면서 번 돈은 너무 끈적거리더라고. 빨리 쓰고 치워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니까. 이걸 이제 깨달았으니 원, 아무튼, 점잖은 게 중요하더라고. 조용하게 번 돈은 깔끔해. 지문조차 묻지 않을 정도라니까. 그래서 쌓기도, 흘려보내기도 용이하지. 내가 다시는 자랑하고 부러움을 사나 봐라. 숨 막힐 정도로 끈적이는, 어우 다시 생각하기도 싫어. 그런 돈들은 돈이 아니야. 독이지. 지갑에 구멍을 내고 줄줄 새어나가게 만드는 독이야 독. 하긴, 사람들이 입모아 시기 질투를 쏘아댔으니 지독해지지 않을 수가 없지. 뭐가 됐든, 바늘이랑 실 가지고 대충 여미고 나는 떠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