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이유는 많고, 그러니 하지 않을 이유는 더 많고. 무시하고 외면하며 피하기만 하면 볼 건 피. 그것도 아주 아주 빨간 피. 읽으며 찔린다면 흐르는 것 역시 같고. 어쩌면 지구는 푸른 행성이 아니라 붉은 행성. 언제부터냐고 묻는다면 누군가가 등장한 뒤부터. 싫은 이유는 많으니까. 내가 너를, 너가 나를, 우리가 너희를, 너희가 우리를. 비난하고 차별하며 갈라서기만 하면 볼 건 피. 그것도 아주 아주 진한피. 읽으며 찔린다면 누군가는 누군가가 아닌. 나까지 포함, 그러니 지구는 푸른 행성이 아니라 붉은 행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