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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서우아빠 Aug 20. 2023

[100일 에세이 챌린지] 68. 제주도 2일 차

제주 뽀로로테마파크와 호텔 말고는 일정이 없다?

33개월 아들과 18개월 딸과의 제주도 2일 차 스케줄은 별거 없다. '뽀로로&타요테마파크'와 '호텔 물놀이'가 전부이다. 실은 두 번째 날 호텔은 우리 부부도 기대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큰맘 먹고 중문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비싼 호텔로 예약했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야 이득이기 때문에 오전 시간에 테마파크에서 가능한 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해보기로 했다.


분명 휴가철 극성수기를 나름 피해서 왔고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정말 많은 가족들이 이른 시간부터 방문해서 놀고 있었고 우리 가족은 전날 즐기지 못했던 것부터 선점해서 놀기로 했다. 어제 미리 살펴보니 '타요 기차'와 '미니 후룸라이드'가 대기 줄이 많았. '타요 기차'는 브레이크 타임이라 30분 뒤에 운행하길래 '미니 후룸라이드'부터 타기로 했다. 우리 아이들 모두 보호자 동반 탑승이 가능했고 운행 중에는 핸드폰 사용이 불가하여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통통이 대극장에서 뽀로로와 루피를 주인공으로 한 공연이 열려 아가들과 함께 관람하는 시간도 가졌다. 어차피 '타요 기차'가 정상 운행 될 때까지 25분가량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로 했다. 유튜브를 통해 익히 들어왔던 '바라밤', '바나나 차차' 등의 노래가 나왔고 우리 아가들도 많은 친구들과 함께 떼창(?)을 하며 공연에 푹 빠져 있었다. 어느덧 공연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5분 뒤면 '타요 기차'가 운행되길래 얼른 공연 장소를 벗어나 '타요 기차' 대기열에 합류했다. 그리하여 아들은 '록이', 딸과 나는 '타요'에 앉아 즐겁게 기차놀이를 즐겼고 우리 뒤에 30팀 넘게 대기하는 것을 보고 5분 먼저 나오길 정말 잘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 이후의 나머지 시간은 전부 테마파크 내에 있는 키즈카페 시설에서 보냈다. 아가들은 이미 수도권에 있는 뽀로로파크와 타요 카페를 통해 익숙한 경험을 해서 그런지 시키지 않아도 노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정신없이 미끄럼틀도 타고 트램펄린에서 뛰기도 하고 볼풀장에서 구르기를 한 후 점심식사를 했다. 가격은 합리적이었고 구성도 나쁘지 않아 아기들과 맛있게 잘 먹고 뒷정리도 깔끔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에디'와 '크롱' 솜사탕을 하나씩 사 먹고 옷을 갈아입은 뒤 약 4시간가량의 테마파크 여정을 마무리했다.

예상했던 대로 아가들은 차를 타자마자 꿈나라에 빠졌고 우리 부부는 그렇게 40분을 더 달려 중문관광단지 내에 자리 잡은 'S호텔'에 도착했다. 1박에 수십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싼 5성급 호텔임에도 늘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그만큼 고객 만족도가 높고 또 오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많기 때문이리라. 도착해서 아가들과 함께 호텔 내부를 탐색하고 망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해가 서쪽으로 가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5시쯤 본격적으로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1층에 자리 잡은 수영장으로 갔다.

우리 아가들은 누구보다도 물놀이를 좋아하고 호텔 수영장은 마음만 먹으면 자정까지도 이용이 가능했기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중간에 아들, 딸이 돌아가면서 수면시간을 가지기도 했고 브레이크 타임 때 수영장 뒤편에 위치한 미니 동물원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윽고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연애할 때 먹어봤던 시그니처 메뉴인 짬뽕과 스파게티를 주문해서 먹었다. 둘째는 사실 토마토 스파게티를 그리 즐기지 않는데도 코를 박고 먹을 정도로 맛있게 잘 먹었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수영을 하게 되었다. 호텔 내 부대행사로 마련된 야간 공연까지 다 보고 8시가 훌쩍 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으니 그야말로 수영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리고 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호텔로 돌아와 씻은 뒤 아가들을 잠옷으로 갈아입히고 호텔에 아직 둘러보지 못했건 여러 공간을 방문해 보았다. 아가들은 호텔의 웅장함과 고급스러움이 마음에 들었는지 이곳저곳에서 눕기를 시전 했다. 보통 좋아하지 않는 곳 아니고서야 이런 행동을 좀처럼 보이지 않는 고상한(?) 아이들인데 이러는 걸 보면 이곳이 정말 마음에 쏙 들었는 모양이다. 그렇게 10시가 되어서야 아가들은 고단했는지 평소보다 빨리 수면에 들어갔다. 이제 우리 부부의 둘만의 시간. 잽싸게 나는 편의점에 가서 술을 사 오고 그 사이 와이프는 룸서비스를 주문했다.

언제 우리가 룸서비스를 즐겨보겠냐며 주문한 연어 스테이크는 그간 먹어본 음식과는 차원이 달랐다. 우리 부부는 앞으로 더 열심히 살고 다달이 조금씩 여행 경비를 차곡차곡 모아 내년 이맘때쯤 한번 더 이곳에 오자는 약속을 했다. 내년 여름은 둘째가 지금 첫째만큼 클 테니 더욱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길었던 제주도에서의 하루도 끝이 났다. 오늘 참 잘 놀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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