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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서우아빠 Aug 28. 2023

[100일 에세이 챌린지]76. 와글 아이

초기 비용이 좀 비싸지만 결국 가성비는 좋은 곳

유튜브 키즈 채널을 우연히 보다가 '와글 아이'라는 키즈카페를 처음 알게 되었다. 넋을 놓고 보고 있던 첫째가 대뜸 "나 저기 가보고 싶어"라고 한다. 주말에 특별한 스케줄도 없고 의정부 지점은 우리 집에서 차로 1시간도 걸리지 않기에 흔쾌히 아들의 제안을 수락했다. 둘째도 "가자"는 소리 한마디에 벌떡 일어나 자기 신발을 신겨 달라고 하는 걸 보니 꽤 가고 싶은 모양이다. 사진에 담겨두었으면 좋았을 자태인데 그러지 못했던 게 좀 아쉽다.

50분간 고속도로를 달려 의정부에 있는 키즈카페에 도착했다. 기본이용 시간이 다른 키즈카페에 비해서 비싸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규모가 큰 만큼 신기한 액티비티가 많아서 아이들이 즐기기에 좋았다. 우리 아이들은 키즈카페에 나름 일가견이 있어 방방, 편백나무 존, 간이볼풀 존 등은 익숙한데 요 볼펜 놀이기구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서로 다른 색깔의 펜 모양을 밀고 당기며 단순한 놀잇감인데 어찌 된 영문인지 이 기구만 20분 넘게 가지고 놀았다. 식상함 속에서 찾은 오아시스 같은 존재라 느꼈을까. 첫째, 둘째가 그렇게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난 미리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점심 메뉴를 주문하러 카페테리아로 갔다.

입장 비용이 다소 비싼데 비해 음식값은 나름 합리적이었다. 이런 키즈카페에서 보통 피자 한 판이 2만 원, 단품 메뉴가 1만 2천 원 정도로 책정되는데 그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이었다. 피자는 나오는데 2-30분가량 소요될 거라 하여 기다리는 동안 다른 액티비티도 체험하고 오기로 했다. 아이들은 대포 슛 게임과 카트 라이딩을 체험하는 것을 제일 좋아했다. 슛 게임은 무엇보다 공이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하여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좋았다. 카트 라이딩은 뭐 말할 것도 없이 키즈카페 최고 인기 어트랙션이니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그렇게 신나게 놀고 나니 주문했던 음식이 나왔다. 아가들은 배고팠는지 허겁지겁 음식을 먹기 시작하다 10분 만에 수저를 내려놓았다. 너무 급하게 먹어 헛배가 불렀던 것은 아닐까. 표정을 보아하니 배가 고파 먹긴 했는데 먹는 동안 놀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엄마아빠가 원하는 만큼 추가시간을 줄 테니 걱정 말고 마음껏 놀라고 아가들에게 말해주었다. 그제야 아가들은 이해한 듯 밝은 표정을 지었고 남은 음식을 마저 즐겁게 먹었다.

그렇게 신나게 추가시간 30분까지 야무지게 사용하여 키즈카페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했다. 평소 같았으면 얼른 집에 가자고 했을 첫째가 정말 재미있었는지 "왜 여기 건물에는 호텔이 없지?" 라며 우회적으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호텔이 있으면 자기 직전까지 신나게 놀 수 있을 텐데라는 표현을 벌써부터 이렇게 능글맞게 표현하다니. 몰래 속으로 감탄하면서 아가들을 차에 태웠고 아가들은 탑승 5분 만에 깊은 잠을 자며 집으로 돌아왔다.

차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아주 알차게 보냈는지 밤늦게까지 컨디션이 쌩쌩했다. 둘 다 오늘의 활동을 복습이라도 하듯 소파 위를 정글짐처럼 열심히 오르락내리락 거린다. 이제 제법 둘 다 키즈카페를 각자의 생각과 니즈에 맞게 자유롭게 이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더 창의적이고 전술적으로 재미있게 놀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 그런데 너희 도대체 언제 잘 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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