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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서우아빠 Aug 15. 2023

[100일 에세이 챌린지]63. 찜질방 데이트

찜질방에서 사우나 빼고는 다 한 아이들

집 근처 대형 쇼핑몰 3층에 워터파크와 찜질방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아이들 데리고 가기엔 워터파크가 최적의 장소이지만 오늘은 오픈 런 시간에 제대 도착하지 못해 일찌감치 포기했다. 왜냐하면 오전 11시 오픈 시간에 딱 맞추어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수십 미터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찜질방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남한강과 팔당대교 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찜질방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기존에 다녔던 찜질방들과 비교했을 때 하이엔드(High-End)의 느낌이 물씬 풍겨왔다. 첫인상이 가장 중요한 우리 아기들에게도 합격점을 부여받은 곳인가 보다. 찜질방에 들어가자마자 우와 소리를 내며 시설 여기저기를 이리저리 살핀다.

가족 단위의 손님이 방문하는 곳인 만큼 아이들을 위한 부대시설이 상당히 잘 갖추어져 있다. 각종 테마형 사우나들 사이에 작지만 아담한 볼풀장과 미니 슬라이드가 있어 아기들은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트렌드에 부합하듯 VR시설과 네 컷 사진관도 자리 잡고 있어 간단히 체험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사우나라는 시설을 온전히 즐길 나이가 아닌 우리 아기들이 즐길거리가 있다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였다.

한창 놀 거리, 즐길거리 시간을 보내고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식사 메뉴는 돈가스, 볶음밥, 모둠튀김 등 여느 시설과 비슷했고 좌식으로 되어 있어 우리 부부는 아기들을 각자 무릎에 앉혀서 식사를 했다. 메뉴가 다소 아이들 입맛에 안 맞았는지 아기들은 식사에 집중을 제대로 못하고 식당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녔다. 숟가락에 음식을 퍼서 아기들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먹이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노선을 변경했다.

"여보, 우리 애들 그냥 간식 먹이고
 밥은 집에 가서 먹이자"

그렇게 식사를 얼렁뚱땅 마치고 근처 스낵 코너에서 찜질방 대표 간식인 식혜와 맥반석 계란을 샀다. 그리고 추가로 아기들이 좋아하는 구슬아이스크림도 사서 함께 먹었다. 아기들은 식당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텐션으로 간식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래, 찜질방에서는 간식이지.

그렇게 간식을 먹고 나머지 시간에는 밖에 나가서 오랜 시간 동안 족욕재계를 했다. 찬물과 따뜻한 물을 적당히 왔다 갔다 하며 즐기는 아기들의 모습을 보니 나중에 좀 더 크면 목욕탕 이용을 제대로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차선책으로 급하게 방문한 찜질방이었지만 생각보다 아기들과 유쾌한 시간을 보내게 되어 감사한 하루였다. 지역 주민은 오후 4시 이후 할인도 된다고 하니 다음에는 오후-밤 시간을 이용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이제 집에 가서 저녁 먹고 놀다가 자자.

오늘 하루도 열심히 보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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